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양 많아 보이는 착시그릇에 섭취시 포만감도 높아져


  밥그릇 형태 등 시각적인 효과가 음식 섭취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그릇의 밑바닥을 올려 일반 그릇보다 음식을 적게 담은 뒤 식탁에 올리면 덜 먹고 포만감도 금방 느꼈다.


지난 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동덕여대 식품영양학과 장은재 교수팀이 건강한 성인 여성 36명을 대상으로 밥그릇의 형태에 따른 음식 섭취량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장 교수팀은 일반 밥그릇에 400g의 밥을 담았을 때와 시각적으로 같은 정도가 되도록 그릇의 밑바닥을 높여 특수 제작한 밥그릇(착시 밥그릇)에 김치볶음밥 300g을 담아 점심때 연구참여자에게 제공했다. 이어 일반 밥그릇에 김치볶음밥을 각각 400g·300g씩 담아 식탁에 올린 뒤 음식 섭취량·포만감 등을 비교했다.


착시 밥그릇에 300g의 김치볶음밥이 담겼을 때, 일반 밥그릇에 400g이 담겼을 때보다 음식 섭취량이 적었다.


장 교수팀은 논문에서“이는 1회 섭취 분량 기준(밥그릇)의 증가로 인해 음식 섭취량이 늘어난 것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식전·식후·식후 1시간·식후 2시간의 포만도 비교에선 300g짜리 착시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은 사람과 400g짜리 일반 그릇에 담근 음식을 섭취한 사람 간, 포만도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이는 일반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은 사람의 음식 섭취량이 뚜렷하게 많았지만, 시각적 신호 때문에 유사한 양으로 인지돼 실제 섭취량과 관계없이 엇비슷한 정도의 포만감을 나타낸 것으로 장 교수팀은 풀이했다.


장 교수팀은 그릇의 형태만 달리해(일반 그릇·착시 그릇) 같은 양의 김치볶음밥을 섭취한 사람이 어떤 반응의 차이를 보이는지도 살폈다.


착시 그릇과 일반 그릇에 김치볶음밥을 똑같이 300g씩 담아 제공했더니 시각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음식 섭취량은 비슷했다. 결국, 유사한 양의 음식을 섭취했지만, 섭취 직후 포만감은 일반 밥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은 사람이 착시 밥그릇에 담긴 음식을 섭취한 사람보다 적었다.


장 교수팀은 논문에서 “일반 밥그릇의 담긴 양(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을 보고, 자신이 착시 밥그릇보다 더 적은 양을 섭취했다고 인지(착각)해 포만감이 낮아진 것”으로 설명했다.


착시 밥그릇을 통해 인지 섭취량을 높이면 포만감이 커져 다음 식사 때 과식을 줄일 수 있어 체중감량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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