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법인 “정책수행 노력… 농업인 동반자로”


신년 유통 키워드는 ‘정가·수의 확대’ ‘물류개선’ ‘나눔경영’


2013년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농협공판장 포함)의 청과부류 거래규모가 3조3,730억원을 넘어 설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도 3조3,424억원 보다 400억원 정도 늘어난 규모로 전반적인 농산물 시세하락 속에서 선방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산지 출하량 급증에 따른 영향으로 2012년 거래물량 200만톤에서 2013년 208만톤(추정치)으로 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평가다.
2014년은 정가·수의매매와 도매시장법인의 매수집하 허용 등 개정된 농안법의 본격적인 시행과 도매시장법인의 역할이 기대되는 해이다.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의 중심에 서 있는 가락시장의 역할은 정부의 ‘5.27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을 정도의 상징성을 안고 있다.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의 2014년 중점사업계획을 통해 갑오년 농산물 유통의 흐름을 짚어본다.


◆ 한국청과 “나눔경영…정가·수의매매 확대”

나눔경영을 통해 최근 5년간 13억원에 달하는 기부금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후원, 위탁부모 및 장애인 지원, ‘농촌사랑봉사단’ 결성 등을 통해 도농상생 실천을 하고 있는 한국청과의  나눔경영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매시장법인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는 한국청과는 2014년도 중점 추진사항으로 △물류체계 개선 △정가·수의매매 확대를 꼽고 있다. 한국청과는 물류체계 개선을 위해 비포장으로 출하되던 시금치의 포장출하를 유도하고 있으며, 수박 물류기기 무상임대사업, 파렛트 무상임대사업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새해에는 물류체계개선을 위한 지원사업의 비중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산지에 대한 지원 및 독려로 파렛트 출하를 확대하고, 비포장으로 출하되는 품목에 대한 포장화 유도로 표준화·규격화에 앞장 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레드키위와 블루베리의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모범사례를 제시한 한국청과는 올해 정가·수의매매 비중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가에게는 안정적인 소득과 판로를 제공하고, 중도매인에게는 납품물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Win-Win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원활한 정가·수의매매의 정착을 위해 농산물 경매사 전문교육과정과 농식품유통교육원 경매사 역량 강화 과정 등 정가·수의매매 관련 교육에 경매사들을 적극 참여시키는 등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한국청과 박상헌 대표는 “유통생태계 속에 도매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의 중점정책과 발맞추는 동반자 관계가 되어야 한다”면서 “효율적인 유통구조 구축을 위해 출하자, 도매법인, 중도매인 등 유통인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 동부팜청과 “하역효율화 및 정가·수의매매 강화”

동부팜청과는 2014년의 핵심 키워드로 ‘하역효율화’와 ‘정가·수의매매’를 꼽았다.
동부팜청과가 추진해 온 파렛트 유통 활성화는 정부의 유통구조 개선대책과 상통한다. 동부팜청과는 지난해 9월 경기 포천가산농협에서 출하된 열무와 얼갈이 물량에 대해 파렛트 출하를 통해 물류효율화 및 하역기계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시범사업은 열무와 얼갈이의 신선도 및 품질 향상을 통해 농가 수취가격을 높이고, 경매장의 활용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실제 이날 경락가격은 보따리 출하와 비교할 때 각각 1단 기준으로 400원 가량 높게 형성됐다.

또한 파렛트 출하는 하역기계화를 통해 하역시간 및 경매장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크다. 시범사업을 지켜본 출하농민들은 다른 품목에도 파렛트 출하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어, 올해는 파렛트 출하품목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동부팜청과는 가격변동이 심한 경매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가·수의매매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만가닥버섯과 황금팽이버섯, 미나리 등의 거래에서 정가·수의매매를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실적은 이미 4만톤을 넘어섰다.

동부팜청과의 정가·수의매매는 지난 2010년으로 올라간다. 당시 만가닥버섯 1.5kg 상자당 가격이 1,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생산자들이 출하를 중단했다. 안정적인 물량공급이 필요했던 중도매인의 요구로 처음 정가·수의매매가 시작됐고, 현재는 양상추, 미나리 등에서도 활발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동부팜청과 고규석 사장은 “정가·수의매매 활성화와 산지 및 소비지에 대한 영업력 강화를 위해 마케팅 활동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중앙청과 “거래방법 다양화 및 물류개선”

중앙청과는 ‘거래방법 다양화’ 및 ‘물류개선’을 통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자거래 간소화를 통해 유통인들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홈페이지상 예약출하 시스템을 활성화 해 정가·수의매매 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비포장 농산물에 대한 포장재비 지원과 파렛트 출하품 하역비 지원을 통해 농산물 물류 효율성을 제고, 중장기적인 도매시장 성장 동력을 쌓아간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기존 종이타입 판매원표를 전자문서화 해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들이 보다 편하게 농산물 유통정보를 접하게끔 스마트폰, 테블릿PC 등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홈페이지를 새로 선보이기로 했다.

아울러 자체 봉사 단체인 ‘나눔봉사단’과 농업계 학생 견학프로그램인 ‘가락시장 체험행사’를 비롯해 우수 출하자 초청 워크숍을 연 2회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상생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중앙청과 이병창 사장은 “총 7단계의 전자거래 절차를 3단계로 축소해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중도매인 공동구매 등을 통해 정가·수의매매를 유도할 계획”이라며 “또한 파렛트 출하약정처를 확대해 파렛트 출하품에 대한 하역비 지원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청과 “창립 75주년…전통과 저력 발휘할 것”

서울청과는 질적인 성장을 통한 내실 강화와 미래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기 위한 세 가지 ‘과거-현재-미래전략’을 제시했다.
첫째는 ‘과거전략’이다. 창립 75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농산물 유통과 도매시장의 역사를 조명하는 ‘서울청과 75년사’를 발간하고, 창립기념행사를 통해 역사와 전통을 알려 위상을 드높인다는 계획이다. 둘째는 ‘현재전략’이다. 2014년 현재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정하는 최우수 도매법인이라는 자부심이다.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마케팅팀의 역량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여 정부가 요구하는 정가·수의매매는 물론, 물류 개선 등 도매시장 효율화에서 서울청과의 저력을 드러낸다.

마지막은 ‘미래전략’이다. 서울청과 연구소를 통해 가치가 있는 연구 성과를 개발함은 물론,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영업 전략 수립과 겸영사업 확대를 통해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청과 김용진 사장은 “올해는 창립 75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라며 “그 어떤 위기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불굴의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 온 75년의 전통과 저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 대아청과 “수급안정 및 정가·수의매매 역량 강화”

청과부류 핵심품목인 무, 배추, 양배추, 파, 마늘, 총각무 등에서 주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대아청과. 민간기업 최초로 ‘배추 생산량 전수조사’를 실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 출하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수급안정을 위한 노력을 3년째 계속해오고 있다.

올해는 월동배추와 고랭지배추에 한정된 전수조사를 더욱 확대하고, 품목도 배추에서 무와 양배추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중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효율적인 수급안정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정책 보조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의 농산물 유통개선 정책에 발맞춰 정가·수의매매 확대를 위한 계획도 마련했다. 우선 정가·수의매매 확대를 위한 내부적인 역량강화 차원에서 임직원 교육은 물론, 중도매인 등 유통인의 공감대 형성을 통한 여건 조성과 세부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대형 수요처와 출하단체를 연결하는 MOU 체결과 중소상인들과의 공공구매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중장기적인 정가·수의매매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아청과 이정수 사장은 “2014년에는 대금결제와 물량수집기능 이외에도 수급안정이라는 도매시장법인 기능의 재발견을 통해 출하자와 소비자 이익에 앞장설 계획”이라며 “기본에 충실하고 외부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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