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동 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 연구관


완연한 봄이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러하듯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봄의 전령사들인 매화, 산수유, 개나리 등이 연이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요즈음이다. 인삼을 연구하는 우리 시험포장에서도 묘삼을 캐는 등 사업 준비가 한창이다. 오늘도 동료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데 한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연락을 해보니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감기·몸살이 걸려 하루 쉬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날씨를 보일 때가 있다. 일교차가 큰 만큼 건강에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봄은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기는 하지만 심한 일교차로 몸의 적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봄에 한랭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성장함으로써 북서 계절풍이 불어와 기온이 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하는 꽃샘추위가 나타난다. 이런 환절기에 우리 몸은 빠른 계절 변화에 대한 적응기간 동안 일종의 신체 생리적 불균형 상태에 놓이게 되어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고 쉽게 피로가 쌓이게 된다. 그로 인해 감기와 같은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모든 질환이 그러하듯 질환이 발생한 후에 처리하기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균형 있는 영양관리를 통해 질병으로부터 스스로 저항력을 지키는 것이 가장 좋다. 이와 함께 인삼 복용을 권하고 싶다.

인삼은 사포닌이라는 중요 생리활성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소화기와 호흡기 등 주요 장기의 기능을 높여 원기를 보강함으로써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사포닌 성분이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높여서 각종 질병으로부터의 침입을 예방하고 병에 걸린 경우에도 빨리 낫게 도와준다.

우리나라의 고려인삼은 그 효능의 탁월함으로 세계적으로 최고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신종플루가 대유행하던 2009년 홍삼제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간 이유는 세계인이 고려인삼의 면역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연구진들에 의해 입증된 바 있다.

또한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이탈리아 밀라노의대 스카글리온 교수팀은 임상실험을 통해 인플루엔자에 대한 인삼의 면역 효과와 메커니즘을 증명했다. 총 12주간 진행된 연구에서 위약 복용군과 매일 인삼 추출물을 100mg씩 섭취한 그룹 모두에게 4주차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이후 8주간 인플루엔자 감염과 감기 발생 건수, 면역세포 활성화 정도, 항체역가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인삼추출물 섭취군의 감기 발생률은 13%로 위약 복용균 37%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고려인삼이 독감 바이러스와 신종플루에 대해 저항성을 높여준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기능 외에도 인삼은 홍삼의 경우 피로회복, 면역력 증진, 혈행·기억력 개선 및 항산화 기능이, 백삼의 경우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 기능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외에도 성기능 장애, 항당뇨, 항암, 항스트레스·항피로 등 여러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국내외 연구진들의 동물실험 등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전립선 건강 개선, 뼈 건강 개선 및 스트레스 경감에 관한 각종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들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다면 고려인삼의 수출 확대와 부가가치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환절기에 면역력을 키우는 건강관리법과 함께 인삼을 꾸준히 복용한다면 우리 몸과 정신을 보호하여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삼의 국내 소비와 수출이 주춤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절기 건강을 지키고 국내 인삼 생산자와 산업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삼 복용을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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