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농촌살이 모습 글 속에 오롯이 담아요”

“하루 종일 몰아치는 농사일과 집안일을 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왜 힘들게 글까지 쓰냐고요? 행복해지고 싶어서요.”
경상북도 문경시 농암면에 위치한 ‘이음전식품’의 이음전 대표는 글을 쓰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라고 말한다.

농업인의 아내로서, 여성농업인으로서, 또 식품회사 CEO로서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겪었을 터. 그럴 때
마다 그녀를 꿋꿋이 버티게 해준 것이 바로 글을 쓰는 것이었다.

이러한 그녀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수필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회 여성농업인 수기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저 평범했던 농촌 아낙네가 농업의 주체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누구보다도 솔직하고 담담하게 적었고, 생동감 있는 농촌현장의 모습을 잘 그려낸 것이 그녀의 수필을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라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은다.


고된 농사일에 활력이 된 글쓰기

렸을 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이 대표는 틈틈이 자신의 생각과 하루의 일과를 적어 놓기 시작했다. 고향인 경북 예천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또 결혼을 해 남편 고향인 문경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서도 글 쓰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특히 고된 농사일에 유일한 활력이 되는 것이 바로 글을 쓰는 것일 정도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결혼 후 서울살이를 접고 농촌으로 왔는데, 글의 소재가 무궁무진하더라고요. 이러한 다양한 소재들로 글을 꾸준히 썼는데, 결혼 초기에 애지중지 키운 고추의 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속상한 마음에 ‘고추를 말리며’라는 수필을 쓰게 됐죠. 이 글을 공모전에 투고한 적이 있는데, 동상을 수상하게 됐어요. 그저 혼자만의 일기처럼 써왔던 글이 상을 받으니 나도 할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을 얻어 본격적으로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것을 계기로 꾸준히 수필을 써왔고 2003년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또 현재 3곳의 문학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며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뜰에는 수선화’라는 제목으로 첫 수필집을 펴낼 정도로 수필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농산물 부가가치 올리기 위해 가공사업 시작

이 대표는 글을 쓰는 것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본업인 농업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녀는 현재 1만여평의 규모에서 콩, 오미자, 꾸지뽕, 배추 등 다양한 밭작물들을 재배하고 있다. 또 자신의 이름을 딴 ‘이음전식품’이라는 식품회사도 운영하며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올려 소득을 올리는데도 힘쓰고 있다.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피땀 흘려 키운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헐값에 판매될 때에요. 정성껏 키운 내 농산물이 조금이라도 가치를 인정받게 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제 이름 석자를 걸고 가공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특히 이 대표는 콩을 재배하고 있어, 이를 이용해 된장을 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이미 전국에 장류가공사업장이 포진해 있을 정도로 포화상태라는 것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이 대표는 일반 된장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그녀가 재배하고 있던 꾸지뽕을 접목해보기로 했다.
꾸지뽕은 동의보감에서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여성들의 질환에 좋은 약’이라고 기록돼 있을 정도로 그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꾸지뽕 된장’ 개발해 경쟁력 높여

그녀는 이런 꾸지뽕을 활용해 된장을 만들고 있는 것. 우선 꾸지뽕 가지를 6시간 이상 끓여 우려낸 물을 된장의 밑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성분조사를 거쳐 꾸지뽕 우려낸 물의 희석비율을 최적으로 맞춰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완성된 꾸지뽕 된장은 기존 된장보다 1~2% 염도가 낮다고 이 대표는 전한다.

“먹거리를 만듦에 있어 맛이 가장 중요하지만, 여기에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진실한 마음이 더 얹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저를 믿고 제가 생산한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의 신뢰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더 좋은 품질의 된장을 만들어 내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또한 이 대표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지난해 처음으로 수필집을 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농사를 짓고 농촌생활을 하며 느낀 감정과 생활상을 여실히 드러낼 수 있는 글을 써서 꾸준히 수필집을 내는 게 목표에요. 농촌의 생생한 모습을 글을 통해 널리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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