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크리스마스씰을 발행한 셔우드 홀, 대한매일신보 창간자이자 독립투사였던 어니스트 베델, 연희전문학교 설립자 언더우드, 배재학당 창설자인 아펜젤러….
서울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지에는 이들을 포함해 구한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사랑을 실천한 16개국 출신 선교사 500여명이 잠들어 있다.

죽어서도 한국에 묻힌 외국인 선교사들의 헌신적인 삶을 재조명하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10-11일 마포문화센터에서 무료 공연되는 ‘양화진 사랑’(오태석 작ㆍ연출).
오태석 국립극장 예술감독이 이끄는 극단 목화가 ‘양화진 성지화 사업’을 진행 중인 마포구청 의뢰로 만든 신작이다.

연극은 1893년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서양인이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크리스마스씰을 발행해 피를 토하고 죽어가던 수많은 결핵 환자들의 목숨을 구해낸 홀 박사 일가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아버지 윌리엄 제임스 홀, 어머니 로제타 홀, 아들 셔우드 홀 등 세 명의 ‘닥터 홀’이 2대에 걸쳐 몸과 마음을 다해 조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의술을 베풀며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영국 출신 배우 폴 매튜스가 아버지 윌리엄과 아들 셔우드의 1인2역을 맡았고, 캐나다 출신 콜렛 니커슨이 로제타 홀과 셔우드의 아내 메리안으로 출연해 극단 목화 단원과 호흡을 맞춘다.

오태석 연출은 “우리 전래 민담에는 보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한 번 받은 은혜에 깊이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은 선조들이 가르친 인간됨의 소중한 덕목”이라면서 “일생을 바쳐 서구 문명을 전해준 선교사들이 보여준 신념과 열정, 헌신의 모습을 되새겨 감사하는 마음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02-330-2512, 02-745-3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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