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여성농업인 박희남 한국여성농업인충청북도연합회장

박희남 한국여성농업인충청북도연합회장은 단 한 번도 농촌을 떠나 본 적이 없다. 
농업·농촌에 남다른 애정으로, 한평생 농촌에 살며 농업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다.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농부의 아내가 되고, 그녀 역시 농업인의 길을 택했다.
또한 그녀는 농촌 계몽운동에도 앞장섰으며, 여성농업인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솔선수범했다. 
특히 한여농음성군연합회 초대 사무국장, 음성군연합회장, 충청북도연합회 정책부장 등 다양한 활동을 거쳐 지난해 12월 한여농충청북도연합회장에 선출되며 2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여성농업인의 위상을 높이고, 탄탄한 한여농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박희남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30여년간 인삼농사 지으며 농업·농촌 지켜
젊은 회원 영입으로 한여농 조직 활성화해야

 

 

인삼 직거래로 소비자들과 소통

박희남 회장은 어렸을 적부터 농부인 아버지를 따라 농사일을 곧잘 해냈다. 딸이 자신과 같은 고생하는 게 싫었던 그녀의 부모님은 박 회장에게 농촌을 떠나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떠나지 않았다. 농업·농촌을 지키는 것이 사명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위 또래들이 하나둘 도시로 떠났지만 박 회장은 농촌을 지켰다.


이후 본격적으로 농업에 종사하기 시작한 것은 농부인 남편 김인수 씨를 만나면서부터다. 박 회장은 결혼 후 남편과 함께 30여년동안 충북 음성군 원남면에서 ‘꿈꾸는 인삼농원’을 운영하며 인삼농사를 짓고 있다.


저농약 농법으로 6년근을 재배하고 있는 박 회장은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통해 인삼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은 인삼을 직거래로 판매하는 농가가 많아졌지만 박 회장이 직거래를 처음 시작한 15년 전에는 거의 드물었다. 계약재배를 통해 밭떼기로 인삼을 유통시키는 것이 편하지만, 그녀는 조금 더 수고스럽더라도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택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인삼을 수확하고 2~3달 동안은 하루 온종일 택배에만 매달려야 했을 정도다.


“인삼을 선별해 원하는 규격과 양에 맞게 인삼을 담아 택배를 보내는 것이 정말 힘들었어요. 각자 원하는 인삼 크키와 양이 다르니 주문에 맞게 상품을 준비하다보면 하루 꼬박 일해서 70~80개의 택배를 준비할 수 있었죠. 그래도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고, 또 유통비용을 아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인삼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 지금도 직거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인삼을 수확하고 인삼꽃을 딸 때에 소비자들을 농원으로 초대, 서로 얼굴을 보며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만날 수가 없어 그 시절이 더욱 그립다고.

 

농촌 삶 이야기 글에 담아

인삼농사도 똑소리 나게 해내는 그녀에게는 숨겨진 재주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글쓰기다.
어렸을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박 회장은 결혼하기 전에는 신문과 잡지 등에 글을 투고에 그녀의 글이 여러번 실리기도 했었다. 박 회장의 글을 읽고 전국의 농촌총각들이 편지를 보내와 수백통의 편지가 쌓일 정도로 그녀의 글은 인기가 좋았다.


그러나 그렇게 좋아하던 글쓰기는 결혼을 하며 쓸 수가 없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농사일을 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기 때문이다. 


그렇게 10여년이 흐른 뒤, 남편의 적극적인 권유와 지지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할 수 있었다. 현재 음성문인협회와 농어촌여성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 회장은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하는 ‘제3회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에 출품해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성농업인의 목소리 하나로 모아야”

박희남 회장은 힘든 농사일 중에도 여성농업인의 권익향상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그녀는 한여농음성군 초대 사무국장, 음성군연합회장, 충청북도연합회 정책부회장 등의 활동을 거쳤으며, 올해부터 한여농 충청북도연합회장으로 선출돼 충북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여성농업인 권익을 높이기 위한 정책발굴에 앞장설 계획이다.


“여성농업인들이 건강하게 영농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여성친화농기계 보급과 여성농업인 특화 건강검진이 빠르게 추진됐으면 합니다. 또 한여농을 비롯해 충북의 농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농민수당을 도입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농민수당이 잘 자리 잡고 농업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농민단체들과 힘을 모으겠습니다.”


박 회장은 또한 여성농업인 정책이 실행되기 위해선 여성농업인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한여농 조직을 탄탄하고 만들고, 젊은 회원을 영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젊은 회원들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한여농 조직이 많이 약화되고 있어요. 앞으로 젊은 청년여성농업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젊은 여성농업인들의 회원 가입을 늘리고, 한여농이 보다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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