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한파로 시설 하우스 안에서 재배하는 작물의 냉해 피해가 우려된다. 냉해 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하우스의 온도를 높여야 하지만 최근 등유공급이 줄어들면서 농업인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경기도 시흥시의 정철희씨는 시설 하우스 안에서 관엽식물들을 키우고 있다. 봄 출하를 위해서 내부 온도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지만 난방 온도를 높일 수 없어서 생육이 멈춰있다.


앞서 하우스를 삼중으로 설치해 밖의 찬 공기 유입을 막았고, 또 출입문 바닥에 비닐에 헝겊을 덧대 따뜻한 공기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철 좋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난방이 필수다. 이 농가의 경우에도 시설 보완을 했음에도 하루 400리터의 등유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실적이 나빠진 정유사들이 시설 가동률을 60%대까지 떨어뜨리는 등 등유 생산을 줄이면서 이 농가를 비롯한 시설농가들이 등유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항공기용 등유와 난방용 등유는 같이 생산하는데, 항공유 소비가 줄면서 생산이 줄었고, 농가들의 연료공급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등유는 국내 석유제품 전체 소비중 약 2%를 차지하고, 주로 가정·농어업 난방용으로 사용된다. 난방유 특성상 계절적 소비편차가 크며 수요의 약 70%가 동절기에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


정철희씨는“하우스를 난방하는 등유가 부족해 인근 주유소에 4천리터의 배달을 주문했지만 10일 후에나 가능하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면서“하는 수 없이 1번 하우스의 등유 일부를 뽑아서 2번 하우스에 채워 위기를 모면했다”고 말했다.


이어“최저 15도에서 17도는 유지해야 봄에 출하를 할 수 있는데 등유가 부족해 지금은 12도를 유지하고 있고, 생육을 늦추다보니 여름에나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화성시의 한 딸기 재배자는“등유가 부족하다는 것을 방송뉴스를 보고 알았고, 부랴부랴 등유를 신청했지만 원하는 양을 받지 못했다”면서“겨울철 시설 하우스는 난방을 못하면 농사를 망치게 되는데 이런 정보는 농협에서 미리 알려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조사결과 예년대비 정유사의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갑작스런 한파 등으로 공급이 몰리다보니 농가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을 보인다”면서“정부가 비축유를 푸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국내공급을 최우선으로 해 향후 추가적인 수급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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