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가득’엄마 손맛 오롯이 담아냈어요"

건강과 안전, 생활의 풍요를 뜻하는 웰빙(Well-bing)과 슬로우 푸드(slow food)가 식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이다. 흔히들 전통장은‘슬로우 푸드’또는‘느림의 미학’이라고 일컫는다.


전라남도 장성군 황룡면에 자리 잡은‘엄마손 된장(대표 송성숙)’은 웰빙족 소비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된장, 고추장 등을 선보이고 있다. 남들처럼 으리으리한 규모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정성이 듬뿍 담긴 장을 선보이며 차분하게 소비자들과 신뢰를 쌓아 가고 있다.

 

지역서 생산한 햇콩, 5년 이상 간수 뺀 소금 사용
전통방식 고수…소비자 입맛 사로잡고‘승승장구’

 

 

전통방식, 수작업 고수


사실 송성숙 대표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주부였다. 그러다 남편이 지난 2010년 귀농을 결심하고 장성군으로 터전을 옮기면서 평범한 삶은 전환기를 맞았다.
구입한 농지에 콩을 심었는데 수확한 콩을 ‘어떻게 할까?’고민하던 찰나, 옛날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장을 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덜컥 장을 담그기 시작했다. 이렇게 송 대표는 장과 연을 맺게 됐다.


‘엄마손 된장’의 장맛에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재료를 써서 전통방식으로 정성을 담아 만드는 것이 전부다. 콩·소금·옹기·물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해서는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없다.


‘엄마손 된장’의 장류는 대량생산으로 찍어내는 ‘공장제품’이 아니다. 전통방식으로 햇콩을 삶고 다져서 메주를 빚고 그 메주를 띄워서 장을 담그고 응고의 세월을 보내기 때문에 장맛이 기가 막힌 것이다.


엄마손 된장에서 만들어지는 메주와 장은 옛 전통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일체의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롯이 수작업을 고수하고 있다. 장을 담는 옹기도 50년 이상된 옛 옹기만 구입했다.

 

“장맛이 일품”단골 줄이어


우선 인근 농업인들이 재배해 수매한 메주콩을 참나무로 불을 지핀 가마솥에 6시간 이상 삶는다. 삶아진 콩을 찧고 다져 틀에 넣어 형태가 만들어진 메주는 발효실로 옮겨져 25도에서 38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해 약 한 달간 발효과정을 거친다. 이후 10일 이상 밖에서 환기·건조 과정을 거쳐 완성된 메주는 판매와 함께 음력 정월 맛있는 장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된다.


장은 음력 정월에 담근다 하여 정월장이라고 불린다. 만들어진 메주와 5년 이상된 간수 빠진 소금과 물을 사용해 염도를 맞춘 후 40~45일 정도 숙성을 시킨 뒤 간장, 된장을 분류하는 장 가르기가 진행되고 항아리 속에서 3년을 숙성시킨 후 간장과 된장으로 판매된다. 


기껏 만든 장이 판매될 수 있을까 걱정도 앞섰지만 기우에 불과했다.‘엄마손 된장’의 장류를 한번 맛본 고객은 단골고객이 되기 일쑤다. 현재도 판매물량의 80% 이상은 단골고객이 책임지고 있다.

 

 “규모화보단 품질유지에 집중”


장맛 하나는 일품이라는 칭찬이 줄을 잇고 있지만 송 대표는 요즘 고민이 크다. 주문량이 계속 늘어난 데다 모든 과정이 수작업이었던 터라 최근 들어 힘이 부쩍 달린다. 주위에서는 본격적으로 산업화를 꾀해 보라는 권유가 많지만 더이상 규모를 늘릴 계획은 없다. 그동안 ‘엄마손 된장’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송 대표는“사실 사업규모를 넓혀 보자는 제안을 많이 받고 있지만 남들처럼 결과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오랜 응고의 세월을 거쳐 제맛을 내는 장처럼 느림의 미학을 고집할 계획”이라며“힘 닿는데 까지 내 가족이 먹는 된장을 만든다는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