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규 호
농촌진흥청 기후변화생태과장


기후변화는 이제 과학자들만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병충해 발생 증가, 고온에 따른 스트레스 및 가뭄, 폭우 및 폭설로 인한 피해 등 우리 생활에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 인류의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농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12년 세계 곳곳에 나타난 가뭄으로 인한 옥수수와 밀 생산량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곡물가격의 급등을 초래 하였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위험성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제사회는 이미 1992년 6월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여 1994년 발효 하였다. 본 협약은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시스템의 변화를 방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온실가스 농도를 안정화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와 함께 오존으로 인한 식량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층권의 오존은 태양광과 함께 지구 표면으로 들어오는 많은 양의 자외선을 차단하여 지구 생명체를 자외선 피해로부터 막아주는 방어벽 역할을 한다. 이와 달리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배출된 대기오염 물질들로 인하여 생성되는 지구 표면의 오존은 인체 및 동식물에 나쁜 영향을 준다. 

지표면에서의 오존 생성은 태양광 세기가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에 계절적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광도가 강하고 바람이 잔잔한 시기에 오존 발생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질소산화물과 같이 오존 생성에 영향을 주는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은 조건에서 농작물의 오존 피해를 주의해야 한다.

오존은 농작물에 상당한 손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 중의 오존은 식물체 내로 침입하여 세포막 구조와 투과성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세포내 효소와 세포 기관에 작용하여 주요 대사 과정과 엽록체 기능을 저해하여 피해를 준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오존의 일반적인 피해 증상은 벼의 경우, 잎 표면에 회백색 또는 갈색 반점의 형성이다. 광도가 높은 조건에서는 은백색의 미세한 반점이 나타나며, 광도가 낮은 조건에서는 적갈색의 반점이 생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 피해로는 오존으로 인해 식물의 주요 기능이 손상을 받아 결과적으로 식물체 잎으로부터 양분이 빠져 나가게 되고, 토양으로부터 물이나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하여 생장이 억제된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영국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표면 오존은 식물의 생장을 손상시킨다. 손상된 식물은 광합성 능력이 저하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가 저하됨으로 인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화석연료 사용으로 대류권 오존이 증가함에 따른 농작물 생산량 감소를 경고하면서 오존의 오염도와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들을 파악하는 것이 다가올 미래에 대한 농업 경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오염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오염물질 배출을 규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책이나 오존은 일반적인 대기오염 물질들과는 달리 대기 중에서 이차적으로 반응하여 만들어진 물질이므로 이러한 직접적인 규제가 어렵다.

오존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질소산화물과 같은 원인물질들의 배출을 규제함으로써 오존 생성을 억제하거나 농업적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서는 질소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칼리비료 사용을 늘려 작물 피해를 줄이는 노력과 함께 최근 실시되는 오존 예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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