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성 현
국립산림과학원장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올해 나무 심기 행사도 빨라졌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 특히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고, 얼마 전에는 일흔 번째 맞는 식목일이 지나갔다. 식목일은 ‘국민 식수(植樹)에 의한 애림(愛林) 사상을 높이고 산지의 자원화를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이날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국가가 제정한 날이다.

오늘날까지 우리는 약 600만ha(여의도 면적의 2만690배)의 헐벗은 땅을 숲으로 가꾸었다. 초목(草木)이 없던 나지(裸地)가 한국전쟁 직후에 무려 332만ha에서 2014년에는 19만7000ha로 줄어들었다. 그 동안 국민 1인당 100그루의 나무가 심겨져 약 65억 그루 이상의 나무가 숲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를 산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의 부피(林木蓄積, 임목축적)로 환산해 보면, 1952년 5.6m3/ha에서 2010년 125.6m3/ha로 2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일류의 울창하고 아름다운 산림부국으로 진입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우리나라의 공익적 가치를 2010년 기준으로 약 109조원으로 평가하였다. 우리의 산림은 목재나 식·약용식물 등 다양한 임산물 제공은 물론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아름다운 경치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환경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울창해진 숲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하는 홍수, 가뭄, 산사태와 같은 자연재해도 예방한다. 특히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범지구적으로 인류의 삶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다. 이러한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능이 우리의 숲에도 있다. 보다 풍요로운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있는 숲에 대해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혁명 전에 비해 38%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화석연료 사용과 산림개발을 통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했다. 2012년 기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약 6억8800만CO2톤으로 1인당 배출량은 약 14CO2톤이다.

 국민 한 사람이 평생 배출한 양(평균수명 81.2세 기준)은 1137CO2톤인 셈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국민 1인당 몇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하는가? 어림잡아도 매년 130여 그루의 나무(소나무 기준)를 심어 40년 동안 키워야 하고, 평생 1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 숲은 유일한 탄소흡수원으로, 연간 5500만CO2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번 식목일을 전후로 국민들과 전국 곳곳에서 나무 나누어주기 행사와 나무심기를 추진했다. 특히 올해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남쪽 지방에는 후박나무, 붉가시나무, 동백나무 등 난대성 수목을 중심으로 나무가 심겨졌다.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나라꽃 무궁화를 비롯해 밤나무, 헛개나무, 고로쇠나무 등 돈이 되는 나무도 포함하여 전국 2만2000ha에 걸쳐 5200만 그루를 심는다. 이는 산불과 소나무재선충병으로 훼손된 산림을 복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산림녹화성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1인당 GDP가 한국전쟁 직후 66불에서 3만불에 진입하여,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는 수혜국가에서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로 발전했다. 광복 70주년과 더불어 제70회 식목일을 맞이하여 이제는 산림녹화와 경제성장 선진국으로서 대한민국 미래의 100년을 준비하는 전환의 시기이다. 통일을 대비하여 헐벗고 황폐한 북한의 산림복구를 위해 적극 지원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나무는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이다. 식목일을 전후로 따뜻한 봄맞이와 함께 포근한 흙내음을 맡으며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 보자. 살아있는 천연 탄소저장고인 울창한 숲에 우리의 사랑도 함께 심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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