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범 승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2015년 농업계의 가장 큰 뉴스거리는 단연 한중 FTA체결이었다. 현장에서 농업인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적지 않다. 가격 하나만 놓고 보았을 때 우리는 중국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조건이 가격이 아니라면 어떨까?

중국 고소득층이 약 1억명 정도인데 이들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대한민국만한 시장이 두 개 더 생기는 셈이다. FTA 체결로 우리 시장이 개방되었다면 우리도 상대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걸 기회로 삼아야 한다. 위기감으로 위축되기 보다는 창조적인 역발상의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농촌진흥청은 전략적으로 농업과 ICT(정보통신기술), BT(생명공학기술)등 첨단과학기술을 융복합해 농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생산에서 가공·유통·체험·관광을 아우르는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추진해 농가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인 고창의 복분자의 경우 연간 1천2백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딸기, 감귤 등 수출대상국 맞춤형 기술 개발로 각각 홍콩, 영국에 수출하고 있어 해외시장 개척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시설원예작물에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농작물의 생육환경 관리를 자동화하는 스마트팜 모델은 한국형 정밀농업의 청사진이다. 이 모두가 시장개방에 따른 농업의 위기를 한국 특유의 기술을 통한 대응전략으로 꼽을 수 있다.

덴마크, 네덜란드는 모두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작은 나라이지만 농축산물을 명품화하여 당당히 농업강소국이 된 나라들이다. 이러한 성공의 핵심에는 국가는‘농업은 바로 첨단복합산업’이라는 미래가치로 인식하고 연관산업이 발달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였다. 민간부문은 농업도 전문기업이라는 경영인의 자세로 품질 혁신을 위한 평생학습을 당연히 생각하고 정부 정책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노력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무엇보다도 이들 국가의 선진화된 농업연구·지도·교육시스템과 각 주체간 협력 인프라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농촌진흥청을 포함한 지방농촌진흥기관은 해마다 새해농업인실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농업인을 대상으로 1~2월에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 참가수가 30만명에 이른다. 농업인의 학습열기는 그 어느 산업군보다 높다. 교육내용에는 새롭게 개발한 농업신기술, 소득을 높여줄 경영·마케팅기술,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 생산기술이 돋보인다. 태풍, 폭설, 저온, 일조부족 등 기상재해대응 관련기술까지 현장에서 요구되는 기술이 강조된다. 특히 변화하는 농업정책과 선제적 국가대응이 필요한 가축방역 등 정보 접근기회가 부족한 농업인에게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시장으로 나갈 국내육성 우량품종 재배기술도 인기과정이다.  ICT융합기반으로 시설원예작물의 정밀관리가 가능한 스마트팜 기술은 그 중 백미라 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사업을 도전하는 창업농업인에게는 자신의 사업을 비즈니스모델 차원에서 다시 세울 수 있는 교육이 전국에서 이루어진다.이 모든 교육내용에는 개방화 시대 우리 농업의 전략과 대응방안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전국의 최고 기술수준의 강사중심으로 농업인들의 교육을 진행하는데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오늘날 농업은 식량을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첨단산업까지 융합하여 높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업화의 보물창고라 할 수 있다. 농업의 새로운 변신을 위해 필요한 농업환경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며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습득하는 학습노력은 한국농업의 강점이자 새로운 경쟁력이다.
새해에 실시하는 새해농업인실용교육을 통해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나름 영농설계를 해본다면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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