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56만 명 정도의 간암 환자가 발생하고 이중 70% 이상이 아시아 지역이며 한국 중국 일본 등 극동 지역의 간암 발생률이 매우 높다.
국내에서는 매년 만 명 정도의 간암 환자가 발생한다. 간암은 위암, 폐암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발생빈도가 높아 전체 암 발생의 11.3% 정도를 차지한다. 또한 2002년 사망원인 통계연보에 의하면 국내 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3.1명(남자: 34.8명, 여자: 11.3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아 간암 위험지역이다.
예방과 함께 조기에 발견하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는 간암의 명의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창홍 교수(건국대학교 의료원장)의 조언을 듣는다.


간암, 조기발견 ‘관건’

우리 주위에 간암이 많은 것은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B형간염은 모체로부터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가족 내에서 부모나 형제, 여러 명이 B형간염 환자인 경우도 흔하다. 가족 중 한두 사람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고생하는 것을 경험한 환자들은 간질환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포가 매우 심한 편이다. 그러나 간암은 다른 암 종류와는 달리 만성 간염, 간경변증 등 암이 발생하기 쉬운 기존 간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따라서 간암은 얼마나 조기에 발견하는가와 함께 기존 간의 상태가 중요하다.

치료 앞서 예방 절실

간암의 가장 확실한 치료는 조기에 수술로 암종을 포함한 간의 일부를 제거하는 것이다. 동반된 간경변증의 정도가 심하여 수술 후에 간기능의 악화가 예상되는 경우는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하다. 근래에는 영상진단 기술이 발달하여 수술 이외의 알코올 또는 고주파로 종양 부위만을 제거하는 등 비교적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간암의 예방은 만성 간질환의 예방에서 출발한다. B형간염 예방접종과 음주 습관 개선 등의 건강관리가 중요하며, 만성 간질환 환자는 조기 진단을 위한 정기 검사를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신생아 B형간염 백신이 시행된지 15년이 지났고 최근 조사에 의하면 소아나 청소년 층에서 B형간염보유율이 1%이내로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멀지 않은 미래에 간암 발병률이 현저히 감소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신호이다.

아파도 못 느껴

간암은 간경변 환자, B형 간염 보유자 및 간염 환자, C형 간염 환자, 알코올 등 여러 원인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발병 위험이 높은 악성 종양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표현을 한다. 간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상 증상만으로는 조기 진단이 불가능하다. 우 상복부의 통증이나 체중 감소 또는 황달 등이 발생할 수 있으나, 간암에 의해서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이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이다. 따라서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간염 보유자,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 환자들은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여 조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상, 혈액, 조직 검사로 진단

복부 초음파나, CT, MRI, 혈관 촬영 등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에서 알파태아 단백(AFP)이라는 물질이 증가되어 있으면 간암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러한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로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조직 검사를 통해 간암을 확진하게 된다.

확실한 치료는 수술

간암의 치료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술이다. 수술로 간암 부위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이 치료 성적이 가장 좋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서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간기능 상태나 종양의 상태를 고려해서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도 간동맥 화학색전술이나 고주파 열치료 등 여러 가지 효과적인 간암 치료술이 있다. 이러한 치료 방법은 다른 고형암에 대한 치료에 비해 부작용 등이 적고 치료 성적이 우수해 널리 이용된다.

간동맥간 화학 색전술

정상 간세포는 간문맥과 간동맥의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데 반해 간암은 간동맥만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으므로 암조직으로 가는 간동맥에 선택적으로 항암제를 투여한 후 이 길을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종류의 고형암 치료에 비해 매우 효과적이면서 또한 부작용도 적다. 반복적으로 시술하는 경우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다른 치료와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고주파 열치료와 에탄올 주입치료

고주파 열치료는 간암 내로 주입된 주사 바늘을 통해 전극을 삽입하고 전류를 통하면 전극에서 고주파 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을 이용해 간암 조직을 태워 없애는 치료 방법이다. 크기가 작은 1~3개의 간암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매우 효과적이다.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은 주사 바늘로 간암 조직에 순수 알코올을 주입해 화학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법으로 보통 반복적인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항암약물, 방사선 치료

간암이 다른 종양에 비해 항암약물 치료의 효과가 떨어지기는 하나, 간기능이 잘 보전된 일부 환자에서 선택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인다. 방사선 치료 또한 최근 방사선 치료 기술의 향상으로 일부 환자에서는 긍정적인 치료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간이식

간 밖으로 퍼져 있지 않는 간암 (통상 직경 5cm 이하, 3cm 3개 이하)의 경우에는 간 이식을 통해 완치할 수 있다. 특히 간암과 간경변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 간경변까지도 완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국대학교병원은 신축 개원 이후 간암과 간경변이 동반된 환자들에서 간이식을 시행해 우수한 성적으로 보이고 있다.

특효약 없나요

간혹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식품들, 때로는 오히려 심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물질들이 암의 특효약인 것으로 잘못 알려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것에 의존하는 경우 대부분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또는 부작용으로 인한 심한 간기능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이러한 이야기에 함부로 현혹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떤 예방법...

간암은 주로 알코올성, B형 또는 C형 간염 보유자, 간염 환자나 간경변 환자에서 잘 발생한다. 따라서 일단 만성 간질환 환자로 진단되면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경우에 따라서는 CT)와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간암의 치료와 예후 및 재발 여부는 간기능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B형, C형 간염 환자에 있어서는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게는 금주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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