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쪽’ 천연염색 명맥 잇는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여름에도 얼음이 박힌 것처럼 시원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라 하여 그 이름도 ‘어름박골’인 이 마을에서는 젊은 귀농인을 주축으로 마을주민들이 뜻을 모아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기업인 ‘어름박골 쪽빛마을(이하 쪽빛마을/대표 김성동)’은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쪽을 재료로 발효 쪽 염색과 체험, 염색제품 생산ㆍ판매를 해 마을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쪽빛으로 마을주민 하나 되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굽이굽이진 작은 길을 따라 가다보니 산골짜기 아래 5가구 정도가 옹기종기 모려 사는 작은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여느 농촌마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지만 이 마을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이 특별함은 마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쪽빛마을 김성동 대표가 지난 2007년 귀농하면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지난 1998년부터 과천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천연염색을 교육해오다 ‘발효 쪽(indigo)’에 대해 더욱 깊은 연구를 위해 이 마을로 귀농했다. 이후 마을주민들에게 노는 땅을 빌려 쪽을 직접 재배했다. 생전 ‘쪽’에 대해 알지 못했던 마을주민들은 김 대표를 통해 쪽을 알게 됐고, 지난 2013년 마을기업을 설립하고, 한국천연쪽협동조합을 설립하며 이 마을은 발효 쪽염색의 메카로 급부상했다.

히 쪽빛마을은 도산 안창호 정신을 계승, 마을을 이끌어 주는 할아버지와 작은 조각들을 이어 멋진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규방공예가 할머니, 야생화분재 전문인 할머니, 쪽제품연구가, 조각가 등 다재다능한 마을주민들이 똘똘 뭉쳤기에 더욱 빛을 바랬다.
마을의 최연장자이며 마을기업 감사를 맡고 있는 이진환 할아버지는 “마을주민들이 귀농한 김 대표를 믿고 지지해주는 것은 마을을 헤하려하는 것이 아닌 살리려했기 때문”이라며 “마을 환경을 헤치려 하지 않고 마을주민들을 배척하지 않으며, 우리 전통을 살리려는 젊은이의 뜻이 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할아버지는 “농촌마을에 귀농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환영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농촌이 제자리에 있을 수 없으며, 만약 변하지 않는다면 농촌에는 더 이상 젊은 인력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농촌마을은 점점 죽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름다운 색과 향균ㆍ살균력 탁월

쪽빛마을에서는 마을주민들과 함께 재배한 쪽을 재료로, 천연염색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천연염색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쪽빛마을에서는 2500평 규모에서 쪽을 재배하고 있는데, 기계화가 되지 않아 모두 사람 손을 요한다. 이때 마을주민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쪽은 1년생 염재식물로 맑고 푸른 청색색소를 얻을 수 있는데, 아름다운 색뿐 아니라, 살균력과 항균력이 뛰어나 예로부터 옷이나 귀하게 보존해야하는 문서의 염색에 많이 쓰여 왔다. 또한 시원한 쿨링도 있으며, 햇볕이나 세탁에 쉽게 탈색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쪽을 재배하고 염료를 뽑아 염색하는 천연기술은 전통염색기법 중에서도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김 대표는 “대부분 일반인들이 접하는 것이 약품 처리한 것이 많은데, 그 만큼 발효 쪽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고 까다롭기 때문”이라며 “발효 쪽이 어렵지만 그래도 우리 전통을 지키기 위해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발효 쪽 염색 제품화 성공

쪽빛마을은 쪽으로 염색한 손수건을 비롯해 스카프, 베개, 핸드메이드 인형, 특허 받은 건강안대, 남성팬티, 여성 언더웨어, 인견이불 등 다양한 제품화해 쪽 염색을 알리고 소득창출을 하고 있다.
현재 이 제품들은 이천시 공동브랜드로 선정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과 서울 목동 행복백화점, 마장프리미엄 휴게소 등에 유통되고 있다.
김 대표는 “마을기업 수익의 15%는 지역사회에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며 “또한 매출액의 3분의 1은 마을의 다양한 시설 확충과 마을 발전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페이지 : www.indigonar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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