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는 ‘냉난방 비용’ 줄이는 것이 관건”

‘순박한 마음’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는 안수리움처럼 꽃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성공한 농업인 반열에 오른 여성농업인이 있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독성리에 위치한 상주농원 진해경 대표(한국여성농업인용인시연합회 사무국장)가 그 주인공이다.

진 대표는 8050여평에서 3만본이 넘는 안수리움과 계절품목으로 600여평에 국화, 페라고니움을 재배하고 있다. 넓은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지만 잡초하나 없이 깔끔하게 정리 정돈된 농장만 보아도 그녀가 왜 지역에서 알아주는 농사꾼이 됐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천성 농부인 진 대표가 여성농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결혼 전 아주버님에게 인사드리러 갔는데 관엽식물 농장을 운영하고 계셨어요. 그때 농장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첫눈에 반했죠. 원래 고향이 경북 봉화인데 그 길로 용인으로 올라와 아주버님에게 관엽식물 재배방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그녀의 나이 23살, 꽃처럼 예쁜 소녀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농장의 풍경과는 다르게 농장일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무일푼으로 상경해 남편과 함께 아주버님의 농장에서 일을 배웠는데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아름다운 농장의 모습을 마음속에 세기며 부지런히 일해, 아주버님에게 100평 정도의 농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벌써 23년차, 진 대표는 수많은 어려움과 위기를 견디며 배태랑 농업인이 됐다. 그녀는 고목나무, 스파트필름. 소피아 등 품종을 재배하다 지난해 안수리움으로 주작목을 전환했다.
안수리움은 대표적인 공기정화식물로 집안 곳곳 독성가스를 흡수해주며, 화려한 꽃잎 색깔로 관상용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 관엽식물 중에서 일 년 내내 볼 수 있는 식물 중 하나로 꽃의 개화 기간이 길고 때를 가리지 않고 꽃이 펴 화훼농가에서도 관심이 높다.

“계절 작물은 꽃필 시기가 지나거나 꽃이 져 버리면 판매할 수 없어 손해를 봐요. 그런데  안수리움은 꽃이 오래가기 때문에 제고가 남지 않다는 것이 큰 매력입니다.”

진 대표는 품목을 바꾼 지 1년 정도 밖에 안됐지만 상인들에게 호평을 받을 정도로 고품질의 안수리움을 생산해내고 있다.
이런 그녀의 성공은 단순한 운이 아니다. 그녀가 안수리움으로 품목을 전환하기 위해 6년이란 기간 동안 준비한 결실이다. 진 대표는 안수리움 2천본으로 시작해 점차 늘려나가며 지금은 3만본을 재배하며 순차적으로 출하하고 있다.

진 대표는 품목 전환 후 농장에 안정을 찾으며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았다. 더 나은 농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과감한 시설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안수리움은 고온에서 잎이 노랗게 되고 꽃의 활력이 없어지는 등 고온장해를 입어 여름철 15~25도 사이를 유지해줘야 해요. 열료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가죠. 그래서 지난해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해 열료비를 확 낮췄습니다.”

지열 냉난방 시스템은 땅속의 일정한 온도를 이용해 200m 시추한 뒤 열교환기를 투입, 지상에 있는 지열 히트펌프로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초기 투자비가 부담이 되지만 설치 후에는 여름철에는 50%, 겨울철에는 70~80%이상의 냉난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진 대표는 설명했다.
끊임없는 노력과 과감한 시설투자로 전문농업인으로 도약하고 있는 진 대표, 그녀의 행보가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