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영 기
계란자조금관리위원장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해를 뒤돌아보면 안타까움으로 시작해 안도감을 찾았다가 다시 아쉬움으로 마무리된 것 같다.

지난해 초 난가와 함께 사육마릿수 증가로 한해를 어두운 표정으로 시작했지만 하반기 들어 난가의 거침없는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안도감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러나 연말에 자조금사업이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했던 거출금 인상안이 해결되지 못하고 해를 넘기기 돼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해 초 계란가격이 하락해 많은 농가들이 어려움이 처해 있을 때 계란자조금에서는 온가족이 집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계란의 우수성은 물론이고 다양한 간편 조리법 등을 홍보하는데 주력했다.

이는 계란을 소비하는 층이 주부이고 주부들을 움직일 수 있는 층은 가족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계획이 맞아 떨어지면서 ‘계란빵’, ‘계란먹방’ 등 계란 붐이 일어나 계란의 소비가 증가하고 급기야 계란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준비된 기획으로 인해 계란가격의 추락을 맞고 오히려 상승국면으로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정말로 운이 좋은 사례에 불과하다.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는 적은 예산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원금도 매년 감소하고 있어 계란자조금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현실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연말에 계란자조금 거출 인상안을 추진했지만 아쉽게도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 한우의 경우 2012년 결산결과 농가거출금 167억원에 332억원, 한돈은 농가거출금 110억원, 낙농은 농가거출금 40억원에 총 92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그리고 닭고기자조금의 경우 2013년 예산총액이 51억원으로, 계란자조금의 2배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돈의 경우는 사업초기 두당 400원의 거출금을 납부했지만 2번에 걸쳐 200원씩 인상을 해 지금은 800원을 납부하고 있다.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는 한정적인 예산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장상황에 적응하고 대응해 나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현재 계란가격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때문에 계란가격이 호황일 때 미리 준비해 불황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자조금의 거출금을 인상해 계란의 유통개선, 유통협력, 소비자협력사업, 나아가 수출지원 사업까지 확대해 계란의 소비촉진을 도모해야 한다.

계란자조금은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이 모든 사업들이 결국은 계란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사업이니 만큼 예산부족으로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좌절해야 하는 현재 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자조금 거출금 인상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다.

현재 자조금 거출률은 지난 2012년 7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80% 이상으로 거출률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무임승차 없는 계란자조금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갑오년 새해 계란자조금이 제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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