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콩으로 세계인 입맛 사로 잡을 것

  
 
  
 
동물의 왕국에서의 왕이 사자라면 콩들의 왕국에서 왕은 작두콩이다. 그 크기는 물론 효능에서도 작두콩을 따라올 콩이 없을 정도다. 물론 맛도 일품이다.

작두콩은 열매가 작두처럼 생겨 작두콩이라 불린다. 충북 진천군 초평면에 자리잡고 있는 (주)콩세상은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해외까지 이 작두콩을 이용한 식품들로 구수한 입맛을 전달하고 있다.
(주)콩세상 앞마당에 들어서자 천여 개의 된장, 고추장 항아리 1000여개가 도열을 하고 있다.



작두콩이 무슨 콩?
충북 진천군 덕문리는 생거진천 쌀, 이월면 장미, 관상어가 대표적인 농특산물이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는 이들 작목들과 더불어 작두콩이 인기다. (주)콩세상과 김근실(52) 대표는 이 작두콩을 이용해 벤처농업을 일구었으며, 부자 농업인이 되기 위한 길로 가고 있다.

작두콩은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콩이다. 콩에 대해서 좀 안다는 사람들은 그냥 큰 콩으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두콩은 잎자루가 잎 부분보다 짧으며, 작은 잎은 끝이 뾰족한 달걀 모양으로 길이 10~18㎝, 너비 6~14㎝ 정도다. 꼬투리는 길이 15~25㎝, 너비 3~5㎝로 뒷등이 편평해 8~16개의 씨(콩)가 들어 있다. 열매는 2.5~3.5㎝이며 홍색 또는 흰색이다. 이렇게 말하면 감이 오는 것 같지만 그 만큼 생소한 콩이다.

김근실 대표가 이곳에서 작두콩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이다. 충청북도가 중국 헤이룽장성과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그 바람에 선물로 받은 작두콩 20kg을 종자로 지원받고부터다.

“진천이 고향으로 도시에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귀농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쌀농사만 짓다가 우연이 작두콩 종자를 얻어 심었는데 어느 새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1998년부터 뜻이 맞는 농업인 5명과 함께 작두콩을 심기 시작했다. “농사에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라 수확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허나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작두콩을 판매할 곳이 없었던 것이다.

“작두콩은 다른 콩과는 달리 비타민C와 한방 약효 성분이 많아서 잘 될 것으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작두콩이란 게 뭔지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작두콩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판매가 불가능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단지 크다는 이유로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그들 역시 작두콩을 소량으로 구입해 갈뿐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크기만 보고 ‘유전자 변형 콩’으로 오해해 해명 하는 것만도 지칠 정도였다. 그 만큼 소비자들의 벽은 높고 시선도 따가웠다. 작목반 구성후 첫 농사에서 실패를 맛본 김근실 대표와 작목반원들은 어떻게 하면 작두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 소비를 시킬 수 있을까만 고민하던 가운데 작두콩을 식품으로 가공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작두콩을 생산한 그대로 판매하지 않고 가공해서 상품으로 만든 다음 부가가치를 노리자는 계획이었다.

끊임없는 작두콩 연구만이 살길
“무작정 지역 충북대학교의 지역농업협력교수단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상황을 다 설명을 했습니다. 다행히 충북대에서 도움을 줘 한국식품개발원까지 작두콩 가공식품 개발을 의뢰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충북과학대학, 한양대 등과도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들 대학의 교수들의 도움으로 가공식품 개발과 포장 디자인까지 완벽에 가깝게 해낼 수 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주)콩세상은 연구 1년만에 작두콩을 이용한 콩콩이차,냄새 안나는 콩순이 청국장을 출시하고 특허 출원을 했다.

“그때 콩콩이차와 콩순이 청국장은 요즘 말로 대박이었습니다. 없어서 못 팔 정도였습니다.”
특히 콩순이 청국장은 청국장의 기능을 알면서도 냄새 때문에 먹지 못한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상품이었고, 무엇보다 어린 아이들을 위해 사가는 소비자가 많았다고 한다.

“그때 작두콩을 우리나라 국민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의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게 하고 싶다는 또 다른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후 (주)콩세상은 2006년 5월 벤처기업으로 선정돼 중소기업청과 농림부로부터 세금과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며, 향토자원개발시범 사업체로도 선정되면서 쌀과 작두콩을 이용,향토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2007년에는 국도비와 군비 등 6억1천만원을 지원받아 더 많은 연구 개발에 매달릴 수 있었다.

청국장 냄새가 거의 안나?
현재 (주)콩세상이 주력상품으로 출시하고 있는 작두콩 청국장은 청국장 특유의 암모니아 냄새가 80% 가까이 줄어있다. 발효가 돼도 냄새가 나지 않는 작두콩의 발효 미생물을 일반 콩에 투입한 뒤 72시간 숙성시킨 결과다.

(주)콩세상은 작목반에서 재배한 품질 좋은 작두콩을 물에 불려 무쇠솥에서 삶은 뒤 발효실에서 미생물효소를 투입해 특수하게 발효시킨다. 이 과정에서 유통과정에서 검게 변할 수 있는 갈변 현상을 막을 수 있었다.

“청국장이 기성세대에겐 대표적 전통음식인데도 불구하고 단 하나 냄새 때문에 젊은이나 외국인들로부터 외면 받았습니다. 그 점을 해결하고 나니 우리 전통식품도 세계시장에서 해 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식품개발연구원의 성분시험 결과에서도 (주)콩세상 청국장은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고 칼슘, 식이섬유, 단백질 등의 성분이 일반 청국장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주)콩세상은 이에 맞춰 미국 FDA(식품의약청)가 요구하는 식품 성분시험을 끝내고 현재는 미국, 캐나다 등으로 수출을 하고 있다.

이제는 세계로 눈 돌릴 때
(주)콩세상은 국내 장류시장에서의 혈투를 종료하고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몇 년전에 국내 장류시장은 포화상태가 됐습니다. 우리 끼리 싸우면 뭐합니까. 세계로 나가서 우리 전통음식을 알리고 그곳에서 경쟁을 해야 합니다.”

김근실 대표는 농특산품 해외시장 개척단에 참여해 독일, 미국, 캐나다 등을 돌아보니 우리의 전통식품인 된장을 세계인에게도 충분히 통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이미 콩이 세계시장에 저칼로리, 저지방 식품으로 비만과 당뇨에 탁월한 식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교민들을 대상으로 수출을 하고 있지만 차후에는 외국인들에게 우리 된장을 먹일겁니다. 물론 그들의 입맛에 맞춘 된장을 말입니다. 우주인 식품으로도 된장, 고추장이 선정됐는데 어렵겠습니까”
현재 해외 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장류가 현지인들의의 기호와 취향에 맞는 장류로 바꿔 다양한 식품 개발이 이뤄진다면 된장을 비롯한 장류의 세계화는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최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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