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고 싶은, 살고 싶은 마을 ‘백세밀’

대전에서도 가장 서쪽에 위치한 대전광역시 유성구 세동, 계룡산이 포근히 감싸고 있어 아늑함이 느껴진다. 굽이굽이 개울가 물줄기를 따라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보니 마을 초입에 마을을 지키는 큰 나무 한 그루와 주민들이 쉴 수 있는 의자가 놓여 진 소공원이 보인다. 그 뒤로 작은 돌담길과 담에 그려진 벽화들에서 시골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소박하지만 활력 넘쳐 보이는 이곳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다른 마을과 다른바 없는 평범한 농촌마을이었다. 이 마을이 활기를 띄기 시작한 것은 마을주민들이 마을을 살려보자며 자발적으로 나서서 백세밀영농조합법인(이하 백세밀/대표 김종우)을 설립하면서부터이다. 백세밀은 우리밀 특화 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소득증대 마을로 발전시켰다.

# “마을공동체 이루니 소득이 쏠쏠”
▲ 밀사리 체험하는 아이들
백세밀은 세동 중에서도 상세동이라 불리 우는 마을에 위치해 있다. 총 70가구가 옹기종기 부락을 이루고 있는데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또한 계룡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인근 지역에 비해 온도가 2~3도 가량 낮아 농사환경이 많이 열악한 실정이다. 바로 앞마을인 중세동만 해도 비닐하우스에서 채소재배를 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상세동은 비닐하우스 농사도 여의치 못한 상황. 대부분 쌀농사를 지었지만 큰 소득원이 되지 못해 주민들의 삶은 더욱 퍽퍽해져갔다.

그러나 지난 2008년 백세밀이 설립되면서 마을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주민 8명이 주축이 되어 마을을 활성화시키고 농가수익을 올려보자고 나선 것이다. 우선 백세밀은 마을특화사업으로 우리밀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생산한 우리밀을 가공해 국수를 판매했고 4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마을주민들이 하나 둘씩 동참하며 현재 30여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는 마을 농가수의 거의 대부분으로 농사짓는 농가는 모두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김혜영 백세밀 사무장은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쌀농사와 밀농사 이모작을 하고 있는데, 밀은 백세밀에서 전량 수매하고 있어 판로가 확실하기 때문에 걱정 없이 밀농사를 짓고 있다”며 “주민들은 밀을 재배함으로써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 마을사업, 농촌의 새 활력소 되다
백세밀은 우리밀을 이용해 국수를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 밀쌀, 현미찹쌀, 밀가루, 부추국수 등을 판매하며 짭짤한 수익을 창출했다. 또한 마을을 알리고, 우리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체험도 진행했다.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우리밀 재배 체험, 우리밀을 활용한 쿠키, 칼국수, 진빵 만들기 체험, 누룩 만들기, 여치집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은 흔히 볼 수 없는 밀 구워 먹기. 밀밭 밟기도 체험의 별미다.

또한 황토농가숙박과 농가맛집도 운영하며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 즐거운 체험, 건강한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러한 백세밀의 활약은 지난 2011년 전국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됨에 이어, 같은 해 농촌체험 휴양마을로 지정되기에 충분했다.
김 사무장은 “마을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리밀 마을특화사업의 큰 기동력이 됐다”며 “마을공동체를 이루니 마을이 활성화되고 마을소득증대 마을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농촌형 전원 부자마을 만들 터”
▲ 우리밀로 만든 백세밀 제품
난해 백세밀을 찾은 방문객 수는 3500명. 그러나 비공식적으로 백세밀을 찾는 사람들을 헤아리면 1만명이 넘는다. 백세밀이 위치한 세동이 등산로로 유명한 수통골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백세밀은 방문객들이 그저 지나치는 것이 아닌 마을 소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 가공품을 진열하고 있다.

우리밀 가공품 뿐 만아니라 동네 어르신들이 직접 담근 장류, 장아찌 등 다양한 가공품들을 판매하며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김 사무장은 “우리밀 가공사업과 체험휴양마을 운영을 활성화 하여 마을소득 향상은 물론 마을 기반환경과 주거환경을 개선해 농촌형 전원 부자마을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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