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라는데 비가 오지 않아 걱정이다. 이른바 ‘마른 장마’가 지난 6월 이후 계속된 탓에 강원, 경기, 충청, 경북 등 중부지방에 때이른 가뭄이 농업인 가슴을 새카맣게 태우고 있다. 당초 기상청은 여느 해와 달리 장마가 일찍 찾아와 폭우, 태풍 등 이상강우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6월 이후 한 달 보름이 지난 현재 중부지방의 평균 강수량은 114.2㎜를 기록했다. 평년 268.4㎜의 43% 수준이다. 이 때문에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이 평균 4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부 지역 저수지는 물이 말라 거북등처럼 바닥이 갈라지고 감자, 들깨, 고추, 콩 등 농작물이 타죽어가고 있다. 뿐만아니라 식수가 부족해 물을 길어다 제공하는 지자체도 생겨났다.

이런 상황은 ‘104년만의 가뭄’이 들었던 지난 2012년보다 열악한 상황이라고 한다. 오히려 더 심각한 상황이 예견되고 있다. 따라서 해당지역 지자체와 관련기관이 그동안 준비해왔던 가뭄대책으로 해갈시키고 있지만 아직은 이렇다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뭄 초기단계인데다 계절적으로 장마인 때문에 자연적인 해갈을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대처가 아쉽긴 하지만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정부나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가 오고 안오고는 ‘하늘의 소관’이겠지만 예측가능한 모든 상황에 맞게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은 ‘인간의 소관’이기 때문이다.

기억컨대, 지난 2012년에 대부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준비태세를 갖춘 것으로 안다. 또한 지난 겨울 눈이 적었고 봄비도 적어 가뭄을 예상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아직 가뭄초기라 하더라도 가용한 모든 시설, 장비를 동원해 가뭄지역 해갈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지금보다 더 심한 경우가 닥쳤을 때를 대비한 훈련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준비를 해놨다고 하더라도 혹여 놓친 지역이나 추가 설비가 필요한 곳은 없는지, 농작물은 둘째 치더라도 식수는 부족하지 않게 공급할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가뭄에 대처하는 적극적인 자세와 유비무환의 준비태세가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