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으로 들어가는 혈관에 이상이 생겨 코미디언 김형곤씨가 심근경색으로 돌연사 한 기억이 사라지기도 전인 지난 2일 혼성 댄스그룹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임성훈·38)이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가수 방실씨는 뇌경색으로 힘든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일단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시간과의 싸움으로 조금만 지체해도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가능한 큰 병원으로 급히 이송해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려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을 했다면 슬픈 현실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김기봉 교수를 찾아 관상동맥질환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협심증-‘심장에 혈액공급 부족으로 발병’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는 빨리 걷거나 계단 혹은 언덕을 오를 때 앞가슴이 조이거나 뻐근하다가도 잠시 멈추어서 쉬면 증상이 씻은 듯이 없어진다고 얘기하는 40-50대의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협심증의 전형적인 증상으로서 심장자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내경이 좁아져서 심장의 근육 즉 심근으로 가는 혈액공급이 부족해 일어난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일시적인 증상만을 가져오나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근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완전히 차단되고 이로 인해 심근이 파괴되어 심근경색이 발생하게 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게 되면 치명적인 부정맥으로 발병 후 한 시간이내에 50%의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전에 사망하게 된다.

이런 심근경색증으로 미국에서는 연간 50만명 정도가 사망해 전체 사망원인 제 1위를 차지하고 있어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질병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0여 년간 사회 및 경제적인 발전에 따라 동물성 지방섭취의 증가, 사회적 여건이 점차 복잡해지는데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의 증가, 흡연인구의 증가 등으로 최근 협심증 및 심근경색증이 점차 증가하며 중요한 성인병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노폐물 혈관벽에 끼어 혈액순환 막아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은 죽상경화증(일명: 동맥경화증)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지방성분을 포함한 노폐물이 혈관벽에 끼어서 마치 수도관 벽에 녹이 슬어 수도관이 좁아지는 것과 같은 형상을 하게 돼 원활한 혈액순환이 불가능해진 상태이다.

美 사망원인 1위, 매년 50만명 사망
동맥경화증은 누구나 나이를 먹게 되는데 따라 다소는 발생하지만 혈압이 높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피 속에 콜레스테롤이 상승되어 있으면 더욱 촉진된다. 따라서 고혈압, 흡연,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의 세 가지를 동맥경화증의 3대 위험인자라고 부른다. 3대 위험인자 이외에도 비만, 당뇨병, 운동부족,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동맥경화증의 발생과 진행이 촉진된다.

이러한 동맥경화증에 의해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기질적 협착이외에도 관상동맥의 경련에 의해 일시적으로 관상동맥이 좁아질 수 있으며 관상동맥경련은 기질적 협착이 있는 부위는 물론 정상혈관 부위에서도 생길 수 있다.

안정협심증, 불안정협심증, 이형협심증
협심증은 증상의 정도 및 나타나는 양상에 따라 안정협심증, 불안정협심증, 이형(異形)협심증의 세 가지로 나눈다. 안정협심증은 휴식할 때보다는 일정한 정도 이상의 활동을 할 때만 나타나는 협심증을 말한다. 불안정협심증은 활동을 할 때만 나타나던 협심증이 휴식을 취할때도 나타나는 경우, 협심증의 빈도가 증가되고 지속시간이 길어지며 가벼운 활동이나 가만히 앉거나 누워있을 때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혹은 최근 1개월 이내에 발생한 협심증을 말하며 심근경색증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많다. 이형협심증은 활동할 때보다는 휴식할 때 특히 밤중이나 이른 새벽에 증상이 나타나며 관상동맥경련에 의해 발생한다.

관상동맥질환 ‘심한 흉통’
관상동맥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좌우 2개의 동맥으로, 동맥경화증 및 여러 원인으로 인해 관상동맥이 좁아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상동맥질환의 증상은 가슴부위의 압박감, 조이는 느낌, 터지는 느낌이나 찌르는 느낌 등 흉통으로, 어깨나 팔, 앞가슴, 목으로 통증이 퍼진다. 대개 2~3분간 통증이 지속되고 주로 운동이나 식사, 흡연, 흥분시에 심해진다.

관상동맥 검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병하기 전에 미리 발견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관상동맥은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동맥으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허혈성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장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상동맥 검사로는 ‘CT 관상동맥 조영술’과 ‘Calcium scoring CT(칼슘 정량화 검사)가 있다고 설명한다.
칼슘정량화 검사는 증상이 없이 관상동맥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발견과 예방이 가능한 검사이다.

Calcium scoring CT(칼슘정량화 검사: 사진 1, 2, 3, 4 참조)에서 (초록/노랑/빨강/파랑)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은 관상동맥의 칼슘이다. 이를 수치로 표시해 그 수치가 높으면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위험도가 높다고 판정한다.

CT 관상동맥 조영술은 입원하지 않고 최첨단 컴퓨터단층촬영기(CT)를 이용해 간단하게 정맥주사만으로 관상동맥의 협착이나 동맥경화 유무 등을 판정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검사이다. 짧은 시간동안 얻은 다양한 영상정보를 컴퓨터에서 3차원으로 재구성하게 된다.

관상동맥우회수술
김 교수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수술을,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고 심장박동 상태에서 동맥도관 만을 사용해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고 심장박동상태에서 시행하는 관상동맥우회 수술법은 인공심폐기의 사용에 따른 뇌졸중, 감염, 심장기능 저하, 신장기능 저하, 출혈 등의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 환자의 회복을 빠르게 해서 입원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관상동맥우회술이란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떼어낸 동맥이나 정맥을 심장 관상동맥 혈관 부위에 잇는 시술로, 가늘어진 관상동맥에 연결하므로 고도의 기술 및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상동맥우회수술에 흔히 사용되어 왔던 정맥도관은 수술 후 5년이 지나면 40-50% 에서 좁아지거나 막히는 등 장기 개존율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어서 최근에는 동맥도관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동맥도관을 사용하여 시행하는 관상동맥우회수술은 수술 중 뇌졸중의 발생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 이외에도, 10년이 지나도 90% 이상의 동맥도관이 좁아지거나 막히지 않고 개존율을 유지하므로, 수술을 하지 않고 스텐트를 삽입하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의 재발율이 훨씬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맥도관 만을 사용할 경우 동맥도관에 의한 혈류 공급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김기봉 교수는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고 심장박동 상태에서 동맥도관 만을 사용하여 관상동맥우회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 후 3개월째, 그리고 1년째 심근스펙트 라는 핵의학 검사를 시행한 결과, 수술 전에 감소하였던 심근혈류량이 수술 후 3개월째에는 현저하게 증가하였을 뿐 아니라, 이 심근혈류량의 증가는 계속적으로 개선되어 수술 후 1년째에는 관상동맥질환이 없는 정상인 수준의 심근 혈류량을 회복함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흉부외과 분야의 유명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Thoracic & Cardiovascular Surgery 2007년도 1월호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동맥도관 만을 이용한 관상동맥우회수술의 우월성과 장기적 장점을 밝힘으로써, 향후 이러한 수술법이 국, 내외적으로 더욱 활성화되리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인공위성 통해 관상동맥우회수술 시연
지난 1월 31일~2월 2일 일본의 고베 포르토피아호텔에서 개최된 관상동맥중재술 국제학술회의인 ‘Complex Catheter Therapeutics 2008’ 에서 서울대학교병원 수술실에서 시행된관상동맥우회수술이 인공위성을 통한 실시간 화상회의(live tele-conference)로 시연됐다.

2월2일 서울대학교병원 수술실에서 시행된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는 관상동맥우회수술”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인공위성을 통하여 실시간 일본 고베의 학술회의장으로 연결하여 중계되면서 학술회의장의 참석자들과 집도팀 사이에 관상동맥우회수술에 관한 폭넓은 토론을 가졌다.

김기봉 교수팀은 이날 관상동맥우회수술 분야의 첨단 수술법인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고 심장박동상태에서 동맥도관 만을 사용하여 시행하는 관상동맥우회수술”을 시연하였으며, 수술 중 일본 학회장으로부터 많은 질문과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다.

국내 병원에서 시행된 심장수술이 외국의 국제학술회의에 인공위성으로 실시간 중계되면서 시연됨으로서 국내 심장수술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됐다.

김기봉 교수는 1998년 다혈관 관상동맥질환에서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는 관상동맥우회수술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 성공한 이래 현재까지 1400 여례에 이르는 수술을 집도해 오면서 수술사망률을 1% 대로 낮추었고, 이 분야에 관한 30여 편의 학술논문을 국제 유명학술지 등에 게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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