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고구마 토굴저장으로 풍성한 맛 ‘선사’

호박고구마는 저장을 통해 숙성시켜야 강한 단맛을 내지만 저장성이 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토굴창고를 만들어 저장하는 곳이 있다. 이는 특히 습도조절로 상품성도 우수해 이듬해 초여름까지도 고구마가 숙성되어 싱싱한 맛으로 호평을 받는 농장이 있다.

바로 충남 서산시 옥석동 내고향산비탈고구마농장의 정연우(38), 정혜경(37)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정연우 대표는 할아버지 대부터 해오던 복숭아과수원을 6년 전 과감하게 접고 전혀 다른 품목인 호박고구마, 표고버섯, 단호박(만차량)등 작목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정 대표는 공대 재학 중에 군대를 갔다가 제대를 했는데, 부모님과 농사를 같이 짓던 형이 교통사고로 몇 년간 병원신세를 지게 되면서 농사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그때 정 대표 나이가 23살이었다. 복숭아는 손이 많이 가 하루도 쉴 수가 없는 품종으로 부모님 두 분이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
“군대를 재대하고 도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농업의 가능성을 보고는 매력을 느꼈다”며 “또 농사가 제 성격에도 잘 맞았던 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면 쳇바퀴 돌듯 시간에 얽매여야 하는데 농사는 내 할 일을 하고 나면 나머지 시간은 여유가 있어 사회생활하기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정연우 대표의 황도복숭아는 서산일대에서 유명해 다른 곳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그러나 과수원에 태풍 매미가 지나간 후 병해충 피해를 입어 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황도복숭아를 주 농산물로 재배했으나 태풍이 휩쓸고 간 뒤 복숭아나무들이 병해충으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몇 년을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아 복숭아나무를 붙들고 통곡을 한 적도 있다. 그때 큰 좌절을 맛봤다”며 “그래서 과감하게 호박고구마로 전향을 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잘 한 것 같다. 소비자들이 일정한 맛을 요구한다. 이에 부합하는 저장시설로 요구에 맞는 상품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부부는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욕심이 생긴다며 앞으로 논농사도 짓고 체험농장도 할 계획이다.
“1차 산업만으로는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앞으로 고구마관련 체험을 하고 싶으나 지금 농사를 짓고 있는 농장은 법의 제약이 많아 어려울 것 같다. 지금은 준비단계로 다른 곳에 농장을 만들어 주차장과 시설을 갖추어 점차적으로 추진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농사를 짓고 있는 농사꾼으로서의 어려움도 있다.
“2030세대 정책은 있지만 제대로 된 지원은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농사를 지으면서 정작 어려움을 겪을 때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며 “자부심을 가지고 농사를 짓고 있지만 농민들이 작년에 이 품목이 좋다하면 그 품종으로 몰려 가격 폭락하는 철새농업 사태가 비일비재하다. 농산물의 가격 등락의 폭을 잡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수확되는 농산물에 행복을 느낀다는 부부는 더 나은 농촌의 미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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