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보다 값진 시골살이…“우린 농촌으로 유학간다”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이 망까지 말타기 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선생 김봉두 OST, 자전거탄풍경의 보물 中 한 소절> 이 노래는 한때 개그콘서트의 유명 코너였던 ‘골목대장 마빡이’의 테마곡으로 더 잘 알려진 곡으로, 그때 그 시절, 너른 들판, 뒷산, 논밭 등 마을 전체를 놀이터 삼아 놀던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자연 속에서 뛰어 놀던 때와 다르게 현재는 어떨까? 현대 아이들은 각박한 도시에서 학교, 학원, 집만 오가며, 놀이라고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게임이 전부다. 친구들과 살 부대낄 일이 별로 없다. 당연히 아이들 인성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 ‘농촌유학’이다.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에 위치한 한드미마을(대표 정문찬)은 농촌유학센터,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연의 넉넉한 품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한드미마을에서 아이들은 자연을 닮아가며 푸르게 자라고 있다.

#철없이 놀다보면 철이 든다
농촌에 아이들이 없어 폐교되는 학교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한드미마을은 다르다. 오히려 학생수가 늘고 있다. 한드미마을이 9년 전부터 농촌유학센터를 운영한 성과다. 최근 들어 농촌유학센터가 주목을 받는 것에 볼 때 9년 전부터 시작한 한드미마을이 농촌유학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드미마을은 처음 12명의 학생으로 시작해 현재 48명의 유학생이 있다. 한때는 폐교 위기에 놓였던 대곡분교가 오히려 본교보다 학생수가 많아졌다. 또한 농촌유학을 온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아 계속 농촌에 있길 원하며 초등학교뿐 만아니라 중학교의 폐교도 막았다.

촌유학이라고 해서 일반학교와 교과과정이 다른 것이 아니다. 과정은 똑같다. 그러나 방과후에는 큰 차이를 보인다. 아이들은 사물놀이, 염색, 밴드, 농촌체험생태학습 등 도시아이들은 따로 돈을 주거나 오랜 시간을 내서 해야 할 것들을 한드미마을에서는 마음껏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 부모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한드미마을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

아이들은 아토피 등 건강을 위해, 성격을 개선하기 위해, 맞벌이부모가 아이를 맞길 곳이 없어서 등 한드미마을의 농촌유학센터를 택하고 있다. 보통은 부모, 즉 타의에 의해서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저 우리아이가 공기 좋은 곳에서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드미마을에 보낸다. 그런데 부모들이 예상하는 것 이외로 아이들은 한드미마을을 통해 건강뿐 만아니라 내적으로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정문찬 대표는 “요즘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살 부대끼며 뛰어놀 시간이 거의 없는데, 한드미마을에서는 24시간을 형, 동생, 친구들과 동고동락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절로 배우게 된다”며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부모들도 이런 것까지 바라고 유학을 보내지 않지만 아이들은 공동체 생활을 통해 스스로 배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농촌ㆍ생태체험 진행…사람 북적이는 마을
한드미마을은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농촌유학 1번지로 손꼽히고 있다. 그런데 사실 한드미마을이 처음 유명세를 탄 것은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면서부터다.
한드미마을은 지난 2000년에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됐다. 처음 체험마을을 도입한 체험마을 1세대
였다. 하루에 3만명이상이 한드미마을을 다녀갈 정도로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인적이 뜸했던 마을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활기를 뗬다. 이후 한드미마을은 현재까지도 많은 체험객이 찾을 정도로 성황리에 운영하고 있다. 한드미마을은 가장 농촌다운 모습을 체험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생태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촌체험과 자연에서 나는 친환경 먹거리 체험, 자연물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또 여름캠프, 겨울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한드미마을에서는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싱싱한 농산물이 재료가 돼 밥상에 올라온다.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 있게 한식부페로 차려 인기가 좋다.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한드미마을
한드미마을은 농촌유학센터와 농촌체험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한드미마을은 오랜 준비 끝에 2012년 TUV라인란드로부터 대한민국 농촌마을로는 처음으로 에코빌리지로 인증 받은 것.

에코빌리지 인증이란 여행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친환경적이고 쾌적한 관광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관광 관련 사업 기업에 인증서를 수여하는 심사다. 개인이 아닌 마을공동체로 에코빌리지로 한드미마을이 인증 받은 것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최초이기에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한드미마을이 오랜 시간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많은 체험객을 유치할 수 있었단 것은 ‘안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정 대표는 말한다.

정 대표는 “항상 키워드를 선정하고 목표를 정해 다음을 준비하고 있는데, 처음 키워드는 ‘체험’, 두 번째는 ‘농촌유학’, 세 번째는 ‘먹거리’였다. 그리고 지금은 ‘주민복지’를 키워드로 잡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한드미마을이 지금까지 자리를 잡기까지 가장 큰 역할을 해온 것이 마을주민들인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마을어르신들이 연료비 걱정안하고, 밥 걱정안하고 평생 살아온 터전인 한드미마을에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다음 계획을 밝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마을주민들의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한드미마을의 미래가 기대된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