한 순 희 ┃경주시 생활개선회┃

엑스포 박람회장을 알리는 풍선이 가을하늘에 높이 올랐다.
도약을 상징하는 옥수수탑이 하늘을 찌른다.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화합의 물결 꽃 지도를 지나서 경상북도의 특산물이 풍년마당에 모였다. 독특한 향기를 가득 품은 아름다운 꽃들이 아이들처럼 미소지으며 손짓한다.
박하 향기가 채 새벽을 빠져나기지 못하고 발길을 잡고 소담스러운 다알리아가 눈웃음친다.

수십 종의 개량국화가 시월의 하늘을 축하하고 전국의 야생꽃들이 오늘의 축제를 위해 잔치를 벌인다. 원예기술의 개발로 선진 화훼의 길이 보이는 것 같아 걷는 발 걸음도 가볍다.
갖가지 선인장들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꽃으로 만든 옷을 입은 다보탑과 석가탑을 꽃화랑이 이끌고 전세계의 꽃시장에 한국을 알리려 출발하려나 보다.

잘 익은 과실들이 지게 위의 소쿠리에 담겨 있다. 갓을 쓴 양반 인심과 뚝심을 보인다. 십전대보탕의 약초가 신라의 토기잔을 만들고 누에고치로 산업곤충탑을 쌓았다. 갓바위부처가 대추로 치장하고 농민들에게 설법한다.
표헌방법이 돋보이는 수출상품 우리의 농산물들이다. 농민들의 땀방울이 보인 숭고한 정신이 숨어 있다. 과거와 현재의 농업 변천사를 전시하는 사진 속에는 우리의 아버지 할머니가 보인다. 내 조상들이 일궈 놓은 터전으로 부지런히 갈고 닦아 나가야 하리라.

우수종자는 농업인의 생명이다.농업기술혁신 사십 년의 발자취가 숨을 쉬고 있다.
신품종을 개발하고 가치 있는 재배기술도 보급해야 하리라. 기술개발의 신속 광역화로 대량수확을 해서 수출의 기호성을 파악해 세계에 한국 농산물을 알려야 할 것이다.
농업기술인들의 각오가 보인다. 지역특산화로 수출명품으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품질 차별화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경쟁력 있는 품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중국 쌀 자포니카가 몰려온단다. 성공한 중국과 실패한 한국의 쌀 정책을 비교한 언론이 연일 풍년 들녘을 두고 떠들고 있다. 논농사 휴경제니 직불제니 하면서 농사를 천직으로 여긴 농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증산 위주의 쌀정책을 펴오다 쌀시장 개방과 쌀소비량 급감으로 쌀이 남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나온 의견이 분분하다.
수십 년 만의 풍작인데도 농민들은 수심이 가득하고 풍년기근을 실감하는 농촌현실이다.
낙후한 우리 농촌에 정책적으로 지대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

논농사는 홍수를 조절하고 지하수를 정화저장해서 물을 공급한다. 벼는 공기를 정화시켜 산소를 공급한다.
농업박람회를 더 많이 알려 우리 모두가 농민의 후손이고 농업이 없이지면 뿌리가 흔들린다는 것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브랜드 쌀로 경쟁력을 키우자는 슬로건이 보인다.

이웃 일본에는 쌀 종류가 400여 종이 넘으며 쌀시장 개방에 철저하게 대비한다는데 우리도 저력이 있지 않은가?
새추정벼와 일품벼종자로 재배해서 특유의 구수한 밥맛을 내는 영천은하수 쌀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경주 토마토와 건천버섯도 상품화된 농산물이 아니던가. 품질의 차별화로 경쟁력이 강화된 우리의 농산물이 지구촌 곳곳 사람들의 입맛을 당기게 했으면 좋겠다.
농업박람회가 전 국민이 호응하는 잔치가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