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10년차 ‘신미숙’입니다”

“미숙아~미숙아 그기 어에되노?”, “뭐라카노 뭐요.”경남 합천군 적중면 하늘땅 별땅 딸기 교육농장. 입구부터 이용철(46), 신미숙(43)씨 부부의 신나는 대화소리가 들린다. 결혼 20년차에 가까운 부부지만 아직도 연애때처럼 이름을 부를 정도로 이들 부부는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귀농 10년차. 농사가 슬슬 질릴만도 하지만 아직도 딸기향이 좋다는 이들 부부는 딸기 3천여평과 토마토 1천여평의 농사를 짓고 있다.

창원에서 평범한 도시민으로 살아가던 이들 부부가 합천군으로 들어온 것은 10년전으로 시아버지의 농사를 이어받고 싶었던 이용철씨의 권유에서다. 하지만 눈으로 보았던 농사는 손으로 하는 농사와 천지차이였고, 아내 신미숙씨는 어린 아이들과 함께 변해버린 주변환경에 남모를 답답함을 느꼈다고.
“도시에서만 쭉 생활하다가 농촌으로 오니 주변에 산과 들만 보였어요. 말동무 할 사람도 없었고 답답했어요. 거기다가 농사도 처음 지어서 비닐하우스 설치에서부터 모종 준비, 재배, 수확까지 애를 먹었어요.” 신미숙씨는 이날 출하될 딸기를 포장하면서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한 두해는 본전도 찾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흘러가고 2004년부터 친환경딸기를 하면서 차츰 자리를 잡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2010년에는 농촌진흥청에서 교육농장 지정을 받고 또 한번의 변신을 했어요.”
현재 하늘땅 별땅 농원은 딸기 수확체험부터 천연딸기수제비누만들기, 딸기아이스크림만들기, 딸기토마토화분만들기와 같은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어린이 체험객들에게 큰 선물이 되고 있다.
신미숙씨는 천연비누만들기는 자격증을 딸 정도로 열성을 다하고 있다.
또 해충을 죽이는 이로운 천적을 사용하고, 벌 수정을 통해 식물 영양제를 직접 제조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도중 이용철씨는 농산물개방과 유통에 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FTA가 되면서 포도, 양앵두와 같은 농가는 많은 피해를 입고 있거나, 피해가 예상되요. 또 백화점과 같은 대형업체들은 세일기간에 농산물을 미끼로 간주하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요. 안타깝지요. 그리고 농업인들은 농산물 유통과정에서도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들이 많아요. 이런 점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농업인들은 힘들어요.”

아울러 신미숙씨는 농촌에서 살아가는 여성농업인으로 좀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저도 귀농을 하게 되면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그리고 어울림을 위해 생활개선회활동도 하고, 주변의 많은 여성농업인들과 교류를 하려고 애썼고요. 그 와중에 느낀건 우리 여성농업인들이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사는 것 같았어요.”

실제로 이용철씨가 결혼 20년차에도 신미숙씨에게 이름을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나비효과처럼 작은 부분에서 관심을 갖고 변화를 주면 큰 파장이 일어나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의 엄마, 아내도 좋지만 그보단 개인으로서의 자존감을 갖는거에요. 내 존재감을 갖고 있으면 가정이나 농사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져요. 저는 태어날 때부터 신미숙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여성농업인들이 좀 더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전화번호 : 010-8789-2718
홈페이지 : http://www.redfarm.co.kr/
주소 : 경남 합천군 적중면 죽고리 1058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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