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준 교수(서울대학교병원 내과)

내분비 기관의 암 중 가장 흔한 것이 갑상선암이다. 2002년 한국중앙암등록 자료에 의하면 4,817명이 새로 갑상선암으로 진단 받았으며 갑상선암은 전체 암의 4.9%로 6위를 차지했다. 갑상선암은 여자가 남자보다 3~5배 많이 생기는데, 2002년 갑상선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여자가 4,144명으로 여성의 암 중에서 갑상선암은 5번째로 많은 암이다.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박도준 교수는 “갑상선암은 증상에 애매하기 때문에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갑상선은?
갑상선은 목 앞에 위치하는 내분비 기관으로 갑상선호르몬이라고 불리는 호르몬을 만들어 분비한다. 흔히 ‘갑상선을 병명으로 아는 경우가 있는데 갑상선은 심장, 폐, 뇌와 같이 우리 몸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기관의 이름이다. 갑상선에서 분비하는 갑상선호르몬은 태아와 신생아의 성장과 발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어른이 된 후에는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은 목의 앞부분에 어른의 엄지 손가락만한 크기로 좌우에 하나씩 있고, 좌우 갑상선은 엷은 띠로 연결되어 있어 일견 나비 모양을 하고 있다.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생산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 혹은 갑상선 종양이라고 한다. 갑상선 결절은 양성결절과 악성결절(암)로 나누고 있으며 대부분은 양성결절이다. 양성결절은 말 그대로 경과가 양호한 혹을 말하며, 비록 서서히 커지는 경향이 있어 미용상 보기가 안 좋을 뿐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악성결절은 암이기 때문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생명에 지장을 초래한다.

갑상선 질환의 특징과 증상
갑상선에 발생하는 질환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중요한 질환으로는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염, 갑상선 결절, 갑상선 암 등이 있다. 갑상선 질환의 특징은 여자에게 더 자주 발생한다. 병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남자보다 4-5배 더 많이 발생한다. 또 다른 특징은 증상이 애매한 경우가 많아 전문가를 만나지 않는 경우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흔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말 그대로 갑상선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되는 병이다. 온몸의 에너지 대사가 증가하여, 더위를 타고 땀이 많이 나며, 밥맛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빠진다. 대개 갑상선도 커져 목 앞쪽이 붓게 된다. 일부 환자는 눈 주위가 붓고, 심한 경우 눈이 앞쪽으로 튀어나오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 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기능항진증과는 정반대의 병이다. 환자는 쉽게 추위를 느끼고, 기운이 없고 말과 행동도 느려진다. 얼굴과 손발이 잘 붓고 피부도 거칠어진다.

갑상선염은 갑상선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원인에 따라 목 앞쪽이 부으며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부터 전혀 통증이 없는 경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염증이 있더라도 갑상선 기능은 정상인 경우가 많지만 경우에 따라는 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여자의 경우 출산 후에 갑상선염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갑상선에는 흔히 혹이 발견되는데, 이러한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부른다. 갑상선 결절은 대개 증상도 없고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결절의 약 5%는 갑상선 암이기 때문에 그냥 방치할 경우 문제가 된다. 따라서 혹이 발견되는 경우 의사를 만나 적절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갑상선 암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다른 암과는 달리 예후가 아주 좋기 때문에 전문가에게서 적절히 치료를 받으면 완치를 바라볼 수 있다. 혹시 재발이 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0-20년 이상의 수명 연장이 가능하다.

갑상선암
갑상선 결절은 매우 흔해서 성인의 약 5-7%에서 나타난다. 이중 대부분은 양성결절이고 갑상선암은 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구 10만명 당 약 4명에서 새로운 갑상선암 환자가 발생한다. 갑상선암은 중년 여성에서 흔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빈도가 증가한다.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혹(결절)으로 나타나는데, 그 크기는 다양해서 눈에 잘 안 보이는 아주 작은 것부터 주먹만큼 큰 것까지 있다. 갑상선은 침이나 음식물을 삼킬 때 아래위로 움직이므로 목 앞의 혹이 있는 경우 잘 관찰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간혹 암이 매우 커서 주위 조직을 압박하는 경우에 목에 이물감, 음식을 삼킬 때 걸리는 듯한 느낌, 목의 압박감이나 호흡곤란 등을 느낄 수 있다.

갑상선에 혹 (결절)이 있는 경우 양성인지 혹은 악성인지의 구별은 매우 중요하다. 겉으로 나타나는 소견만으로 암인지 여부를 정확히 감별하기는 어렵지만 암의 가능성이 높은 경우이다. 여자 보다는 남자에서 생긴 갑상선 결절은 암의 가능성이 높다.

또 나이가 어리거나 많을수록 암의 가능성이 높다. 20세 이전, 특히 사춘기 이전에 발생한 경우에 암의 빈도가 높다. 또한 60세 이후에 발견된 결절의 경우에도 암의 가능성이 높다. 결절이 매우 크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진 경우 암의 가능성이 높다. 목소리가 쉬거나 음식을 삼키기가 어렵다 던지, 숨쉬기가 곤란하고 숨 쉴 때 쇠 소리가 나는 등 결절에 의한 압박 증상이 있으면 암의 가능성이 높다. 결절이 딱딱하게 만져지거나 주위 조직에 유착되어 있어 침을 삼킬 때 움직이지 않으면 일단 암을 의심해야 한다. 갑상선 결절이 있는 쪽의 림프절이 같이 만져지면 암의 가능성이 높다.

갑상선암의 진단
갑상선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에 악성과 양성의 감별, 즉 암을 진단하는 데는 세포검사가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세포검사는 근육주사나 채혈할 때 사용하는 일반 주사기로 갑상선 혹 (결절)에서 약간의 세포를 뽑아서 검사하는 방법이다. 가는 주사침을 사용하므로 마취도 필요 없고, 아프지도 않으며 부작용이 거의 없다. 가격도 싸고 정확도가 95% 이상이다.
세포검사 이외에도 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 스캔, 갑상선의 초음파 검사 등도 보조적인 도움이 된다.

갑상선암의 치료
갑상선암은 예후가 양호하므로 암의 진행 정도와 무관하게 수술로서 갑상선을 제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즉, 암이 전신의 각 장기에 퍼져 있는 경우에도 갑상선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갑상선암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매우 좋으며, 특히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옥소) 치료에 반응이 좋아, 일차적으로 갑상선을 제거한 후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를 투여하면 전이된 암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암제 치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갑상선암의 예후
우리나라에서 보는 갑상선암의 95% 이상은 잘 분화된 암으로 그 예후가 매우 양호하다. 수술로서 갑상선암을 제거하고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 등 적절한 치료를 하면 거의 모든 환자가 평생 살 수 있다. 지금까지의 성적을 종합해 보면 10년 내지 20년 생존률이 90% 이상이다. 이러한 사실은 갑상선암은 치료만 잘 받으면 암으로 사망하지 않는다는 결론, 즉 완치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갑상선암이 폐나 뼈 등 전신의 각 장기로 퍼진 경우에는 암이 목에만 국한된 경우 보다 예후가 불량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종류의 암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다. 즉, 5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다. 따라서 암이 전신으로 퍼진 말기 환자인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

요오드의 지나친 섭취 주의
갑상선에는 특별히 좋은 음식도 나쁜 음식도 없다. 요오드의 섭취가 부족하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외국에서 문제가 많이 되는 것으로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해산물, 해조류를 즐겨 먹고, 또 소금을 천일염으로 먹기 때문에 외국인에 비해 10배가 넘는 요오드를 섭취한다. 이렇게 많은 양의 요오드를 섭취하더라도 우리 몸은 체내의 요오드의 양을 적절히 조절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평소 습관대로 음식을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요오드가 지나치게 많이 포함한 건강식품이나 약을 먹게 되면 오히려 갑상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전 인구의 5~8%에게 손으로 만져지는 혹이 있으며, 초음파 검사를 하면 적게는 전 인구의 18%에서 많게는 전 인구의 67%에서 갑상선 혹이 발견된다.
이같은 혹의 약 5% 정도가 갑상선암이다.

노화 또는 다른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의 부검 결과, 10~30%에서 갑상선암이 발견됐다는 보고들도 있다.
전체 갑상선암의 1% 정도인 ‘미분화암’을 제외한 99%의 갑상선 암은 암 자체가 매우 천천히 자라며, 치료도 매우 쉽다. 또 암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거나 재발한 경우에도 치료하면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약은 소용없다
갑상선질환의 대부분은 자가진단이 가능하고 말기 갑상선암도 수술 뒤 방사선으로 치료가 가능한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면 목이 심하게 붓거나 혹이 생기고 호르몬검사 초음파검사 등으로 쉽게 발견된다. 또 유전적 경향이 강해 가족력을 보면 예측이 가능하다.

갑상선질환자가 특별히 가려야 할 음식은 없다. 요오드가 많이 든 해조류가 갑상선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입증된 바 없다. 항진증 환자중 30~40%에게 나타나는 안구돌출증은 흡연이 원인이다. 스트레스는 갑상선질환의 원인은 아니지만 기질을 가진 사람을 발병시키는 경향이 있다. 고부갈등 남편외도 자녀의 입시실패 등을 겪은 직후 갑상선질환에 걸린다는 보고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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