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양정현(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유방암은 구미 여성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암이다. 미국 여성 8명 중 1명은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할 정도로 높은 빈도를 갖고 있는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도 최근에는 생활양식의 서구화로 인해 갈수록 증가하고 있음을 여러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또한 다른 요인의 하나로 들 수 있는 것은 최근 대중의 관심으로 인해 조기 유방암 발견율의 상승이다. 이에 따라 과거 자궁암과 위암보다 빈도가 낮았으나 2001년부터 우리나라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양정현(梁精鉉) 교수는 “국내 유방암의 발생에서 특이한 것은 50대에서 호발하는 서구와 달리 40대와 3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면서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중요한 시기인 연령에 유방암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유방암의 조기발견과 적절한 치료는 국민건강 차원에서 심도있게 다뤄져야 할 문제이다”라며 대처방안을 조언했다.



30, 40대 환자가 전체유방암 환자의 58%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서울병원의 유방암 환자 추이를 살펴보면 30,4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58%에 이를 정도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30대 616명, 40대 1,159명으로 30,40대가 1,775명을 차지했으며, 50대부터 줄어들어 50대 741명, 60대 349명, 70대 이상이 10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30대부터 유방암에 대한 적극적 관리가 필요한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 걸리기 쉽나
유방암에 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 지지 않았다.
다만 유방암은 △미혼이거나 출산경험이 없는 경우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초경연령이 빠른 경우 또는 폐경이 늦은 경우 △늦게 초산을 한 경우 △사회경제적 상태가 높을 경우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부분이 월경, 출산과 관련이 있어 여성호르몬과 유방암이 관련이 있으리라 추측이 되지만 아직 분명히 밝혀진 것은 없다. 또한 원인으로서 식이요인이 의심되고 있지만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비만 같은 경우에 연관성은 아직 불확실하다. 그리고 최근 유전자 중 유방암과 관계있는 BRCA1과 BRCA2 유전자의 이상이 발견되어 유전성이나 가족성 유방암의 연구에 발전을 가져오고 있는 상태이다.

통증없이 단단하고 불규칙한 촉감
유방암의 증상으로는 주로 △통증이 없는 단단하고 불규칙한 혹이 만져지거나 △유두로 피같은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나 피부가 함몰이 있는 경우 △유두 주위 피부습진 △겨드랑이에 임파선이 만져지는 증상이 있으면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그중 대부분은 유방에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는다. 따라서 유방암을 진단하는데 여성 스스로 유방을 만져서 이상을 알아내는 자가진단법이 중요한 진단방법이 될 수 있다.

진단, 엑스선 촬영
그러나 혹이 만져지기 이전에 유방암을 알 수 있다면 아주 초기에 유방암을 치료할 수 있으므로 완치까지 바라볼 수 있다. 이러한 초기암의 진단방법으로는 유방엑스선 촬영법이 주로 이용된다.

그리고 젊은 여성이나 유방이 치밀한 경우에는 유방초음파가 이용되기도 하고 자기공명장치, 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도 이용되며 최종 확진은 세침흡입검사나 조직검사로 내릴 수 있다.

최근에는 상처를 크게 내지 않고 굵은 바늘을 이용해 조직검사하는 심부침생검법이나 맘모톰 방법들도 사용된다. 그런 다음 유방암이 전이를 겨드랑이 임파선에 일으켰는지 또는 뼈나 폐, 간, 뇌 등에 퍼져 있는지에 따라 병기(진행정도)가 결정되어 치료가 달라진다.


  
 
  
 


수술, 방사선 치료
유방암의 치료방법으로는 우선 국소치료로서 외과적 수술, 방사선치료를 들 수 있고 전신적 치료로서 항암화학요법, 호르몬요법이 있다. 외과적 치료에는 종래부터 행하여오던 유방을 전체 절제하고 겨드랑이 임파선을 같이 제거하는 유방근치절제술과 최근 유행하고 있는 혹 부위만을 절제하고 겨드랑이 임파선을 제거한 후에 방사선 치료를 보조적으로 하는 유방보존술이 있다.

유방보존절제술은 1기와 2기에서 근치절제술과 치료효과가 비슷하면서 성형효과와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다하여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유방암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유방암이 여러 곳에 있는 경우, 유두에 너무 가깝거나 임신한 여성의 경우에는 근치절제술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액와림프절을 전부 제거하지 않고 보존하는 감시림프절절제술도 개발되어 림프부종 같은 합병증을 줄이고 있다.

유방 보존 수술 증가세
94년부터 2002년까지 유방암 수술을 받은 3,001명의 환자를 추적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 중 44%에 달하는 1,318명이 유방을 절제하지 않는 유방보존수술을 받아 매년 보존수술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유방암의 수술성적 역시 미국 등의 치료성적보다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유방보존술의 특징은 조기에 발견하거나, 최근일수록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2002년도에는 유방보존수술이 기존 유방절제술을 앞서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유방암 수술방식을 보면, 1996년까지는 유방보존술이 36.4%에 불과했으나 2001년에는 49%, 그리고 2002년에는 57.1%에 달해 5년 사이에 유방보존술이 20% 정도 증가하며 더 많은 여성들이 유방을 보존하면서 암치료를 받고 있다.

수술 후에 생존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보조적으로 항암화학요법이나 호르몬 요법이 추가로 투여되는데 보통 항암제는 6개월 정도 주사와 약을 투여하고 호르몬요법은 타목시펜이라는 항에스트로겐을 5년 정도 사용한다. 최근에는 아로마타제억제제들(부신호르몬억제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전이가 심한 경우에는 항암제투여로 생명연장을 꾀하며 국소적으로만 진행된 경우에는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로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유도해 수술을 하기도 한다.


유방 촬영, 전문의 진단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은 편이다. 유전경향이 있는 경우에 예방적으로 유방을 절제하거나 유방암을 한쪽을 수술한 경우에 다른쪽 유방에 암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하여 항호르몬제를 투여하는 방법이 시도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특수한 경우이고 일반적으로는 조기발견해서 조기치료하는 것만이 유방암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조기발견 방법으로 미국에서는 20세 이상의 모든 여성은 유방 자가진단을 매달 행하고 3년마다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다. 40세 이상은 매년 전문의의 진단을 받으며 40세부터 매년 유방촬영을 권장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미국에서는 매년 조기유방암의 발견율이 증가해 생존율의 향상을 가져오고 있는 바 우리나라도 여성 모두가 조기검진에 관심을 가지고 자가진단법을 배워 실행하고 유방촬영법과 전문의의 진찰을 정기적으로 받음으로서 유방암을 정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손으로 자가진단 권장
유방암 자가진단법은 가장 경제적이며 아무 기구의 도움없이 손쉽게 이상 유무를 알 수 있는 방법이다. 주기적으로 자기 유방을 스스로 만져봄으로서 빨리 유방의 이상을 알아서 병원을 찾아가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20세 이상의 여성은 숙지해야 한다.

그러나 혹이 만져졌다고 곧 암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혹의 10중 8,9개는 양성 종양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에도 여성보다는 아주 드물지만 유방암이 있을 수 있으므로 혹이 만져지면 의사의 진찰을 꼭 받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자가진단법과 관련해 캐나다와 상하이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결과 유방암 자가진단법이 유방암의 사망률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발표해 쟁점이 된 적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국내에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전국민 대상의 조기검진 프로그램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들의 대부분이 자가진단에 의해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또한 자가진단은 △진행성 유방암을 예방하고 △유방촬영과 자가진단을 함께 하면 조기발견에 효과가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권장될 사항이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역시 자가진단으로 혹이 만져져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자가진단은 우리나라 실정에서 꼭 필요하다고 하겠다.

30세 이상 매년 검진 권장
국내에서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유방자가검진, 35세 이상은 2년마다 의사 임상진찰, 40세 이상은 1~2년마다 진찰 및 유방촬영 등의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

검사법으로는 20~30대 여성은 치밀유방이 많기 때문에 유방 초음파 검사가 유용하고 아주 작은 암을 발견할 시에는 MRI 검사를 한다. 이물질, 파라핀 등 유방성형수술시에는 PET 검사를 한다. 40대 이상 여성에게는 가장 정확하기 때문에 맘모그라피를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 초음파와 병용한다.

그러나 맘모그라피 사용에 대해 일부의 부정적 의견이 있다. 맘모그라피는 X레이를 쬐어 검사를 하는데 문제는 방사선 피폭량이다. 통계상으로는 10만명당 1명꼴로 맘모그라피 촬영으로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검사를 하지 않아 유방암에 걸리는 것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기 때문에 맘모그라피 검사를 기피할 필요는 없다.
최근 나오는 맘모그라피는 예전에 비해 방사선량이 크게 줄어들어 일반 흉부X선촬영과 비슷한 정도의 방사선량을 쬐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30세 이하의 여성들은 맘모그라피 대신 유방 초음파를 통해 유방암 검사를 하는 것은 이러한 방사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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