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 준 으뜸선물 ‘人蔘’

  
 
  
 
옛날 금산의 작은 마을에 강씨 성을 가진 효자 총각이 살았다. 온갖 약을 써도 홀어머니의 병이 호전되지 않자 강씨 총각은 진악산 관음굴에서 날마다 기도를 올렸다.

그러던 중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관음굴 암벽 아래에 가면 빨간 열매 세 개가 달린 풀이 있을 테니 그것을 어머니께 달여 드려라”고 했다. 산신령이 알려 준 대로 하니 거짓말처럼 어머니의 병이 나았다. 강씨 총각은 풀의 씨앗을 동네 사람에게 나눠 주고 밭에 뿌려 재배했는데 그 뿌리의 모양이 사람과 비슷해 ‘인삼(人蔘)’이라고 불렀다.

인삼 특산지로 유명한 충남 금산군 남이면에 내려오는 전설이다. 예로부터 ‘인삼(人蔘)’은 효성이 지극하거나 심성이 고운 사람에게 하늘이 내리는 귀한 복이나 선물의 상징이었다.

하늘이 내려 준 선물가운데 단연 으뜸이라는 이 인삼을 인위적인 재배방식에서 벗어나 산속 자연에서 재배하는 곳이 있다. 바로 농업회사법인(주) 청정인삼(淸淨人蔘)이다. 충남 금산군 양지리에 자리잡고 있는 청정인삼은 무농약 인삼재배 인증, 오감만족 인삼 체험관 등 해마다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맑은 자연, 맑은 물이 농사밑천

인삼의 본고장인 금산군 금산읍 양지리에 위치한 청정인삼(대표 강원구·47)는 맑은 자연, 맑은 물을 재산삼아 4만여평에 달하는 숲에서 자연친화적으로 삼을 재배하고 있다. 판매장에서는 30여 종류의 각종 홍삼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인삼농사 짓는데 밑천이 따로 있습니까. 말 그대로 좋은 자연환경이 청정한 인삼을 재배하는 밑천이지요.” 무엇보다 자연이 우선이라고 누차 강조하는 강원구 대표의 말이다.

강원구 대표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청정인삼 전시판매장 벽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받은 무농약인삼 재배 인증서, 국내최초 인삼품목 우수농산물인증서(GAP), 미국 FDA 분석 인증서 등 우수 인삼을 증명하는 증명서가 줄을 지어 걸려있다.

충북 인삼농협 최임규씨는 “무농약 인삼재배는 현재 인삼 재배 농가들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최근 농업기술센터나 농업관련 교육장에서도 인삼에 대한 농약사용 허용치 기준에 대한 교육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홍성인삼경작연구회 정성모씨도 “인삼에 농약을 잘 못쓰면 소비자 인지도나 해외시장 개척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인삼농가들은 허용치 기준을 반드시 지킨다”고 말했다.

무농약 인삼 재배는 외국산 인삼과의 경쟁과 인삼의 재배 방식이 크기와 수량 확보에만 치우치고 있는 것을 대비한 청정인삼의 대비책이었다. 2002년부터 4년간 무농약 인삼 재배를 위해 준비한 결과 청정인삼 인삼포가 2006년 9월 무농약농산물로 인증을 받고, 같은 해 숲속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재배한 인삼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인삼품목 우수농산물인증(GAP)을 받았다.

강원구 대표는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는 좋은 인삼을 재배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과감하게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것이 지금의 청정인삼을 만들었다”면서 “그러나 그런 결정 뒤에는 많은 배움이 있었다”고 한다.

어디든, 누구에게든 배우러 간다

강원구 대표는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중학교도 간신히 졸업하고 어린 나이에 사회에 뛰어들었다. 학업에 대한 못다한 아쉬움이 지금은 오히려 어디든, 누구에게든 배우러 가는 열정으로 변해있다.

“공부는 하고 싶고, 돈은 없고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버스 안내원부터 시작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이것저것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아는 분의 소개로 17살에 인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강원구 대표는 인삼분야에 처음 발을 들였을때 인삼 포전매매(일명 밭떼기)를 했었고, 20대에서 30대까지는 수삼센터에서 유통을 익혔다. 그리고 40대 후반인 지금은 경영을 하면서 중앙대학교 산업경영대학원 인삼산업 최고전문가 과정 수료, 한국벤처농업대학 졸업, 인삼산업CEO스쿨 수료 등 인삼에 관한 끊임없는 교육열을 불태우고 있다. 주변에서 인박사(인삼박사)라고 부를만 하다.

결혼 직후 수삼센터에서 근무할 때 새벽에 나가고 밤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월세 70만원짜리 방에서 쫓겨난 이야기는 이제 가족들이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꺼리로 남아있다.

“그 때 살던 방은 2층이었고 1층은 주인 할아버지 내외가 살았는데 젊은 사람들이 나쁜 짓 하고 다니는 줄 알고 쫓아냈습니다. 지금은 그 할아버지와 웃으면서 옛날이야기를 나눕니다.”

강원구 대표는 청정인삼을 설립하고 난 후에도 광양 청매실농원의 홍쌍리 여사, 경남 사천녹차 이창효 대표, 상수허브랜드 이상수 대표를 수시로 찾아가 그들의 장점을 배우려고 했다.

“어떤 일을 하든 그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을 분석하고 장점을 배우는 것이 무한경쟁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그들의 장점을 나만의 노하우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가서면 분명 성공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맛이 곧 내 입맛

청정인삼은 현재 약 20여 종류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대부분 홍삼을 주원료로 한 제품들은 인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변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그 가운데서도 ‘청정삼 6년근 홍삼농축액파원100’은 청정인삼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지난 2006년 금산 세계인삼엑스포 공식상품으로 지정됐다. 또 행사장을 방문한 10만여 명의 어린이들에게 무상으로 나눠 주어 큰 호응을 얻었다. 홍삼비타-C도 홍삼분말에 5가지 비타민, 칼슘, 식이섬유 등이 함유돼 있어 어린이와 여성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신제품 개발에도 예산을 투자하고,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은 결과다. 특히 금산 세계인삼엑스포 때에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홍보활동을 펼쳐 5천여 건에 이르는 고객과 거래처를 확보하기도 했다.

청정삼 6년근 홍삼농축액파원100, 분말 참홍삼, 홍삼비타C 등은 현재 충남 도지사 품질 추천 상품으로도 등록돼 있다.

“100가지 상품을 출시해도 소비자 입맛을 외면하면 그 상품은 가치가 없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소비자 입맛이 곧 내 입맛이 돼야 합니다.”

청정인삼의 이런 노력은 연 매출 10억원과, 연 수출계약 15만불에 가까운 실적도 올리고 있다.
강원구 대표는 소비자들의 의견수렴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을 연 10여차례 방문하고 있으며, 현재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방문 시장개척단을 꾸리고 있다.

인감 오감 체험관광지 개발 향해

우리나라 고려인삼은 사포닌과 다당체가 많이 함유 돼 어느 나라 인삼보다 혈당·혈압조절, 항암 작용 등에서 뛰어나다. 서양에서는 인삼을 ‘파낙스 신생 니스(Panax schinseng Nees)’라고 부르며 만병통치약이라고 한다.
최근 농산물 개방으로 인해 값싼 외국 인삼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인삼도 고품질 인삼 개발은 물론이고 인삼을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대두되고 있다.

청정인삼은 직접 인삼을 만져보고 먹을 수 있는 오감 체험관광지 개발을 위해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오는 2010년까지 청정인삼의 4만평의 재배지에 숲속 삼림욕 산책코스, 인삼캐기 체험장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강원구 대표는 “인삼도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작목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캐고,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등 문화 아이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관광산업이 농촌의 소득원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금산의 인삼도 오염되지 않은 자연조건과 결합한다면 부가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정인삼은 ‘자연사랑, 인간사랑, 생명과학’이라는 사훈아래 20명 남짓한 직원들이 똘똘 뭉쳐서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고 있다. 유달리 배움과 실천을 강조하는 강원구 대표는 앞으로도 배우지 않고서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강원구 대표는 “청정인삼 식구들은 한국인삼의 메카인 금산의 특수성과 인삼발전에 대한 자부심으로 인삼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향후 2~3년 후에는 한단계 발전된 청정인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정인삼은 천혜의 자연 조건속에서 인삼을 통해 전세계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긍지로 한발씩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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