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특산물 ‘게걸무’로 만든 김치·씨 기름 인기

▲ ‘식생활 우수 체험 공간’으로 선정. 인증 현판을 수여받은 최영환 대표(오른쪽 두 번째)와 마을 주민들.
최근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수입농산물의 개방으로 인한 농업 경쟁력 약화 등 농업문제를 해결키 위해 농업의 6차 산업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수한 농산물 생산, 특색 있는 가공품 생산, 다양한 농촌체험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춰 농업의 6차 산업 선봉에 선 마을이 있다.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에 위치한 ‘이천자채방아마을’(대표 최영환)이 바로 그 곳이다. 지난 2001년 전국 최초로 농촌 전통 테마마을로 지정된 이천자채방아마을은 색다른 농촌체험을 꾸준히 개발하고 마을의 특산품인 ‘게걸무’를 이용한 가공품을 생산하며 대표적인 6차 산업화 마을로 손꼽히고 있다.

연중 색다른 농촌 체험이 즐비

이천자채방아마을은 세종대왕의 큰 형인 양녕대군이 16년 동안 머물렀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마을이다. 또한 왕에게 진상했던 자채벼를 경작한 곳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곳에서 이천자채방아마을은 전통문화체험과 농산물수확체험,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이용한 식문화 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가공식품을 하고 있다.

우선 이천자채방아마을은 다양한 체험이 즐비하다. 옛날에 사용하던 물레방아, 연자방아, 디딜방아 등 방아시설을 볼 수 있다. 또 가족이 함께 하는 전통놀이, 농사체험, 미꾸라지잡기, 시원한 원두막 숙박체험도 가능하다. 계절별로 생산되는 농산물 수확체험도 진행된다.

특히 가을에는 벼 베기, 탈곡, 가마솥 밥 짓기, 이천 쌀 찐빵 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등 가을걷이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천자채방아마을에서는 이밖에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식생활 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게걸무 김치 만들기 체험, 쌀찐빵 만들기, 도토리 오색쌀떡 만들기, 팥양갱 만들기, 고구마묵 만들기, 막장 만들기, 쌀 조청 만들기, 찹쌀부꾸미 만들기, 뚱딴지장아찌 담그기 등 마을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을 이용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보는 체험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이렇듯 이천자채방아마을은 남녀노소 전통 식생활 체험기회를 넓혀 농업ㆍ농촌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있어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식생활 우수 체험 공간’으로 선정됐다.

이천자채방아마을 김미경 사무장은 “이천자채방아마을은 농촌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서 “단순하고 일률적인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색다른 농촌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체험 개발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특산물인 '게걸무’로 가공품 만들어


알찬 체험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이천자채방아마을은 최근 지역 특산물인 ‘게걸무’로 또 다시 도약하고 있다.

원래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벌레나 바람이 들지 않아 일명 ‘게걸이’라고도 불리는 게걸무는 오래전부터 이천지역에서 생산됐던 토종무다. 이천자채방아마을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게걸무를 이용해 게걸무 씨 기름, 무청을 생산하고 있는 것.

김 사무장은 “옛 말에 남으로 장호원 다리를 넘어서 안 되고, 이천 넋고개를 넘으면 안 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게걸무는 이천지역에서만 생산되는 특산물”이라면서 “집집마다 게걸무를 조금씩 심어 김치와 장아찌를 담가 먹었는데, 이 게걸무를 우리 마을에서 가공제품으로 특화시킨다면 농가 소득을 올리는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게걸무의 모양은 강화의 순무 같기도 하지만 순무보다 크기가 작고 더 단단하며 톡 쏘면서 고소한 맛이 난다”면서 “이천자채방아마을에서는 게걸무를 이용해 김치와 무청을 만들고 있으며, 게걸무 씨로는 기름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씨 기름은 예부터 천식이나 폐질환에 효능이 있어 약에 활용됐다하며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천자채방아마을에서는 최근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농특산품 포장디자인 공모전에서 군량게걸무 기름 포장디자인이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창의성, 상품성, 완성도, 효과성 등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다양한 마을사업 추진으로 일거리 만들 것”


이천자채방아마을은 앞으로도 색다른 농촌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체험객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올해는 말산업 창조마을로 지정받은 만큼 말 관련 관광 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사무장은 “지금 말 관련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특히 승마 체험을 한 말을 원격으로 볼 수 있는 원격 말 돌봄 서비스를 도입해 체험객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자채방아마을은 마을기업 설립 등을 추진해 마을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들이 들어오고 싶은 농촌마을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한 고령인구가 많은 농촌의 특성상 공동작업장을 만들어 마을 어르신들이 함께 일하고,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김 사무장은 “우리 마을도 점점 고령화되고 있어 언젠가는 마을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일거리를 만들고, 주민들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마을사업을 만들어 마을주민들이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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