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종자산업이 한국농업의 희망이자 미래다”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5선이란 경이로운 이력 이면에는 무엇보다 현장에서 도민들의 애환을 함께해온 열정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특히 4-H출신으로 뼛속까지 농업의 혼이 담겨있는 우 지사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농업, 농업인들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그대로 녹아있는 듯하다.

이런 우 지사의 행보는 1차 산업 조수입 3조원 시대를 열고 농가소득 3년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세계가 하나의 먹거리로 통하는 시대에 외국의 먹거리를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이제는 그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최고의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미래 우리 농업의 과제다고 힘주어 말한다.

지난 14일 도지사실에서 이뤄진 인터뷰 내내 농업과 농업인에 대해 참으로 많은 고민과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전해졌다. 우 지사가 말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농업 현실과 미래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올 한해 추진한 농정을 평가한다면.
우선 1차 산업 조수입 3조원 시대가 열리고 농가소득 3년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한데 대해 농업인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 우리 도는 이를 위해 농어촌진흥기금을 활용,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총 53,000여명에게 1조1천억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연리 1.8% 저리지원으로 영농비 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도 일반회계 예산의 1%이상 출연하도록 해 2013년 말 현재 농어촌진흥기금 조성액이 1,000억 원 돌파, 안정적 지원기반을 확보했다.

그러나 올해 제주농업의 가장 큰 이슈는 사상 유래 없는 긴 가뭄을 농업인과 도민 모두 슬기롭게 극복하고 수확의 기쁨을 누렸다는 점과 한중FTA 극복을 위해 감귤을 비롯한 월동채소, 열대과수를 포함한 23개분과의 ‘FTA범도민특위’를 구성·운영해 능동적이고 실제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이다.

■ 최근 제주도는 심각한 가뭄으로 위기를 겪었다. 가뭄대책이 있다면 말해 달라.
올해는 제주도 기상 관측 사상 59일간 지속된 최악의 가뭄으로 우리 도 전역에 확산됐다. 우리 도에서는 가뭄극복을 위해 정부의 긴급 지원예산 26억 원을 포함 총 47억 원을 투입해 물빽 500개, 양수장비 530세트, 스프링클러 750ha 등 16개 사업을 지원했다.

이번 가뭄을 교훈삼아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대책을 과감하게 개선할 예정이다. 가뭄대책으로 추진되는 스프링클러지원사업은 앞으로 물탱크, 양수기, 스프링클러 종합셋트 방식으로 지원 체계를 개선하겠으며 마을 또는 수리계별로 관리 운영하는 공공용 관정을 권역별로 통합, 광역화시스템 구축사업으로 2022년까지 2,200억 원 투입해 농업용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

■ 올해 감귤 작황, 유통 상황 등 현황을 진단하고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이 있다면.
올해 감귤은 재배사상 최고의 품질이 생산되고 있다. 숫자상으로 11월 14일 현재 당도와 산함량의 비율은 9.7로 평년 7.5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제주감귤도 이제는 맛(당도), 품질, 생산량 3대 기조를 감안한 정책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올해는 한중FTA 등 시장개방에 대응하고 제주감귤산업을 세계명품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감귤분야에 1,035억원 투자하고 있다.

■ 정부는 농업의 6차산업화를 주요 농정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제주도가 마련하고 있는 6차산업화 지원사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산학연관의 유기적 협조체제하에 식품산업클러스터육성과 농수산물 가공산업에 집중 지원하여 향토식품의 산업화 및 고부가 식품산업으로 육성 제주만의 경쟁력을 살려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콩 식품산업 육성 등 지역전략식품산업 육성 사업에 543억 원, 식품가공 산업 육성에 716억 원을 2014년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앞으로 우리 도의 청정한 향토자원을 적극 발굴해 식품과 연계한 상품을 개발, 산업화함으로써 국제자유도시 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도내 4개 전통테마마을, 5개소의 천연염색 체험 판매장, 21개소의 농촌교육농장, 57개소의 제주 수다뜰 농외소득사업장 등이 운영되고 있어 상설 체험이 가능하도록 기반이 마련됐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발굴해 지원해 나가도록 하겠다.

■ 제주도가 추진하는 친환경농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면.
우리 도는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획득한 지역에 걸맞은 청정제주 이미지 브랜드를 유지하고 미래 지속가능한 농업기반을 구축하며 유기농식품과 수출농업 전환 등을 농정 정책기조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유기농식품산업’ 발전전략의 핵심은 도민과 자연이 함께하는 친환경 농식품산업 구현에 두고 친환경농업인 소득증대를 통해 생산자를 ‘잘살게’, 소비자의 가치 건강, 영양, 안전 등의 증진을 통해 소비자를 ‘건강하게’, 농업자원 관리를 통해 자연을 ‘청정하게’하는 핵심전략을 담고 있다.

■ 최근 농산물 유통에 있어 ‘로컬푸드’가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 특성상 이 사업은 이미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생각된다. 현황과 전망에 대해 말해 달라.

현재 우리 도에서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 사업을 농협이 지원하고 농업인단체와 소비자단체가 공동 직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15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제주농협지역본부는 친환경농산물 회원제 사업인 ‘소문난 송키밥상’을 운영, 매주 또는 격주로 제주농산물 10~20가지를 직접 집으로 배달해 주는 사업을 추진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직거래 사업은 일반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연을 담은 농산물 판매기법인 스토리 마케팅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에서는 전문가를 초청한 컨설팅, 선진지역의 직거래 형태를 벤치마킹 등 꾸준한 행정적 지원과 예산지원으로 영세농의 소득증대에 기여해 나갈 계획이다.

■ 미래농업을 위해 준비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 말해 달라.
종자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2일은 원종장 개장 10돌을 맞는 날이었다. 원종장은 2002년 도지사 당시 글로벌 종자전쟁시대를 예견하고 설립했다. 이후 농업기술원은 부단한 노력을 해왔고 씨감자를 완전 자급하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농가들은 종자비용 절감, 수량 증대로 1,006억 원의 수익을 창출해냈다. 이런 여새를 몰아 씨백합 자급과 약용작물을 육성하고, 향토맥주 원료가 될 백호보리, 나물용 콩 종자, 녹차종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매해 씨감자 230억원을 포함해 390억원의 소득이 추가로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 농업 생산성 제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농업인력 육성방안이 있다면.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농촌은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농촌노임 상승으로 이어져 농가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인력부족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영농창업농, 가업승계농 등 후계농업경영인 육성, 귀농·귀촌 인력 유입을 통한 후계인력 육성, 열악한 농업구조개선으로 고령화와 인력부족을 대체할 수 있는 농업기계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집중적인 노동력 투입을 필요로 하는 농번기에 농업인단체, 각급 기관단체, 군부대 등 농촌일손 돕기 자원봉사를 활성화해 인력확보를 함으로써 농업 생산성을 높여나가겠다.

■ 농업강대국과의 동시다발적 FTA 추진에 따른 제주농업의 현황 진단과 대책, 향후 전망에 대해 말해 달라.
제주지역은 타 시·도에 비해 1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따라서 한중FTA 협상 개시때부터 우리 도에서 주장, 건의한 3대 핵심과제 △감귤 및 주요월동작물 협상제의 △검역 및 통상관련 제도개선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해결 재정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을 정부에서 반영되도록 하는 노력이 가장 시급하며 도민의 열정을 모아 나갈 때라고 생각한다.

또한 중앙정부에 우리 도의 8개 양허제외 품목별 HS코드를 선정, 제출해 정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한중FTA와 관련해 농축산업 종합대책을 수립, 중앙부처에 예산반영을 요구했으며 2017년까지 384개 사업에 총 5조5천884억 원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 마지막으로 제주농업인에게 희망의 메시지 부탁한다.
국내외 농업 동향은 한미FTA와 한중FTA 협상 진행으로 제주감귤을 비롯한 1차 산업에 대한 위기가 직면해 있다. 그렇지만 제주도민은 우루과이라운드(UR), 한칠레FTA, 한미FTA 등 FTA에 대한 비싼 학습 효과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귤은 제주의 기간산업이며 대다수 농가가 재배하는 주소득작물이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감귤을 살려야 한다는 도민의 염원에 부응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투자도 확대해 감귤농가가 행복하고 희망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또 오렌지 수입 및 유통가격에 대한 수입오렌지 모니터링을 강화, 만감류 유통구조개선 등 대응방안 등을 마련하고 한중FTA 협상 시 감귤을 비롯한 주요 월동작물이 양허제외 품목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현 정부와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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