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국가통계를 분석해 행복한 대한민국을 저해하는 5대 결핍 요소를 발표했다. 행복이란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이고, 이를 지배하는 요소들은 결국 개개인을 둘러싼 가정이나 직장의 환경이다. 통계청이 분석한 행복을 가로막는 요소들은 맞벌이 부부의 가사부담, 근로시간과 가정생활, 자기계발, 대화와 교제, 기부·봉사 등의 분야였다.

이중 특히 주목할 만한 요소가 맞벌이 부부의 가사부담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회적 가치관이 변함은 당연한 흐름이다. 가부장적 유교문화가 사회전반에 걸쳐 아직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부부라는 기초 공동체에서 야기되는 갈등이 행복을 저해하고 있음은 문화 이전에 생활방식에 대한 문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대체로 맞벌이 부부라 하더라도 가사노동에 종사하는 시간을 살펴보면 여성이 훨씬 더 많음이 현실이다.

금번 통계에서 나타난 것만 봐도 가사노동 시간이 여성은 하루 208분, 남성은 32분에 불과했다. 요리와 육아, 청소, 빨래 등 가정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처리해야 할 잡다한 일들은 끝이 없다. 피곤한 직장의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숨 돌릴 새도 없이 가사노동을 해야 되는 여성들과 TV 앞에 앉아 스포츠중계에 열 올리는 남성사이에는 사랑이라는 완충장치도 때론 소용이 없게 됨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행복을 저해하는 여타 요소들은 개인의 문제일 수 있고, 그래서 개인의 관리 여하에 따라 행복과 불행을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부부는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가 없이는 통제 불능이 될 개연성이 높다. 행복한 가정이란 부부로부터 시작되는 바, 이는 동질성과 평등성위에서 싹을 틔우고, 그 싹이 자라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서는 쉼 없는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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