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맞이를 앞두고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우리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다.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3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으며,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도 3,6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수확기를 앞둔 농가에도 직격탄을 맞았다. 1만8천여 ha에 달하는 농경지의 농작물과 시설물이 강풍으로 인해 쓰러지거나 침수·파손됐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서해안의 경우 최고 300mm가 넘는 비와 강한 바람으로 인해 농작물 침수뿐만 아니라, 강풍으로 가로수가 쓰러지고 간판과 건물외장제 등 시설물이 파괴되면서 16만여 가구가 정전 사태를 빗기도 했다.

매년 우리나라는 가을 태풍으로 인해 수확기 농가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농업인에게 가을은 1년 중 가장 풍성한 계절이고 수확의 계절이다. 힘들었던 한여름을 이겨내고 한해 농사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 불청객인 태풍으로 한해 농사를 그르치는 일이 다반사다. 특히 이번 태풍 링링도 강력한 바람을 동반하면서 수확기를 앞둔 과수농가에 직격탄을 주었다. 문제는 매년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가을태풍이 해가 갈수록 더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인해,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가을 태풍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가을 태풍이 오면 수확기를 앞둔 우리 농가에는 막대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태풍 피해를 빗겨갈 수 있는  뽀족한 대안이나 대책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 또한 재난 방송만 할 뿐 태풍 재해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경기가 어려워 봉급생활자들의 마음도 무겁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번 태풍 피해로  농업인들의 마음도 녹록히 못하다.

추석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로 일년동안 농사를 지어 수확한 햇곡식과 햇과일로 제사를 지내고, 가족과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확한 곡식과 과일을 나눠먹으며 소통과 화합을 다지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많은 외국산 수입 농산물이 국내산 농산물로 둔갑하는 사태가 빈번하다. 이번 추석에는 각종재해로 녹록히 못한 우리 농업인들을 위해 차례상은 순수한 우리 농산물로 조상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 농산물 애용에 다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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