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감퇴, 이유 없는 체중 증가 등 증상 보여

건강보험공단, 진료인원 여성이 남성의 5배

갑상선에서 생성되는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이러한 갑상선호르몬의 기능적 문제가 생겨서 갑상선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에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거나 결핍된 상태를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진료인원은 2016년 47만2천명에서 2020년 56만2천명으로 9만1천명 증가했다.


2020년 기준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살펴보면, 전체 진료인원(56만2천명) 중 50대가 23.4%(13만2천명)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1.6%(12만1천명), 40대가 18.5%(10만4천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구분하면, 남성은 9만2천명, 여성은 47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의 경우 60대 23.2%, 50대 20.8%, 70대 16.6%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의 경우는 5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23.9%로 가장 높았고, 60대 및 40대 이상이 각각 21.2%, 19.4%를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박경혜 교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발생 원인 및 주요 증상 등 주의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만성 갑상선염이 가장 흔한 원인
우리나라에서는 하시모토 갑상선염(만성 갑상선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로 갑상선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반복되면서 조직이 파괴돼 기능저하로 이어진다.


그 외에도 요오드 결핍 또는 과잉, 갑상선호르몬 생산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약물들(심장부정맥 치료제인 아미오다론, 정신질환 치료에 쓰이는 리치움, 일부 항암제 등), 두경부암으로 경부방사선조사를 받은 경우, 과거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방사성요오드치료를 받은 경우, 암 또는 결절로 갑상선 제거 수술을 받은 경우 등도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원인이 된다.

 

주요 증상으로 추위 많이 타고, 체중 증가, 기억력 감퇴 등
갑상선호르몬이 적으면(갑상선기능저하증), 난로 불구멍을 닫으면 연탄이 천천히 타는 것처럼 우리 몸의 대사가 감소되고 열 발생이 줄어들어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으며 얼굴과 손발이 붓고 잘 먹지 않는데도 체중이 증가한다. 자율신경이 둔해져 맥박이 느려지고 위장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생긴다.


정신활동이 느려지고 기억력이 감퇴해 치매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다. 대사 저하의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다른 질병의 증상과 구별이 쉽지 않으며, 호르몬 결핍이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 환자들이 증상을 알아채지 못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치료법은?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혈액에서 갑상선호르몬과 갑상상선자극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진단할 수 있다. 앞의 두 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혈액에서 갑상선에 대한 자가항체를 측정해 볼 수 있는데, 자가항체가 양성인 경우 하시모토 갑상선염으로 진단한다.
갑상선초음파로 갑상선조직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경우 초음파에서 보이는 갑상선조직이 불균일하게 보인다.


원인이 무엇이든 갑상선호르몬제제를 복용해 부족분을 채워줌으로써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이 약제는 보충약제이지 병을 치료해주는 것이 아니므로 의사의 지시없이 중단해서는 안된다. 


갑상선호르몬제는 갑상선기능저하에 대한 ‘안경’같은 치료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시력이 나쁠 때 안경을 쓰면 잘 보이지만 안경이 시력저하를 치료해준 것이 아니니 안경을 벗으면 원래대로 잘 안보이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천일염, 해조류 복용 줄여야
우리나라는 요오드과잉지역이기 때문에 요오드를 추가로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갑상선에 과부하를 주어 기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요오드는 천일염에 많이 들어있고 해조류, 특히 다시마에 풍부하다.
갑상선기능에 이상이 있다고 들었다면 천일염과 해조류 복용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양제 및 건강보조식품에도 과량의 요오드가 포함된 경우가 있으므로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을 선별없이 복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데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다. 에너지대사를 통해 열을 발생시켜서 사람과 같은 정온동물의 체온유지에 필수적이고, 또한 뇌를 비롯한 신경계의 발달과 신체성장에도 꼭 필요하다.


호르몬이 부족한 상태로 오래 방치되면 에너지대사가 느려지면서 체내에 여러 가지 물질이 쌓이게 되고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추위를 많이 타고 변비가 생기게 된다.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막인 심낭에 물이 차는 심낭삼출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임기 여성에서는 생리불순 및 난임, 불임이 생길 수도 있다. 드물게 혼수를 동반하는 심각한 수준의 기능저하증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는 사망률이 상당히 높다.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갑상선기능항진증 차이점은?
두 질환 모두 갑상선기능이 정상을 벗어난 상태이다. 갑상선의 기능은 우리몸에 필요한 만큼의 갑상선호르몬을 생성하는 것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이 호르몬이 필요량보다 부족한 상태이고,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이 호르몬이 필요량 보다 과다해 생기는 질환이다. 두 가지 질환 모두 자가면역질환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