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식 교수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무외과)

식생활 문화의 서구화로 대장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05년에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6만5,479명이며, 이 중 대장암은 6,071명으로 전체 암 사망 중 4위(9.3%)를 차지했다. 2005년에 암으로 사망한 남자는 총 4만1,375명이며 이 중 대장암은 3,293명으로 4위(8.0%), 여자는 총 2만4,104명 가운데 2,778명으로 3위(11.5%)였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사망률이 가장 많이 증가한 폐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다.

걸리면 치료하기 어렵고 사망률 또한 높은 대장암의 실체를 규명키 위해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유창식 교수를 만났다.
대장은 소장에서 바로 이어지는 맹장부터 시작해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S자결장, 직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직장 다음이 항문이다. 큰 의미의 대장암에는 직장암도 포함되지만 대개는 직장암과 대장암은 구별해 일컬으며 두 암을 한꺼번에 지칭할 때는 대장-직장암이라고 말한다.



대장암 초기, 경미한 하복부 통증 정도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증상 없이 정기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 경우부터 경미한 하복부 통증만 있는 경우, 변비나 설사 등 소화기능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경우들도 상당히 있다. 그러나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혈변이나 장이 막혀서 생기는 심한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맹장이나 상행결장, 횡행결장 등에 생기는 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병이 진행함에 따라 배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변비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하행결장이나 S자결장, 직장에 생기는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암의 크기가 더 큰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하행결장이나 S자결장, 직장에 생기는 암은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변비, 혈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장암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대부분의 암은 조직검사를 해야만 확진이 된다. 대장암이 의심되면 검사에는 대장조영술이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게 된다. 대장조영술에서 암이 의심되면 대장내시경을 통해 조직검사를 하게 된다. 암이 의심되는 부위의 살점을 조금 떼어내 몇 가지 처리과정을 거쳐 현미경으로 세포를 살피고 암인지 아닌지 진단을 내리는 과정이다. 여기서 대장암으로 확진되면 그 다음 암이 복부내에 퍼진 정도를 알기 위해 전산화 단층촬영 (Computerized Tomography), 일명 CT 검사를 시행하며, 폐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X선 촬영(혹은 흉부 CT)을 하게 된다.

대장암의 병기는 0기~4기의 5단계로 나누는데 0기는 암세포가 대장의 점막층에 국한되는 매우 초기의 종양이다. 1기는 점막하층과 근육층의 일부에 파급된 종양이며, 2기는 장벽을 전부 뚫고 나와 일부 주위 조직에까지 침범된 경우이다. 3기는 림프절 전이를 동반한 경우, 4기는 복막, 간 또는 폐 등에 원격전이를 한 경우를 말한다.

대장암의 치료, 외과수술 ‘최선’

대장암의 치료 방법은 대장암을 잘라내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사선 치료, 약물로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항암화학요법이 있다. 이 세 가지 방법 중 대장암의 완치를 위해서는 외과적 수술이 가장 필수적인 방법으로 반드시 시행해야 하며,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은 수술 전후에 보조적인 방법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더불어 모든 약물이 그렇지만 항암제도 부작용이 있다. 특히 많은 항암제들이 구역질(오심), 구토, 탈모, 피부 변색, 설사, 변비 등의 부작용과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직장암의 수술 후 방사선치료 시행중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부작용들은 배변횟수의 증가, 배변 후 잔변감, 항문괄약근의 조절기능 저하를 들 수 있다.

대장암 예방, ‘섬유소 섭취’

대장암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백신(Vaccine, 예방주사)’같은 물질은 아직 없지만 여러 가지 식이관리 및 생활습관개선, 고위험군에서의 선택적인 약제복용 등은 대장암 발생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일차예방(primary prevention)은 대장암에 대한 위험요인이 없는 사람에서 식이조절, 운동, 약물 등으로 대장암의 발생 자체를 억제하거나 정기검진(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 선종과 같은 대장암의 전구 질환을 발견,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차예방(secondary prevention)은 유전성 대장암 가계의 구성원이나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혹은 염증성 대장질환을 가지고 있어 대장암에 대한 위험 높은 사람들에게서 효과가 있는 예방약제나 계획된 정기검진을 통해서 대장암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삼차예방(tertiary prevention)은 대장암을 가진 환자에서 완화목적이나 치료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고 정기적인 추적검사로 새로이 발생하는 대장암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식이가 대장암의 발생에 대한 위험인자로써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확실한 연관관계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서양인의 식이처럼 섬유소의 섭취가 적고, 동물성 단백질 및 지방의 섭취가 높으며, 설탕과 같이 정제된 탄수화물의 섭취가 많은 것이 위험인자로 생각되고 있다.

식이섬유(Dietary fiber) 등 고섬유질(high fiber)을 포함한 음식물 섭취가 대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켜 담즙산과 같은 발암물질과 대장 점막과의 접촉을 줄이고, 대장 내 대변 양을 늘림으로써 상대적으로 세균의 밀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와 세균에 의한 암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종류의 식이섬유가 대장암의 예방에 효과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잡곡류 보다는 과일이나 야채로부터 섭취되는 섬유소가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동물성 지방 등 육류 ‘암 유발, 조장’

지방과 육류의 소비를 많이 할수록 대장암이 많이 발생한다는 역학 연구가 있고, 고지방 식이는 대장암 발생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담즙산의 과다분비를 조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에서는 지방이나 육류 섭취 자체보다는 고열량 식이가 더 문제가 된다는 보고도 있다.

적색고기(red meat)와 가공육(processed meat)이 대장암의 발생에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며, 단백질의 장내 세균에 의한 분해로 발생된 황화합물, 태우거나 튀긴 음식, 훈제 음식 등은 발암 물질로 간주되고 있다.

최근 대장암의 전구 병변인 선종의 발생과 저지방 식이는 별 연관성이 없다는 보고도 있으나 지나친 지방과 육류의 섭취는 삼가는 것이 좋고, 동물성 지방에 많이 포함된 포화지방산보다는 생선이나 식물에서 포함된 불포화지방산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으며, 가공육보다는 신선한 저지방 육류를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운동하고 흡연, 과한 음주 삼가

과체중과 과도한 열량의 섭취는 대장암의 발생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인슐린(혈당을 낮추는 체내 호르몬의 일종) 과다분비를 발생시키므로 규칙적인 운동으로 이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1만3,000명 이상의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연구 결과 활동적인 사람은 비활동적인 사람에 비해 대장암 위험도가 반 정도로 줄어들고 특히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들이 있다. 미국외과의사협회 및 미국국립암센터에서는 매일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주당 150분 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흡연을 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을 2배 정도 높인다는 보고가 있으며 최근 분자생물학적 연구에 의해 특정 유전자(MSI+)를 지닌 대장암에서 흡연은 특히 중요한 위험인자로 인식되고 있다.

음주는 대장암의 발생 위험을 2배 정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엽산, 메티오닌과 같은 영양소의 결핍과 동반된 경우 상승작용을 일으켜 대장암의 발생을 3배 정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하루 30g이상의 과도한 알코올의 섭취는 삼가야 한다.

예방약 ‘아스피린, 비스테로리드성
항염증제제’ 효과

예방약제 (Chemoprevention)로는 여러 가지 약제와 비약제가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유전성 대장암 가계 구성원이나 가족력이 있는 대장암 발생 고위험군의 암 예방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스피린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제(NSAIDs)는 장기간 복용한 사람에서 대장암의 발생을 40-50% 줄이고, 대장암의 전구체인 선종의 발생을 25%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의 약제들은 대장 용종이 조기에 많이 발생하는 가족성 용종증 환자들과 같이 대장암의 발생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약제의 문제점은 적당한 용량과 사용 횟수 및 기간이 불명확하고, 소화관의 궤양과 출혈의 위험성이 있으며,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점과 일부 제제에서는 심혈관계 합병증이 동반된다는 보고도 있다.

약제가 아닌 식이 영양 보조제로 대장암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은 칼슘, 엽산, 셀레늄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식이 보조제들도 아스피린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용량, 기간, 합병증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현재 여러 센터에서 그 효용성에 대한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칼슘과 비타민D를 같이 섭취하면 골다공증 및 전립선암과 대장암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엽산(Folate)과 메티오닌(Methionine)은 세포기능유지에 필수적인 메틸기의 공급원으로 핵산합성이나 유전자 조절기능을 원할하게 해 선종이나 대장암 발생을 억제한다.

엽산은 수용성 비타민 B의 일종으로 주로 시큼한 과일, 암록색 야채, 말린 콩 등에 많으며 메티오닌은 생선, 닭고기, 적색고기(red meat)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비타민은 우리가 가장 즐겨먹는 영양 보조제인데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발생기 산소를 제거하는 역할(항산화작용)을 하고 특히 비타민 A,C,E 등의 발암 억제 효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기검진 통한 대장암 조기발견 ‘권고’

2001년 보건복지부와 대장항문학회에서 우리나라 5대암 검진 프로그램의 하나인 대장암 조기 검진 권고안으로 50세 이상의 남녀에서 5-10년 주기로 대장내시경 검사 또는 대장조영술과 S자 결장경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장했다. 이 때 대장내시경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못할 경우만 대장조영술과 S자 결장경검사로 대신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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