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전통 장맛, 명맥 잇는다

농촌여성들이 사회 일원으로서 당당히 활동하고, 권익을 증진시키는데 온 청춘을 다 바친 여성농업인이 있다. 또 현재는 전통장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잊혀져가는 우리 전통음식문화를 계승시키고자 앞장서고 있어 그녀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촌여성운동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품실골전통장문화원’ 최예숙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여성농업인들은 실질적으론 대부분의 농사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만 농업의 주체가 아닌 보조자로 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이런 여성농업인들에게 교육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진출을 권장한 것이 바로 최 대표다.

그녀는 농촌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1983년 농촌여성운동을 최초로 전개한 장본인이다.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성농업인도 배워야 산다”며 농촌여성운동을 주도했다. 이러한 그녀의 행보는 여주시 기네스북에 기록돼 있을 정도라고.

최 대표는 “내 자녀, 또 후배 여성농업인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더 나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농촌여성운동을 시작했다”면서 “특히 여성들의 시야를 넓히기 위해 많은 교육을 진행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농촌여성운동을 시작으로 한국 지역재발사업(CDF) 여성위원장으로서 유니세프사업, 여성 일감 갖기, 농촌주거 환경개선사업을 펼치는 등 여성들이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증대시키는데 많은 공헌을 해왔다.

또한 여주여성성폭력상담실과 학교폭력상담실을 운영하고, 위기가정 무한돌봄사업, 독거노인 돌봄 봉사활동, 소년ㆍ소녀가장 돕기 등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것에 서슴지 않았다.
이와 함께 여주시여성단체협의회 제11ㆍ12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여성들의 복지향상과 여권신장 및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일조했다.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및 권익증진에 기여해온 최 대표는 여주군의회 제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이러한 그녀의 활동으로 지난 2009년 대한민국 사회봉사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 2015년에는 ‘제11회 여주시 여성상’에 선정됐다.

지역의 여성지도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최 대표는 최근 오랫동안 품어온 숙원이었던 전통음식 계승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잊혀져가는 우리 전통 장류의 명맥을 잇기 위해 ‘품실골전통장문화원’을 설립해 장류 판매 및 체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

최 대표는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이용해 ‘느린숨’이라는 품실골 전통장 브랜드로 재래식 된장, 간장, 장아찌를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느린숨 재래식 된장은 화학첨가물이나, 방부제, 색소를 일절 넣지 않고, 100% 국내산 콩과 정제된 국산 소금, 정갈한 물만으로 정직하게 만들고 있다. 또 숨 쉬는 전통 옹기 속에서 3년 이상 전통방식으로 숙성시킨 것만 판매하고 있다. 특히 여주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는 표고버섯을 말려 된장을 만들 때 넣고 있어 감칠맛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또 머위, 두릅, 곰취, 엄나무, 초석잠, 명이, 게걸무청 등 다양한 재료와 약재를 첨가해 장아찌를 만드는 등 건강한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전통음식 체험을 진행하는 등 전통음식을 알리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경기도 따복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올 3월부터 10월까지 매월 한 번씩 귀농귀촌 부모와 아이들을 대상으로 장류체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 년에 한 번씩 고등학생을 초대해 장 담그기 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요새 아이들이 인스턴스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전통 먹거리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면서 “후손들이 우리 전통음식 문화를 이해하고 익히고 우리 음식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계승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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