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이상 온열질환자 중 74% 논, 밭 등 농작업시 발생

최근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고령농업인의 농작업 행태를 볼 때 온열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농촌의학·지역보건사회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된 동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의 연구결과로, 2011〜2016년 사이 65세 이상의 온열질환 중 74.2%가 논, 밭, 길가 등 실외에서 발생했음에도 아직도 고령농업인 4명 중 3명은 이같은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 8월 경북 경주시 인근의 고령농업인 90명을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온열질환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했다. 당시 최고 기온은  33.7℃, 평균기온은 29.2℃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지역 고령농업인들의 작업시간대는 무더워지기 전인 새벽부터 오전 9시 전까지가 64명(71.1%)으로 가장 많았지만, 한낮으로 볼 수 있는 오전 9시〜오후 3시, 오후 3시 이후도 각각 20명(22.2%), 6명(6.7%)으로 적지 않았다.
문제는 고령농업인들의 온열질환에 대한 인식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농사일 중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한다는 비율은 23.3%(21명)에 그친 것.

또 이들 가운데 58.9%는 ‘농작업시 술을 먹으면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실제 야외작업 중 음주율은 17.8%(16명)로 높은 편이었다.
‘흰색 옷보다 어두운색 옷이 좋다’는 응답도 37.8%에 달했으며, ‘땀을 많이 흘리므로 소금을 수시로 섭취해야 한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이 같은 인식때문에 폭염 경보가 발령됐을 때 농작업을 한 고령농업인이 27.5%나 됐으며, 야외작업 중 더위를 먹고 작업을 중단한 경험도 14.4%(13명)였다.
하지만 이들 중 병의원을 찾아 치료한 경우는 3명에 불과했다. 온열질환의 증상으로는 13명 모두가 피곤을 꼽았으며, 이어 무기력과 현기증 각각 11명,  두통 8명 등의 순이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농업인의 대부분은 생리적으로 고온에 대한 순응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65세 이상 고령자인 만큼 고온 노출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면서 “폭염특보에 유의하면서 농작업 시 휴식 시간을 주기적, 양적으로 늘려 온열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계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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