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복지, 농업경쟁력 ‘6차 산업화’로 이룰 것”


 농산물 생산, 가공, 관광·외식 등 1, 2, 3차 산업 결합

 기술 없이 농업 지속 어려워…농업과학으로 선도할 것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농정 ‘기획통’으로 알려진 만큼 농업통계나 농촌현황을 속속들이 꿰고 있을 정도로 해박하다. 아울러 농업, 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할 정책대안도 앞뒤를 정확히 가려낸다.
농업전문 언론의 관심사는 신정부 첫 농촌진흥청장으로서 청의 임무와 역할, 농업과학 연구와 기술보급 같은 지도사업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지, 농촌진흥청이 왕년에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을 선도했듯 다시 한 번 ‘농업혁명’의 중심에 서게 할 혜안이 있는 지였다. 이양호 청장은 농식품부에서 ‘망원경’으로 보던 농촌진흥청을 이제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위치에 선 것이다.

지난 9일에 만난 이양호 청장은 신정부가 내세운 농정의 3대 축을 강조했다. 즉, 농가소득 증대, 농업인 복지 증진, 농업경쟁력 제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농가인구의 34퍼센트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 농촌의 현실, 농가소득 정체에 따른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과의 격차 심화 문제 등 어려운 농업, 농촌의 현재를 조목조목 진단하면서 농업과학 원천기술의 중요성, 첨단 바이오기술 등을 강조했다.

아울러 첨단기술의 융·복합만큼이나 농업분야 1차, 2차, 3차 산업을 연계한 ‘6차 산업화’ 전략을 역설했다. 농산물 생산, 가공, 체험관광과 외식 산업 등을 결합한 6차 산업이 농업, 농촌의 위기극복방안이자 소득, 복지, 경쟁력을 잡도리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 모델로 청양 알프스마을과 임실 치즈마을을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귀농귀촌 인구가 급증하고, 젊은이들도 농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우리 농업, 농촌에 희망이 있다는 신념을 내비치기도 했다.

□ 제25대 농촌진흥청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취임 소감 부탁드린다.
우리 농업·농촌이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는 지난 1970년대 통일벼를 개발해 보릿고개를 해소하고, 주곡인 쌀의 자급을 이루는 녹색혁명을 성취한 바 있다.
이제 우리 농촌이 활기를 띠고, 우리 농업이 경쟁력을 갖고 우뚝 설 수 있도록 농진청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현장중심, 국민중심의 농업기술을 개발·보급해 우리 농업·농촌이 안고 있는 현장의 해로를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 취임사를 통해 농진청 내부의 소통을 강조했다. 칸막이를 넘어설 수 있는 소통방안은?
개인보다는 팀웍, 실·국·과간 그리고 농식품부와 협력과 공감이 중요하며, 내부 소통과 공감의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관련 부처간 이기주의 및 칸막이를 해소해 유기적 협조체계를 구축 최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
무엇보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확대 발굴해 연구과제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농업인, 소비자 등 국민의 다양한 요구(안전한 먹을거리, 식량수급, 친환경 농산물 등)나 애로사항을 귀담아 듣고 이를 해소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 대통령이 강조한 4대악 중 하나가 불량식품이다. 농진청에서 불량식품을 근절시키고 식품(식재료) 안전성을 높여 소비자를 안심시킬 수 있는 방안은?
소비자의 농산물 선택기준이 가격, 품질에서 안전성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농산물 안전성은 생산단계에서 확보돼야 한다. 농진청은 이를 위해 비료·농약 등 농자재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기술지도는 물론 화학비료·농약 저투입기술 및 건강한 토양관리 기술을 개발하는데 매진할 방침이다. 
지난 40년간 토양성분을 필지별로 분석한 ‘흙토람’을 활용 토양성분에 적합한 비료처방서 발급하고, 미생물·천적 등 친환경 농자재의 개발과 실용화 촉진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식품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 정부의 농업 6차산업화 전략과 관련, 고부가 기능성 소재 탐색 및 그 결과물인 마늘(지질개선), 오미자(간건강), 구기자 및 복분자(항산화) 등에 대한 고시형 소재 등록을 지원함으로써 건강기능성식품 원료로서의 활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진행상황은?
마늘은 국민 1인당 소비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채소로 50여 편의 과학적 논문을 통해 기능성이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소재이나 아직까지 국내에서 기능성 원료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농진청은 마늘 원료 표준화, 안전성과 기능성에 대한 체계적 검증을 통해 종합적인 기준 규격(안)을 지난 2012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규 고시형 기능성 원료로 정책 제안했다. 현재 우리 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마늘이 고시형 기능성원료로 조속히 고시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고 있다.

또한 오미자, 구기자, 복분자 등도 검토 중에 있으며, 향후 고시형 기능성 원료 품목 확대를 위한 추진 로드맵을 작성 중에 있다. 앞으로도 국내산 농식품을 원재료로 한 신규 기능성원료 품목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 전통발효기술에 대한 기초연구와 발효식품 산업화 등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우리 청에서는 유용 발효 미생물 탐색 및 자원화, 전통 장류 식품 현대화 및 우리 술 복원·산업화 연구를 추진 중이다. 전통 발효식품 산업화를 위해서는 미생물, 효소, 발효제 등 기초연구를 통한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전통발효제인 누룩이나 메주에서 다양한 유용미생물을 분리하고 기능을 탐색하는 등 발효 미생물 DB를 구축해 산업적 활용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종균이 수입되고 있어 산업적 가치가 우수한 토착 발효 미생물을 선발해 종균화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된 유용 미생물의 조기 보급 및 실용화를 위해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으며, 산업체 대상으로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및 종균생산 업체와 협력해 필요로 하는 업체에 보급할 계획이다.

□ 우리나라는 일부 NGO단체의 GMO 반대운동이 거세 식품산업에서 GMO원료를 사용하는데 애로가 많다. 농진청의 GMO 연구 활성화 방안은?

지난 1996년 GMO가 상업화되기 시작한 이후 안전성에 대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각국 정부에서 GMO에 대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식량안보를 확보키 위해 생명공학 기술 개발 및 GMO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작물 생산성 향상, 농약사용 감소, 무경운, CO2 감축 등을 통한 제2의 녹색혁명을 이룰 수 있는 기술이다.
농진청은 생명공학 전담부서 설치, 차세대 바이오그린21사업 등을 통해 생명공학 연구 투자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다만, GMO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고려해 검증 및 안전성 평가기술 개발 강화로 실용화 촉진 지원할 계획이다.
 
□ 정부의 쌀소비 촉진 정책과 관련, 최고품질, 쌀가루용, 면류용(高아밀로스), 알코올섭취 경감용(GABA) 등 가공적성 및 기능성 벼 품종 개발 불구 실용화율이 낮다. 그 원인과 활성화 방안은?
밥맛이 좋은 최고품질 품종은 이미 12품종이 개발됐으며, 우리나라 전체 재배면적에 27%(226,700ha)가 재배되고 있다. 최고품질 쌀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재배면적도 확대될 전망이다.
쌀 소비 다양화를 위해 다양한 용도별 가공용 품종 등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쌀 가공산업은 미진한 실정이다. 이는 쌀 가공산업이 떡, 한과 등에 한정돼 있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기 위한 쌀가루 생산, 가공 및 유통체계가 갖춰지지 못한 점에도 그 원인이 있다. 

또한 가공 적성이 우수하면서도 수확량이 많아 가공원료의 단가를 낮춰야 수입쌀과의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농진청은 ‘산업체 수요에 맞는 품종개발 → 생산단지 조성 → 생산단지와 업체 간 상호 계약 지원’ 방안을 통해 산업화를 촉진하고 있다.
앞으로 농진청은 기능성 쌀의 산업화를 위해 산업체와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원료곡 안정적 확보를 위해 업체와 농업인과의 계약 재배 등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 FTA 체결확대로 농업인의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농업의 여건진단과 주요 정책 추진방향은?
FTA 등으로 인한 개방 확대, 농촌 인구의 고령화, 농가소득의 정체 등으로 우리 농업, 농촌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FTA를 통한 개방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귀농·귀촌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억대 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다. 농축산물 생산과 가공, 체험관광 등이 연계된 6차 산업화를 통해 소득을 올리는 마을이 늘어나고 있어 희망이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이다.

신정부는 농가소득 향상, 농촌 복지증진, 농업 경쟁력 제고를 농정의 3대 축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농업을 생산·가공·체험관광 등이 결합된 6차산업으로 육성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신임 농진청장으로서 기회라고 생각하는 분야가 있다면?
무엇보다 농업의 기본이자 근본인 종자·종축이라 생각한다. 이미 ‘금보다 비싼 종자’ 시대가 도래했다. 종자산업을 육성해 국내 로열티 문제해결은 물론 수출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세계 종자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구증가,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 생산 불안정, 바이오연료 개발  등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종자 산업은 의약, 에너지, 섬유 소재 등 융복합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전자원을 이용해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팔각나무), 간기능 개선제(엉겅퀴), 혈액순환 개선제(은행잎) 개발 등 다양한 산업화를 꽤하고 있다.

농진청은 동식물 유전자원 확보 등 종자산업 기반 강화에 나서 식물유전자원은 오는 2017년까지 28만점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 특히 골든씨드프로젝트(GSP) 등에 향후 10년간 4,911억원 투자해 식량(쌀, 옥수수, 감자), 채소, 과수종자 및 종축(돼지, 닭) 개발예정이며, 고품질, 다수성, 기능성 및 가공용 쌀, 밀, 콩 등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수출국 맞춤형 종자 개발에 나서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수출품종 20개 이상 개발 및 수출 2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 마지막으로 농업인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농업인, 소비자의 애로를 해결하는 국민(현장)중심의 정책을 추진하겠다. 우리 농업·농촌이 어렵지만, ▲IT·BT 등 첨단기술과 융복합, ▲1, 2, 3차 산업을 연계하여 6차 산업화, ▲중앙정부, 지자체, 농업인, 단체, 학계가 협력한다면 우리 농업은 미래 성장 산업으로 발전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재원과 인력을 꼭 필요한 곳에 집중하고, 부서간·조직간 칸막이 해소를 통해 농업발전에 기여토록 노력해 제2, 제3의 허문회 박사가 나올 수 있도록 능력중심, 성과중심의 조직문화 구현하겠다. 우리 농업이 다시 한번 세계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21세기 녹색혁명을 모두 힘을 모아 추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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