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농경연, 국회, 농식품부 등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여성농업인의 농업·농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증하고 있다고 한다. 여성농업인이 직면한 어려움을 모아 분석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뒀다.


농업 관련 사업, 여성농업인 역할 증대

농업 관련사업의 전체 노동에서 본인이 담당하는 노동이 80% 이상이라고 응답한 여성농업인은 38%이고, 32%가 50%정도라고 응답했다. 따라서 농업 관련 사업에서도 여성농업인의 노동 비중은 매우 높다.

농업관련사업 경영(생산, 운영, 인력관리, 회계, 판매 등)에서 남편과의 업무 분담에 대해, 남편과 생산과 경영을 함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2%로 가장 높았고, 남편이 경영을 주도하고 본인은 생산을 담당한다고 응답한 여성농업인은 12%이었다. 즉 농업 관련 사업에 있어서도 절반 이상의 중장년 여성농업인은 공동 경영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농외소득 활동은 여성농업인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여성농업인의 자아실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농업 관련사업 경영 또는 참여의 좋은 점에 대해서는 △농가소득에 보탬이 된다(31%), △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인 관계를 넓히고, 자아 개발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15%), △내 명의의 수입이 있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다(13%), △내 자신의 사업을 하면서 자아 성취감을 느낀다(13%)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 역할 증대, 지역리더로 부상

농촌사회의 고령화와 농촌 여성 결혼 이민자 증가 양성평등 의식의 확산과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등 농촌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 지역의 활력 증진을 위한 각종 사업에는 여성농업인의 실질적 참여가 중요하며, 도농 교류, 마을 개발 등의 소비자 교류와 지역개발사업에 여성의 참여가 더욱 요구된다.

일본과 유럽의 농촌관광에서 볼 수 있듯이, 농촌관광이나 지역개발에 여성농업인이 적극 참여하는 것은 선진국의 추세이다.

마을 내 노인 돌봄 도우미로서의 역할, 보육교사로서의 역할, 학교급식에서의 역할, 농촌 여성 결혼 이민자에 대한 방문교육 도우미와 후견인으로서의 역할, 신규 여성농업인의 상담자로서의 역할 등 농촌사회구조 변화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여성농업인의 역할과 중요성은 증대되고 있다.

양성 평등 의식 확산과 정부의 여성 참여 유도 정책으로 여성의 지역사회활동 참여는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2차 여성농업인정책 기본계획(2006∼2010)’에 농촌 마을의 여성이장 30% 이상 확대 계획을 명시한 바 있다.

‘농촌마을종합개발’의 사업 시행 지침 개정안에는 마을개발협의회에 참여하는 주민 대표는 남녀 공동대표제를 도입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 조성’의 사업시행 지침에도 마을협정 체결 시 여성 참여율이 15%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와 지역사회의 수요 증대로 젊은 여성농업인을 중심으로 부녀회와 지역봉사 활동 등의 지역사회 활동이 활발하다. 여성농업인의 지역사회 활동 유형 중 마을 행사 참여 및 봉사 활동이 52%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마을 노인 돌봄(간병, 경로잔치 등), 지역개발 사업 참여, 도농교류 사업 참여 등으로 나타났다.

여성농업인의 지역사회 활동의 장점으로 △부녀회와의 긴밀한 협조 등 마을여성들의 참여를 잘 유도할 수 있음(26.4%), △여성의 부드러움으로 지역주민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함(24.5%), △집안일을 하듯이 마을 구석구석의 잔일을 찾아서 하는 섬세함이 있음(17.5%), △농산물 가공 및 직거래 등에서 능력을 발휘하여 각종 마을 활성화 사업에 기여(12.9%), △학연 지연의 굴레에서 남성보다 자유로워 소신껏 일처리를 할 수 있음(9.6%), △지역의 노인 및 여성, 아이들의 문제를 보다 잘 해결함(9.0%) 등으로 나타났다.

젊은 여성농업인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마을 이장에도 여성들의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전라남도의 경우 지난해 말 전체 이장 6,579명 중 6.6%인 435명이 여성으로 나타났다.

여성이장 증가 원인은 △농촌사회에 양성 평등 분위기 확산, △제2차 여성농업인 육성계획의 여성 이장 확대 목표에 따른 도와 지자체의 여성 이장 마을 재정지원정책(예: 주민숙원사업비 우선 배정 등 인센티브 정책), △농촌의 고령화로 복지 관련 업무 증가, △도농 교류사업, 농외소득 활동 등 마을 부녀회와 협력 업무 증가 때문이다.

여성농업인에 제약 요인 많다

농업 · 농촌 여건 변화에 따라 여성농업인의 역할은 변화하고 있다. 향후 여성농업인의 새로운 역할은 더욱 요구되고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여성농업인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역할을 잘 수행하기에는 많은 제약 요인이 존재하고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여성농업인이 직면한 제약 요인은 크게 노동 여건 문제, 본인의 능력문제, 사회 및 법제도적 문제 등이 있다.
설문 조사 대상 중장년 여성농업인의 60% 이상이 여성농업인으로서 어느 정도 또는 매우 많이 활동 제약 및 어려움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노동 비중이 많을수록, 공동 경영주의 역할을 수행할수록, 농가소득 기여율이 높다고 평가할수록 여성농업인은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용작물, 일반 밭작물, 화훼, 채소 농가 등의 여성농업인 순으로 더 많은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이 활발한 40, 50대 중장년 여성농업인에게는 남녀 차별과 같은 의식적인 문제보다는 일과 가사의 양립을 유지하는 문제와 각 활동 영역에서의 전문능력 부족 문제가 가장 큰 활동상 제약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여성농업인이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능력개발을 촉진하는 대책이 우선 필요하다.
여성농업인 노동이 과거에 비해 양적으로는 성장했으나, 가사노동 부담과 전문 능력 부족으로 각 활동 영역에서 주체적 인력으로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노동 부담 덜어야 한다

자녀 양육 등을 포함한 가사노동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여성농업인의 모든 활동에서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로 인한 저출산 문제 등을 완화하기 위해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정책들이 최근에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녀의 출산과 양육에 관련된 출산휴가, 자녀 양육 및 교육 등의 휴직 및 보육 서비스 지원 등이다. 그러나 일하는 여성농업인을 위한 임신, 출산, 양육, 교육 등의 지원 대책은 도시 근로 여성 정책에 비해 아직 미흡하다.

과중한 농업노동 해소책은

대부분의 여성농업인은 노동집약적이고 기계화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밭농사와 과수 및 원예 등을 주로 담당하고 있어 과중한 농업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2005년 농업인 생활시간 조사에 의하면 영농형태별 농가의 남녀 농업노동시간을 비교하면, 농번기 기준 미맥농가는 남편 10시간 5분, 부인 10시간 57분, 시설원예는 남편 11시간 36분, 부인 12시간 2분, 과수농가는 남편 10시간 53분, 부인 11시간 4분, 축산농가는 남편 10시간 15분, 부인 10시간 55분으로 나타났다.

여성농업인의 신체조건과 작업여건을 고려한 농기계 개발 및 보급 확산은 과중한 농업노동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으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농업인을 위한 농기계가 개발되어도 가격이 비싸 이용률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여성농업인을 위한 농기계 구입의 경우, 다른 농기계 구입에 우선순위가 밀려 구입 비율이 매우 낮고 농기계개발도 진척되지 않고 있다.

농촌 고용노동 시장의 비활성화로 인력 고용에 어려움이 있어, 여성농업인은 과중한 노동에 노출되어 있다. 사업을 확장하거나 다른 농업 관련 사업을 하고 싶어도 노동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성으로서 고용 인력을 관리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영농 및 농기계 기술 습득케 해야

농업인의 입장에서는 영농 및 농기계 기술 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영농 및 농기계 기술 부족은 여성농업인의 육체적 농업노동 부담을 증대시키고, 농업생산성은 낮게 나타나는 결과로 이어진다.
농사일과 더불어 수행하는 가사노동 등으로 영농기술 교육 참여가 어렵다. 대부분 영농기술 교육이 남성 대상 위주로 운영되어 여성의 영농교육은 배제되어 있다.

경영능력 배양돼야

농산물 가공 및 유통, 관광농원 등의 농업 관련사업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이 겪는 가장 큰 애로 사항은 신규 투자자금 확보, 마케팅능력 부족, 식품 위생 및 인증제도 등에 대한 법적 지식 부족, 판매처 확보의 어려움 등 전문 경영 능력 부족으로 조사되었다.

농업 관련 사업을 경영 또는 참여하는 여성농업인은 체계적인 창업교육을 받지 못하고 가사와 농사일만 하다가 창업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회 경험과 경영 마인드가 부족한 편이다. 특히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농업인이 생산하는 농산물 가공품은 일부 영농조합법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규모 생산 방식이므로 백화점, 할인점 등의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할 물량 확보가 어렵고, 수수료, 재고 처리 등의 재정적 부담 때문에 대규모 유통업체에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사업체 중심의 품질인증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친환경농산물 전문유통업체에 납품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상품 및 포장 디자인 등이 세련되지 못하고 브랜드가 없어 소비자의 인지도가 낮아 대부분 단골 위주의 입소문에 의존한 소량 주문 판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리더십 육성 지원 필요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여성농업인의 제약 요인은 마을 개발 사업 등의 전문지식과 정보 수집 및 활용 능력 부족과 리더십 부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어려움은 특히 마을 리더로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이 느끼고 있는 제약 요인이었다. 따라서 회의, 토론 능력 함양 등의 리더십 교육, 여성 마을 리더 육성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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