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수많은 경쟁선상에 서게 된다. 경쟁의 기본원리는 끊임없는 소유욕이다. ‘남들’과 ‘나’로 이분법 된 체제에서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모두 경쟁대상이다.
잘 산다는 개념은 남들보다 내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음의 과시이다.

‘돈이 필요 없는 사이좋은 즐거운 마을’의 구현을 위한 ‘야마기시즘’의 실현지(實顯地)인 화성의 산안마을은 경쟁심이란 말이 없다. 무소유의 공동체는 일체생활, 일체경영, 일체사회로서 내 것과 남의 것의 구별이 없다. 내 것이 없음은 소유욕이라는 인간 본성을 거세당하고 삶의 추진력을 상실당한 무의미한 삶일 수도 있다. 보통사람들의 잣대로 볼 때 이들의 삶은 이상향을 꿈꾸는 가상의 세계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때로 모든 세상의 욕심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자유를 단 한 시간만이라도 누릴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것도 역시 보통사람들의 역설적 바램이다. 물론 그 바람이 영속성이 없기 때문에 사회는 소유욕이라는 엔진에 경쟁심이라는 연료를 채워놓고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 시간, 혹은 1주일, 길게 잡아 한 달의 자유와 여유로움을 맛보기 위한 체험프로그램이 산안마을에서 행해지고 있다.

탐욕과 경쟁과 호승심으로 밤을 밝히는 도시민들이 그나마 잠시의 위안을 얻기 위한 행사라 할지라도 정신적 정화 효과가 클 것이고, 이런 방식의 체험프로그램이 천편일률적인 농촌어메니티운동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황토염색체험, 떡메치기, 썰매타기 등이 농촌체험의 전부라면, 유명 명승지의 기념품이 제주도나 설악산에서나 동일제품의 효자손을 판매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쾌적함, 편안함, 안락함을 무기로 도시민의 심신을 위로하고, 이로 인한 농촌의 활력을 도모하는 어메니티운동도 이제는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다각적인 검토를 해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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