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친환경 포도 생산

경기도 군포시 속달동. 벽화마을을 지나 갈치저수지로 올라가는 길에는 직접 수확한 포도를 직판하는 몇몇 농가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 가운데 재식이네농원이 있다.

재식이네농원은 1,300여평의 밭에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데 화학비료를 치지 않고, 거름과 퇴비도 직접 만들어 쓴다. 그래서인지 공판장에 포도를 납품하지도 않고, 인터넷 판매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밭에서 직판으로 다 판매하고 있다.

그날 딴 포도는 수리산을 이용하는 등산객이나 갈치저수지를 찾는 사람들이 다 소비하는 것이다. 포도농사를 지은 지 7년째, 값싸고 믿을 만한 포도라는 사실이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탔고, 직판으로만 완판을 해내고 있다.

석경자 대표는 “포도 재배는 3월부터 일이 시작돼 8월말이나 9월초에 따기 시작한다”면서 “지역에서 품질 좋은 포도를 생산하는 것은 생산자나 소비자에게 모두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석 대표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로컬푸드를 실천하고, 푸드마일리지를 줄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포도는 아침에 잘 익은것만 따서 그날 판매하는 것이다.

또 이날 동행한 군포시 고재영빵집 고재영 대표도 “마트나 택배로 농산물을 사 먹을 수도 있지만 재식이네농원처럼 가까운 거리에 농원이 있으면 저렴하게, 싱싱한 상태로 즐길 수 있다”면서 “대규모가 아니라도 제철에 건강하게 키운 채소나 과일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농가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석경자 대표는 원래 남편과 함께 벼농사를 지었다. 앞서 말한대로 포도를 재배한지는 7년인데 작목을 바꾼 이유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서는 노후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올 해 환갑을 바라보는 석 대표는 대다수의 나이 또래처럼 자식들을 다 출가시키고 부부만 생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큰 돈 보다는 적더라도 안정적이고, 노동력도 조금 줄일 수 있는 작목을 선택한 것으로 보였다.

석 대표는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큰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다”면서 “두 식구 부족하지 않게 생활할 수 있는 정도의 소득만 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또 “농사에 정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지금부터 몇 년은 즐겁게 생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농업인이 35.6%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노동력과 수익을 통해 안정적인 노년생활을 유지하려는 실버농업의 개념을 석 대표는 실천하고 있었다.
끝으로 석 대표는 “별로 볼 것도 없는데 찾아와줘서 고맙다”면서 “재식이네농원의 생각은 품질 좋은 포도를 값싸고, 신선하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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