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벼맥류부 간척지농업과장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가뭄, 폭염, 불규칙한 집중호우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기상의 변화는 우리 국민의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다. 그 중에서 농산물은 기상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이 크다. 또한 기상의 변화와 더불어 농업에 다가오고 있는 위기는 농경지 면적의 절대적인 감소에 있다. 이는 식량생산의 필요한 면적이 줄어듦으로서 식량자급률이 더욱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의 2012년도 농림수산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4.5%, 곡물자급률은 22.6%로 쌀을 제외하면 매우 낮은 자급률로 우리나라가 식량위기에서 안전하다고 마음 놓고 있기는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 2년 사이 곡물 값은 품목에 따라 50%에서 200%이상 뛰어올라 각종 식료품가격과 일반물가가 오르고 있어 농산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으며 특정국가에서는 폭동에 가까운 소요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 식량위기 시대에 대처하는 우리농업의 현실은 너무나 안이하다. 앞으로 각종 자유무역협정(FTA)과 다자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식량안보측면에서 곡류의 생산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며 국내의 작물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보호하는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매년 전체면적의 2%인 약 2만ha씩 도시나 산업단지로 우량농지가 잠식되고 있다. 그러나 한번 파괴된 농업기반은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국민의 안전 먹거리 생산을 위한 적정 면적을 확보 유지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현재 작물의 생산기반을 유지하고, 감소하는 농경지면적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감소하는 농경지면적에 대한 방안으로는 대체면적 확보와 경지이용률 향상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휴농지와 개발된 간척지를 이용하여 국내 식량작물의 생산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만금을 비롯한 간척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국내의 식량생산 기반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식량의 안정적인 공급기지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총 간척지 면적은 135.1천ha로 우리나라 경지면적의 9% 수준이며 준공면적은 95천ha이고, 조성중인 면적은 40천ha이다. 우선적으로 간척지를 지속가능한 농경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반조성이 필요하다. 경지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논농사지역을 동·하계로 이용할 수 있는 작부체계를 개발하고, 겨울철 유휴 농경지에는 보리나 사료작물 재배를 확대해야 한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그동안 간척지에 적응력이 우수한 벼 품종 육성과 재배기술을 개발하였다. 또한 간척지의 친환경적 종합 토양개량 방법과, 간척지를 이용한 대단위 작물 생산기술 및 간척지 응용 농업의 부가가치 증대에 필요한 기술 개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경제학적 비교우위의 논리에 의해 소외당했던 농업의 중요성이 다시 상기되고 있다. 외국에 공산품을 수출하고 값싼 농산물을 수입하여 먹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였던 곡물은 희소성 있는 자원이 되어가고 있다. 세계 곡물가격 폭등은 국내 자급률이 현저히 낮은 우리에게 언제 위기가 닥치게 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 세계 식량 수급은 기상변화 등의 영향으로 잉여에서 부족과 불균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나라는 경지면적의 감소에 대응한 경지이용률 향상에 모든 역량을 발휘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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