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녀’가 된 4남매 엄마, 친환경 콩으로 건강한 된장 만든다

제일 좋은 재료로 만든 몸에 좋은 음식을 가족들에게 먹이고 싶은 것이 모든 어머니의 마음일 것이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전통장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곳이 있다. 전라북도 익산시 금마면에 위치한 ‘황수연전통식품영농조합법인’(대표 황수연/이하 황수연전통식품)이 바로 그곳이다.
황수연전통식품의 황수연 대표는 4남매를 키우며 누구보다도 진실하게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친환경 콩만을 고집하며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전통장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황수연전통식품은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의 취약계층과 소외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4남매 엄마, ‘된장녀’ 되다

스스로 ‘된장녀’라 칭하는 여성이 있다. 황수연전통식품의 황수연 대표가 바로 그 된장녀다. 흔히 된장녀라고 하면 허영심이 가득한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쓰이는데, 황 대표가 말하는 된장녀는 전혀 다른 의미다. 말 그대로 된장을 좋아하는 여성인 것.

그러나 황 대표가 처음부터 된장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황 대표가 된장을 사랑하고 된장에 푹 빠져 살게 된 것은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 대표는 암 선고를 받은 남편의 요양을 위해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 10여년 전 익산으로 내려왔다. 안타깝게 남편은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황 대표는 슬퍼할 시간도 없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홀로 4남매를 키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 그녀의 눈에 들어 온 것이 바로 친정엄마가 담가놓은 된장이었다.

황 대표는 “친정엄마가 본가인 고양에서 익산을 자주 내려와 된장을 담그셨는데, 그 양이 많아져 혼자 먹기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처음부터 장류사업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머니가 좋은 재료만 골라 정성껏 담근 장을 팔다보니 장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장류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좋은 먹거리, 바른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겠다는 포부로 지난 2007년 본격적으로 장류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장류사업이 그리 녹록치는 않았다. 판로가 없어 1년 넘게 실적이 바닥이었던 것. 그러던 중 옥션과 지마켓 등 온라인에 판매를 하게 됐다. 장맛이 입소문 나며 판매가 늘어났고, 옥션과 지마켓의 식품분야에서 1~2위를 석권하며 판매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친환경 콩 이용…건강한 장류 만든다


이렇게 고객층을 확보한 황수연전통식품은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처음 40개의 항아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900여개의 항아리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라고.
이렇듯 황수연전통식품의 전통장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의 마음으로 재료부터 생산·유통까지 전과정을 꼼꼼하게 관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황수연전통식품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재료’다. 때문에 장을 만드는데 있어 재료를 구하는 것에 가장 오랜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 특히 장의 가장 기본 재료인 콩을 고르는데 신중을 기한다.
황 대표는 “우리 장을 먹는 사람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무농약이거나, 제초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콩을 사용하고 있다”며 “직접 농가를 방문해 콩의 상태를 확인하고 먹어보며 콩을 수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콩을 직접 먹어보면 제초제를 뿌린 것은 쓴맛이 나기 때문에 대번 알 수 있다”며 “농가에서는 유난떤다고 하지만, 우리집 장맛을 좌우하는 게 콩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기농 콩은 황수연전통식품에서 직접 재배해 사용하고 있다. 하루하루 잡초와 전쟁을 치르면서도, 직접 재배해야 유기농 콩을 믿을 수 있고 또 그 콩으로 만든 장류도 자신 있게 소비자들에게 내놓을 수 있어 농사를 놓을 수 없다고 황 대표는 말한다.

이밖에 다른 재료들도 황 대표가 직접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고, 맛보며 구매하는 것이 철칙이다. 황 대표의 유난스러운 깐깐함은 이미 소문이 파다할 정도. 이러한 유난은 소비자들에게도 전해져 단골을 만드는 힘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장류에 방부제, 인공조미료 등 화학 첨가물을 전혀 첨가하지 않는다는 것도 황수연전통장류의 철칙이다.

 경쟁력 높이기 위한 끊임없는 제품개발에 주력

황수연전통식품은 소비트렌드 변화와 소비자 니즈에 발맞추기 위해 제품개발에도 끊임없이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결과물이 익산특산물인 마를 활용해 만든 ‘마된장’, ‘마고추장’, ‘마간장’ 등이다. 또한 ‘발아현미된장’과 발아현미된장을 이용해 간편식을 개발한 ‘쉬운발아현미된장’도 개발ㆍ시판중이다. 쉬운발아현미된장은 다시육수와 건미역을 발아현미된장에 첨가해 뜨거운 물에 넣고 끊이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제품으로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개발했다.

이와 함께 황수연전통식품은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황 대표는 “사업초반에 KBS 인간극장에 출연하게 됐는데, 홀로 4남매를 키우는 젊은 엄마가 된장, 고추장을 판매하며 좌충우돌을 겪는 모습에 시청자분들이 많이 걱정해주셨다”며 “그때 많은 분들이 전화해 격려해주시고, 전국 각지에서 농산물과 심지어 2년 넘게 후원을 해주신 분도 있어, 이 사랑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 사회적기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황수연전통식품은 매년 장애인단체와 다문화가정 등에 된장, 고추장 등을 기부하고, 장애인들을 초청해 체험행사를 진행하는 등 온정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일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또한 현재 황수연전통식품은 8명의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는데 이중 6명이 고령자,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이다.

내년에 장류사업 10년차를 맞는 황 대표는 이제까지 해온 일보다 앞으로 해나갈 일이 더욱 많다고 전한다. 황 대표는 “농산물 생산, 가공, 유통, 체험 등을 더욱 체계화해 6차산업을 활성화하여 성공적인 6차산업의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4남매 중에 누가 될 진 모르겠지만, 계속 대를 이어서 전통식품의 명맥을 이어나가 황수연전통식품이 100년 기업이 되길 꿈꾼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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