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발효 2년만에 산업별 명암 극명히 드러나

한미FTA가 발효된 2년동안 기상이변 등 일시적 현상으로 수입이 줄어든 것을 빼고는, 미국산 농축산물의 수입이 꾸준한 증가추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오렌지, 체리, 석류 등의 신선과일류는 국내 소비패턴까지 바꿀 정도여서 대체작물을 생산하는 농가들을 고사시키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미FTA 2년차(2013.3~2014.2) 농축산물 수입액은 59억9천달러로 발효전보다 20.2% 감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이상기후로 미국의 옥수수 생산이 줄어들어 수입선을 바꿨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한 국내 축산물 생산이 늘어나 수입이 준 것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때문에 곡물을 제외한 농축산물 수입규모는 45억3천달러로 발효전보다 5.9%정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이한 점은 축산물 수입은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지난해 오렌지 등 신선과일의 수입량이 평년보다 38.5% 늘어났다는 것. 신선과일류는 FTA 원년부터 꾸준한 수입 증가로 국내시장 점유율을 7.1%까지 차지하고 있다. 수입금액 기준으로는 2012년 95.1%에서 지난해는 106.4%나 발효전보다 늘었다.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 미산 체리의 경우 수입량이 평년대비 2012년 117.0%, 2013년 108.1% 대폭 증가했다. 완전한 관세철폐 시점까지 유추할 경우 농산물시장의 초토화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농경연 관계자는 “한미FTA 이행 초기인 현 시점에는 전반적으로 관세인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FTA 이행에 따른 수입증가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향후 대내외 여건이 안정화되면 FTA 연차별 관세인하가 지속됨에 따라 국내 농축산물시장에 미칠 영향도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타산업분야나 한미FTA를 진두지휘했던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당시 통상교섭본부장) 등은 호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제조산업분야 한 관계자는 “FTA이후 한국의 대미 수출은 큰 증가를 보이고 있다”면서 “자동차 부품, 석유제품, 가공식품 등의 수출증가는 전체적으로 한국의 경제력 지탱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훈 의원도 한미FTA 2년을 회고하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의 주권을 미국에 팔아넘겼다는 극단적인 욕을 들었으나, 지금은 그런 욕을 하는 사람들이 없어졌다”면서 “이는 한미FTA가 양국간 경제적 이득을 위해 잘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자평했다.
무역협회 또한 “2012년과 2013년 대미 수출은 증가세, 수입은 감소세를 보임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면서 긍정적 효과라고 치켜세웠다.

허나 농업계는 실질적인 내용을 간과한 편협된 평가들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농학계 한 교수는 “산업별 수혜범주를 엄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지만, 우선 형평성을 잃은 대미교류를 지적하는 게 우선”이라며 “농작물 생산 품목이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농업현실을 방치한 채 수출 호조를 부추긴다면 국가의 장래는 엄청난 재앙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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