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입고 즐기는 ‘누에’, 성장산업으로 부상”

“다양한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양잠업’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충청남도 청양군 목면 본의리에 위치한 계봉농원의 박종민 대표(한국여성농업인충청남도연합회 정책부회장)는 누에와 사랑에 빠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애정이 대단하다. “다른 농업인들에게도 양잠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할 정도다.

박 대표가 누에와 첫 만남을 갖게 된 것은 ‘누에아버지’라 불리 우는 남편 유원조 씨를 만나면서부터다. 남편 유원조 씨는 사양산업으로 천대 받을 때도 양잠업을 절 때 포기하지 않고 30여년을 지켜온 농업인이다. 이런 남편의 누에 사랑을 전수라도 받은 것인지 박 대표도 그에 못지않게 누에에 대한 사랑 대단하다.

박 대표는 현재 농촌체험교육장을 운영하고, 누에가루, 동충하초 등 가공품을 판매하며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몇 번의 고비를 넘기지 않고 양잠업을 포기 했더라면 지금의 행복은 없었을 터.

지난 1960~1970년대 농촌 집집마다 양잠을 할 정도로 양잠업은 크게 성장했다. 농가에서는 돈의 회전이 빠른 누에가 효자작목이었다. 그런데 1980년대 후반부터 중국의 합성섬유가 들어오며 사양산업으로 접어들기 시작, 이후 누에 수매가 중단되며 대부분 양잠업 농가들은 포기하고 말았다.

박 대표의 농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누에를 팔 곳이 없어 살길이 막막했다. 그래도 그녀는 누에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 기회가 온 것일까. 동충하초가 개발되며 양잠업이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누에가 사람 단백질하고 매우 비슷하다고 해요. 그래서 누에가 사람에게 흡수도 잘되고 몸에도 좋다고 하죠. 섬유산업으로서는 양잠업이 사양산업이 됐지만, 건강·인체관련으로 양잠업은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직감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남편 유 씨는 “동충하초 개발 후 농촌진흥청 등에서 누에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뤄지며 다양한 제품이 나왔어요. 건강식품은 물론 화장품, 의약품, 인체공학용으로도 누에는 사용됐죠. 사양산업으로 천대받던 누에가 이제는 없어서 못 팔 지경입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박 대표는 누에 생산에 그치지 않고 양잠업을 살리고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누에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은 누에에게 먹일 뽕잎 따기, 누에 먹기 주기, 관찰하기, 실뽑기, 고치공예 등 다양하다. 처음엔 징그럽게 생각해 다가가지도 못했던 아이들도 체험을 진행하며 누에와 친숙해 진다. 또한 체험과 함께 박 대표가 뽕잎과 오디로 맛깔나게 차린 농가 밥상도 인기다.

유 씨는 “체험장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특별히 오는 28일 ‘누에, 나비되어 날다’라는 주제로 제1회 동막골 번데기 주름축제‘를 열 계획이에요. 도시민들과 동네 어르신들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마을 활성화를 위해 마련하게 됐어요. 이 축제가 장기적으로 이어져 누에와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길 바랍니다”라고 설명했다.
양잠업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박종민, 유원조 부부. 이 부부가 앞으로 이끌어갈 양잠업의 눈부신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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