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장애인·치매노인·어린이 등 농업체험 ‘활발’
사회 배려층 치유서비스 제공…농업으로 시민의 삶 치유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탑동에 위치한 탑동시민농장은 시민들에게 힐링을 제공하는 명소다. 누구나 언제든 방문해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어 인기다. 매년 높은 경쟁률을 뚫고 16㎡ 남짓의 텃밭을 분양받은 세대(1,500구좌)별로 작물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며 농업을 체험하는 도심 속 농업활동이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시민들을 위한 텃밭으로 구획된 4개 구역 중 1구역은 어린이부터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시민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으로 운영된다. 수원시가 시민의 몸과 마음의 건강 회복을 지원하는 ‘치유농업’이 가꿔지는 현장이다.

 

 

노인성 질환으로 거동이 어려운 장기요양 대상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등 관계자들이 탑동시민농장 텃밭에서 감자캐기 활동을 하고 있다.
노인성 질환으로 거동이 어려운 장기요양 대상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등 관계자들이 탑동시민농장 텃밭에서 감자캐기 활동을 하고 있다.
유아 치유생태텃밭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탑동시민농장 텃밭에서 토마토를 관찰하고 있다.
유아 치유생태텃밭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탑동시민농장 텃밭에서 토마토를 관찰하고 있다.

 

유아부터 노인까지 수원시민농장에서 ‘힐링’

탑동시민농장 1구역 중 주차장과 거리가 가까워 이동하기 쉬운 곳은‘치유농업’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장 이동하기 쉬운 위치는 돌봄이 필요한 장기요양 대상 어르신들이 이용 중이다. 치매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농업 활동을 통해 심신을 회복하고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이다.


어르신들은 올봄부터 월 2회 텃밭을 찾아 상추, 양배추, 고구마, 감자, 대파, 허브 등을 심고 가꿨다. 식물이나 주변 환경을 활용해 푯말 만들기, 화분 만들기, 그림 활동 등 인지 개선에 도움이 되는 치유프로그램도 병행했다.


무더위가 한창인 7월 첫째 주에도 텃밭은 어르신들과 지원 인력으로 북적였다. 이날은 봄에 심어뒀던 감자를 캐는 것이 주요 활동이었다. 이후 탑동시민농장 내 교육장으로 이동해 공유주방에서 감자전을 부치는 간단한 요리활동을 하는 미각체험까지 진행했다.


10여명의 어르신들이 시민농장까지 오는 길은 험난하다. 또 직접 농작물을 재배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어렵다. 참여자 대부분이 치매 등 경도인지장애가 있거나 혼자 거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여 어르신들은“더워도 텃밭에 나오는 날만 기다려. 탁 트인 공간에 오면 기분도 좋아지고”라며 텃밭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생활에 활력을 느끼고 있다고 전한다.


수원시 장기요양지원센터 관계자는“참여자들이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고 여러사람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가지는 탑동시민농장에서의 활동은 어르신들의 치유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어르신들이 만든 텃밭 옆에는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으로 농작물 체험을 하는 텃밭이 있다. 수원시농업기술센터와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의 협업으로 운영되는 유아 치유생태텃밭 프로그램‘지구를 지켜라 꼬마농부’의 장소로 활용되는 공간이다. 텃밭 활동으로 농업과 자연의 소중함을 알고 올바른 식생활을 안내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은 ‘재크와 콩나무 어린이집’ 원아 30여명이 텃밭을 찾았다. 어린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직접 토마토 꽃을 확인하고, 밭고랑을 조심스레 지나 커다란 돋보기를 들고 토마토를 관찰하며 꽃은 무슨 색인지, 토마토 잎과 줄기는 어떤 모양과 특징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느라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7세 어린이는 “토마토 잎에 털이 난 걸 처음 봐서 신기했다”며“어린이집보다 텃밭에 나오는 게 훨씬 좋다”고 말했다.

 

‘치유농업’ 으로 몸과 마음 건강하게!

수원시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시민들에게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제공해 농업을 통한 치유활동을 제공한다. 도시농업을 넘어서 치유농업으로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먼저 ‘어울림 치유텃밭’은 탑동시민농장에서 지체·발달 장애인을 대상으로 신체와 정신적 발달에 도움이 되는 원예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흙을 밟으며 농기구를 다루고, 오감놀이와 창의 활동 등을 하며 스트레스 해소와 힐링을 돕는다.


‘치유농업 활용 복지화 지원사업’은 치매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치매어르신들에게 옥상정원 등을 활용한 신체활동과 원예활동으로 치매노인들에게 치유농업으로 힐링의 기회를 제공한다.


‘유관기관 연계 치유프로그램’은 치매 등 노인성질환으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대상 프로그램처럼 다양한 사회적 배려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가정폭력 등 각종 폭력 피해자와 위기 가족이 특화된 농업 활동에 참여하면서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돕는 프로그램, 성인장애인과 가족 대상의 건강을 회복하고 사회성을 향상하는 자연치유농업, 학교생활 부적응 등 학교밖 청소년들이 자연환경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관계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치유농업 등 총 5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동체 텃밭에서 전문가와 함께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원예활동 전문가활동 도시농업 시범사업’3개소 ▲교과와 연계한 텃밭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치유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는‘학교텃밭 프로그램’15개소 ▲생활 속 원예 활동으로 도시민의 농업체험활동을 활성화하는‘아파트 힐링텃밭교육’10개소 ▲장안구민회관, 수원컨벤션센터, 서호생태텃밭 등 도심 속 텃밭 공간을 활용해 시민이 가꾸는 ‘도심형 공동텃밭 가드닝’4개 과정 등이 치유농업을 확산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각종 질환과 우울증·스트레스 등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겪는 시민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활동으로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치유농장 육성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