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우리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새해는 밝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정치와 경제의 불안은 높아지면서 농업계에 또 다른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 농업계가 매년 어려움을 더하지 않은 해는 없었다. 내적으로는 지난한해 정치권 소용돌이 속에서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되어 국내농산물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2조원에 가까운 사상 최악의 농가 피해가 발생했다.

또 국제적으로는 세계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한 국가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우방과의 공유하는 가치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신보호무역주의가 표방되면서 농업의 대·내외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 우리농업은 내우외환의 위기를 겪고 있다.

그동안 우리 농업은 경제 발전과 시장경제 논리에 많이 좌우되어온 것은 사실이다. 농업정책 또한 농업소득을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경쟁력만 강조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농업·농촌에 대한 비전과 목표를 새롭게 재정립하고 농촌의 가치와 농업인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현 농업의 위기는 어쩌면 정부의 잘못된 정책 집행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정부의 농업정책이 재정형편만 고려하여 세우다 보니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농업정책을 세우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농업계와 전문가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런 농정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전환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정부와의 충분한 공감대를 얻지는 못했다.

농업·농촌이 어려움을 더할수록 우리 농업과 농촌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농업은 21세기에도 우리가 지키고 가꿔야  할 중요한 산업 자산이다. 농업인들 또한 현재 농업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를 가다듬어야 한다. 농정당국 또한 농업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농업인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올 한해도 우리 농업·농촌은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농업에 드리우고 있는 어둠은 우리 농업인의 힘만으로는 이겨나가기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농업인 스스로가 길을 열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시작은 개혁과 변화에서 시작된다. 2017년 새해에는 농업인에게 희망이 있고 농촌에 새로운 활력이 넘치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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