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원자재값 상승…시장에서는 잠잠
파이프 가격은 30% 올라 농가부담 시작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농자재의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영농철을 앞둔 농촌현장에서는 농업용 하우스 비닐과 파이프 등의 가격도 점차 오르면서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55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는 최근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일부 산유국의 공급 차질 등의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원유에서 휘발유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석유화학공업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가 만들어지고, 이를 기초로 다시 농업용 하우스 비닐, 합성고무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비닐 같은 농자재 역시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농업용 하우스 비닐의 경우 국제원유가격이 상승하면서 생산비의 60~70%를 차지하는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드) 원료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kg당 1천600원대였던 EVA는 지난해 1천700원대를 넘어 현재는 2천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농업용 하우스 비닐 제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EVA의 공급은 국내에서는 H사가 독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에서는 가격이나 공급에 영향을 받는다. 또 최근 몇 년간 중국 태양광 사업에 대한 수출 비중이 커지면서 품귀현상과 가격상승이 일어나는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비닐아세테이트 함량이 30% 내외인 태양전지용 EVA는 3~15%인 농업용에 비해 부가가치가 20% 이상 높다


업계 관계자는“농업용 하우스 비닐은 석유에서 추출되고,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는 등 제조원가가 상승하고 있다”면서“업계는 농협중앙회 계통출하 계약에서는 지난해 가격과 같게 동결을 했고, 향후 추이를 살펴본 후에 다시 논의를 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은 현장에서 농자재를 판매하고, 사용하는 자재상과 농업인들에게 체감이 되고 있다.


평택시의 한 농자재 업체 대표는“현장에서 농업용 하우스 비닐 가격은 아직까지 오른 상태는 아니지만, 향후에 수입에 차질이 생기거나,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농업용 하우스 비닐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서“또 농업용 파이프는 철강 가공비와 원재료 운송비 등도 증가하면서 25mm의 경우 1미터당 1천500원 가량이 올라 농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시의 한 농업인은“비닐 하우스를 쓰는 농가에서 비닐은 가격이 올라도 안 쓸 수 없는 농자재이기 때문에 농업인들은 농자재값 상승에 민감하다”면서“정부와 농협은 농가의 영농에 지장이 없도록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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