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를 실천하는 젊은 블루베리 농업인

블루베리는 아주 먼 옛날 인디언들에겐 배고픔을 달래주었고, 17세기 영국에서 아메리카로 넘어간 청교도인들에겐 생명의 은인으로 불려졌다. 최근 몇 년 간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컬러푸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일 찾은 경주시 양남면 효동리, 해발 400미터 고지에 자리잡고 있는 에코블루베리농장. 블루베리 수확시기에 지역방송국까지 찾아와 촬영을 하는통에 분주하다.
양성미(35), 박경환(35) 동갑내기 부부가 운영하는 에코블루베리농장은 2천평의 부지에서 무농약으로 블루베리와 아로니아,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결혼전인 지난 2006년 경주에서는 처음으로 블루베리 재배를 시작한 남편 박경환씨는 2009년 아내 양성미씨와 결혼 후 농사도 살림도 싹 다 풀렸다고 한다.
“총각 때 대학교수님의 권유로 블루베리를 심었는데 처음 4년간은 재배법도 없고, 물어볼 곳도 없어서 죽이기도 많이 죽였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결혼하면서부터 신기하게 농사가 잘 풀리고 소득도 나아졌습니다.”

양성미, 박경환 부부는 해발 400미터에서 블루베리와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것을 가장 장점으로 여기고 있는데 저지대보다는 고지대의 블루베리가 산미가 훨씬 풍부해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에코블루베리의 출하 상품은 대부분 수원을 비롯한 경기도권으로 직판되고 있고, 수확기간도 8월까지로 조금 더 길다. 또 최상품만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선별 역시 기계를 쓰지 않고 손으로 일일이 다 해내고 있다.
아울러 박경환씨는 3년째 포스코 에코팜 영농지원센터에서 귀농에 관련된 강의를 3년째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귀농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기계를 쓰면 크기는 가려내기 편하지만 무른 정도는 가려낼 수가 없어요. 최상품을 전달하는 것은 소비자하고 약속인데 그걸 지키려면 몸이 고되더라도 해야해요.”
아내 양성미씨는 좋은 물건을 보내는 것을 철칙으로 하되 깎아주는 것은 없다. 대신 블루베리를 조금 더 챙겨주는데 그만큼 노력해서 재배한 것에 대한 자신감이다.
또 블루베리 착즙을 비롯해서 블루베리 고추장, 쌈장 개발을 앞두고도 있는 등 가공사업까지 염두해 두고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많은 농업인들이 가공 산업으로 눈을 돌려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고 있는데 블루베리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블루베리 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 마음처럼 가공도 도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양성미씨는 그간의 노하우를 모두 모을 생각이다.

끝으로 이들 부부는 귀농을 생각하는 또래 세대들에게도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서 한마디 전했다.
“8년이라는 시간동안 농사를 지어보니 작목 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습니다. 30대인 저희 부부 또래들도 농사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압니다. 남들이 좋다고해서 무조건 덤비는 것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작목선정이 중요합니다. 또 초기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는 것 보다는 몸이 힘들더라도 하나씩 일궈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최근 유행하는 단어인 ‘에코(Eco)’는 Ecology의 줄임말로 생태, 환경보존의 뜻을 갖고 있다. 에코블루베리 양성미, 박경환씨야 말로 자연과 가장 친화적인 환경에서 최상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에코’에 잘 어울리는 농가가 아닐까.


전화번호 : 010-7162-6824
주소 : 경주시 양남면 효동리 1657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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