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스런 원칙으로 변함없는 장맛


집집마다 집 뒤편에 가지런한 모습으로 놓여 있는 장독대는 정화수를 떠 놓고 촛불을 켜고 집안의 안과태평을 기원하던 곳이었다. 그 이유는 장독대가 집안에서 가장 신성한 곳이었을 뿐 아니라 온 가족의 먹고사는 음식의 맛을 내는 고추장, 된장, 간장, 김치 등을  보관하는 곳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기도 용인시 성주리 된장은 어머니 고성주(75) 대표의 정성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장맛에 아동복디자이너였던 딸 김수미(45) 실장의 젊은 감각이 더해져 완성됐다.

2011년부터 소비자에게 선을 보인 성주리 된장은 고성주 대표의 60년간 지켜온 전통비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여기에 고 대표의 고집스런 원칙에 변함없는 맛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고 대표는 “된장을 담그면서 꼭 지키는 원칙이 있다”며 “가격을 위해 제품의 품질을 낮추지 않겠다는 것과 친환경으로 농사지은 100%의 햇콩을 사용해 변함없는 일정한 맛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성주리 된장은 재료뿐 만아니라 된장을 담그기까지의 과정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무쇠가마솥에 참나무 장작불로 꼬박 4〜5시간 동안 콩물이 넘치지 않도록 콩을 삶아 3〜4시간 뜸을 들인다. 이렇게 삶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자연바람에 건조시킨 뒤 천연 황토방에서 발효과정을 거치는데 하얀 눈처럼 예쁜 곰팡이가 피면 된장 담그기가 시작된다.

대표는 “메주에 푸른색이나 검은색의 곰팡이는 잡내가 많고 흰색이나 노란빛을 띈 곰팡이가 핀 것으로 된장을 담으면 단백한 감칠맛이 난다”며 “된장 재료로 쓰이는 항아리, 천일염, 물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주리 된장의 맛에는 장독대에도 전통비법이 숨어있다.

“장독대를 만들면서 한가운데 소나무를 심었다”며 “재료와 손맛에 따라 장맛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데 소나무도 장맛에 한몫을 한다. 봄에 소나무에서 송진가루가 날리면서 장맛이 더 깊어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성주리 된장의 또 하나의 특징은 3년 이상 항아리 숙성을 거치지 않은 된장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인지 10년 단골도 많다고 한다.

고 대표는 핵가족, 도시생활 등의 이유로 전통식품이 발전할 미래를 보았다. 그래서 딸 김수미 씨에게 전통발효의 계승을 권유, 전통식품을 젊은 감각으로 풀어가고 있다.
고 대표는 품질관리로 장맛을 지키고, 김수미 실장은 운영을 도맡으면서 온라인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점점 판매가 활발해지고 있다.
김 실장은 어머니의 고집스러운 원칙을 지키며 차별화된 맛 연구로 성주리 된장의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 실장은 “된장은 경험이다. 앞을 보고 원리 원칙대로 천천히 나아가며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차별화된 맛,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으로 이익보다 사람을 남기는 성주리 된장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5년 후 친환경 지역인 양평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콩 재배로 자체 수급이 가능하게 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소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주복로 28-1
홈페이지 : http://www.성주리.kr/
연락처 : 031-334-0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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