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여주 가나농원
대표=김종익
웹주소=www.yj5959.net
주소=여주군 북내면 서원2리
연락처=031-883-0985

어디론가 떠나고픈 계절이다. 한적하고도 전원내음이 물씬 풍기는 곳, 농촌의 고풍스런 풍경을 배경 삼아 식물을 소재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곳이라면 그만일 듯 싶다.

여주에서 양평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가나농원’, 이같은 전원 욕구를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다소 생소한 이름의 가나농원은 일반에 개방된지 1년쯤 됐다.

“성경에 씌어진 ‘가나’라는 단어를 따다 농원 이름으로 정했습니다. 이곳에 오면 토종 자생식물을 구경할 수 있고 또 여주가 자랑하는 도자기 분에다 원하는 자생화를 심어 가져 갈 수도 있습니다”

환갑이 지난 나이지만 심신이 무척이나 건강해 보인 농원지기 김종익씨는 농원 자랑을 이렇게 시작했다.

1천여평으로 다소 왜소해 보이지만 다양한 체험 소재로 아기자기 단장된 농원은 정원을 넓혀 논 듯 외형이 무척이나 깔끔해 보인다.

우선, 황토로 보기좋게 지은 집이 시야를 사로잡고 농원에는 물레방아 돌아가는 작은 연못이 있다.
김씨가 연못을 조성한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군부대에서 반평생을 살아온 직업군인 출신이다.

평생이라 할 수 있는 35년의 시간을 군에서 보냈다. 군생활이 체질화된 그였기에 퇴직후 그냥 쉬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부대 울타리를 벗어난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란 쉽지만 않았다. 이것 저것 궁리끝에 결론에 도달한 것이 농촌으로의 발길을 되돌리는 것이었다. 고향이 이북이지만 어릴적 대부분의 시간을 원주 농가에서 보냈던 그다. 그래서 농촌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고 농사꾼의 길이 가능하다는 의지도 충만했다.

모아논 퇴직금으로 땅을 사기로 마음 먹었다.
살만한 곳을 여기저기 찾았으나 특별히 마음가는 곳을 찾지 못하고 몇달 동안 헤매 다녔다.

그러다 여주를 찾아 양평으로 향하는 북내면을 지나다 당시 밭으로 조성돼 있던 지금의 장소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계약서에 서명해 버렸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인 95년이다.

그때부터 제2의 생이 시작됐다. 채소도 길러보면서 여러 농사에 손을 댔다. 하지만 농사일이 그렇게 만만치가 않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연못과 관련된 일이다.

“당시 참게사업이 괜찮다는 말에 참게를 키워보기 위해 연못을 만들어 참게 농사를 시도해 봤으나 하늘에서는 황새나 오리, 그리고 지상에서는 오소리 등 각종 날 짐승이 산에서 내려와 잡아먹는 바람에 재미도 못보고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지금도 미련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발을 옮기면 150여평 되는 3개의 연동 온실에 들어선다.

농원이 자랑하는 자생화가 서식돼 있고 도자기로 된 분에 식재 할 수 있는 공간이다.
400여종의 야생화를 찾아 볼 수 있다.

앵초류에서 금낭화와 제비꽃 등 귀엽고 소담스런 자생화가 온실 곳곳을 메우고 있다. 체험객들은 이를 보면서 5천원 정도만 부담하면 자기가 원하는 자생화를 예쁜 도자기 분에 담아 가져 갈 수 있다.
체험은 이뿐 아니다.

천연염색은 농원손님들이 즐겨하는 체험 소재다.
황톳물이나 각종 야생화 천연색감에 손수건이나 티셔츠 등을 흥건하게 적셔 말리면 천연 손수건이 되고 셔츠가 된다.

다소 일반에 생소해 보인 ‘압화’는 농원이 자랑하는 체험의 백미다.
이 체험을 운영키 위해 그는 별도의 강사까지두며 초·중·고급반으로 나눠 매주 1회씩 3개월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어느덧 동아리까지 구성될 만큼 압화 과정은 체계화 돼 주변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아름다운 식물의 꽃이나 잎, 줄기, 이름 모를 잡초, 먹음직스런 과일과 채소 등을 평면적으로 건조시킨 후 회화적인 느낌을 주어 만들어 내는 것을 압화(Pressed Flower·꽃 누루미)라 한다”며 압화체험실에서 만난 권경미 강사는 말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작품은 부채나 핸드폰줄, 열쇠고리, 컵받침 등 다양하다.

매주 수요일이면 인근 양평과 이천 등지에서 교육생이 찾아든다. 이날이면 농원 정자에서 삼겹살 파티까지 열고 삶과 인생을 얘기하며 농촌의 멋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무척 정감스러워 보인다.

물론 ‘압화공예체험’과정이 마련된데는 농원지기 김씨의 특별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활용품을 만드는 압화공예는 매주 수요일에 진행되며 이론 교육 및 생화 말리기, 꽃물 올리기를 통해 기초(초급·중급·고급단계)를 배우고, 초급단계에서는 부채, 핸드폰줄, 열쇠고리, 컵받침 등 압화를 이용한 각종 생활용품을 만들어 간다”며 할말이 더 있다는 듯 끝 맺길 주저한다.

압화는 긍정적 기능이 많다. 주부들의 여가선용은 물론 압화를 배워 창업까지 도모할 수 있고 아이들은 집중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교육과정으로도 제격이다.

때문에 그는 자연의 향기를 담아낸, 자연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압화임을 자신있게 말한다.
처음, 농원에 자생식물을 키우는 과정도 그로서는 너무도 힘드는 작업들이었다.

현재, 국내에는 850여종의 자생식물이 서식중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중 농원에는 줄잡아 400종 이상이 서식돼 있다. 이 모두 지식은 미천했지만 열정과 노력에 의해 심어지고 키워진 식물들이다.
때문에 그에게는 자식만큼 사랑스럽고 소중하다.
당시, 흔히 찾아 볼 수 있던 풀 한포기가 3천원 정도 했고 특이한 수종은 그나마 돈을 주고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던 때도 많았다.

발품을 팔아가며 양재화훼단지, 청계산 꽃단지 등 여기저기를 찾아 다녔다. 이렇게 4년 동안 모은 자생화가 농원의 주된 자산으로 지금 온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꽃에 대한 애정은 그의 태생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곳이 원주 시골동네다. 농촌생활을 하면서 식물을 접했고 또 농사짓는 모습들을 보아왔던 그다. 군 복무때에도 식물에 대한 애정이 특별해 항상 화초를 겉에 두고 생활했다.
퇴직후 여러 농사를 해보았지만 결국 꽃을 찾게 됐고 지난 4년전, 꽃으로 단장된 농원을 만들기 시작, 지난해 일반에 선보이게 됐다.

그에게는 소박한 꿈이 있다.
하나는 전원 내음 그윽한 농촌에서 흙과 함께 지인들과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이요 또 하나는 서원마을이 녹색농촌마을로 선정되는 것이다. 그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찾아가는 길

자가용=여주시외버스터미널→신륵사→지방도 345번을 타고 양평방면으로 20여분→서원2리→외편으로 가나농원


◇주변 가볼만한 곳
신륵사(silleuksa.org 031-885-2505 여주군 북내면 천송리 282)
여주세계생활도자관(www.wocef.com 031-884-8644 여주군 북내면 천송리 신륵사 입구)
목아박물관(www.moka.or.kr 031-885-9952~4 여주군 강천면 이호리 3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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