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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잇는 장인정신이 확산되는 ‘산닭시장’
2019년 08월 23일 (금) 16:12:40 이 성 주 (사)한국토종닭협회 초대 산닭유통분과위원 .
우리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물려준 문화유산인 토종닭을 직접 잡아 판매하는 ‘산닭시장’이 위기다. 툭하면 고병원성 AI 등 가축질병을 핑계로 문을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는 산닭시장 자체가 폐쇄되는 곳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국 4천여 산닭시장 종사자들은 졸지에 ‘하루살이’ 인생으로 추락했다. 혹여나 정부가 방역을 핑계로 산닭시장을 폐쇄시키지는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 것이다. 툭하면 불법이라는 이유로 단속에 나서 4천여 종사자 대부분이 범법자 신분으로 전락된 지 오래전이다.

우리나라만 방역정책이 까다로운 것일까? 아니면 세계적인 흐름인 것일까? 안타깝게도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어느 나라에서도 토종닭을 직접 도계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한 곳이 없다. 토종닭을 사육하는 곳이 대부분 오지인데다 선호하는 도계 중량, 선호하는 부위 등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산닭 시장이기 때문에 간이도계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당일 도계, 당일 배송 시스템이 가능한 산닭시장은 소비자들과 돈독한 신뢰를 구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선진국도 인정한 산닭시장을 두고 우리나라만 유독 산닭시장을 불법으로 간주해 종사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산닭은 엄연히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이다. 어느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닌 조상대대로 전해져온 문화양식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산닭시장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산닭을 찾는 소비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혹여 정부의 우려와 염려처럼 위생적으로 문제가 발생했거나 실제로 사례가 단 한건이라도 발생했다면 산닭시장은 정부의 규제 이전에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문을 닫았을 것이다.

요즘의 소비자들은 확실한 구매 패턴과 꼼꼼한 나름의 위생조건을 갖고 있다. 가격이 ‘비싸다’, ‘싸다’는 중요하지 않다. 정부가 제아무리 불법이라고 간주하더라도 나름의 가치관을 갖고 산닭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광주·전라남도에서 산닭업에 종사하고 있다. 정부, 지자체 등 온갖 단속기관의 단속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꿋꿋하게 생업을 유지하고 있다. 3년 전에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는 아들까지 불러들여 대를 잇도록 했다. 비록 현재는 불법이라는 꼬리표로 ‘서자’ 취급을 받고 있지만 산닭시장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 당당히 대물림 한 것이다.

필자뿐만 아니라 광주·전남도 산닭종사자 50여명 중 80% 이상이 대를 이어 산닭업에 종사하고 있다. 산닭업에 대한 자부심이 없었다면 어떤 부모가 자식에게 떳떳하지 못한 직업을 물려줄 수 있겠는가.
부모는 자식에게 대를 물려주면서 첫째, 혐오스럽지 않아야 할 것 둘째, 청결하고 위생적일 것 셋째, 방역 및 일지 작성 등 세 가지의 조건을 엄수해 줄 것을 강조한다. 산닭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종사자로써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고취시키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산닭시장의 변화로 인해 ‘장인정신’이 도입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1세대인 즉 필자 세대가 온갖 고충을 다 겪고 산닭시장을 사수해 왔다면 대를 이은 2세대는 좀더 합리적이고 산닭시장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위상을 높이는데 주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선조가 물려준 문화유산이 찬밥신세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산업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금의 1세대, 2세대의 노력은 산닭시장이 아마도 3대째, 4대째…. 그 이상의 세대로 이어지는 문화유산으로 존속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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