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 농경문화 예술제
농기계보다 여성모델 앞세워 홍보

 

농기계가 주는 남성성을 살린다며 농기계 전시행사에 레이싱모델을 초청한 지자체가 뭇매를 맞고 있다.


제천시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의림지와 의림지뜰 일원에서 제1회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를 열었다. 이 행사는 2000여년 넘게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의림지의 역사성과 우수성, 경관적·생태적 가치를 알리고자 마련됐지만, 행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잡음이 들끓었다.


논란이 된 것은 이 행사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농기계 모터쇼’다. 농기계 모터쇼를 홍보하는 포스터에는‘농기계가 주는 남성성을 살린 제천의 농기계 모터쇼’라는 문구와 함께 레이싱모델 10명을 섭외, 출연한다고 홍보했다. 특히 출현 레이싱모델들의 사진도 함께 실었는데, 다소 노출이 있는 사진들을 게재해 논란의 불씨를 더욱 당겼다.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은 시가 주관하는 농기계 행사에 레이싱 모델을 동원해야하냐며 반발했다. 행사장에도 ‘여자도 농기계 쓴다~ 여성과 함께하는 농민문화 만들자’ 라는 현수막도 걸렸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의림지의 역사성과 생태적 가치를 알리는 게 목적이라는 행사 포스터에 레이싱모델이 웬 말” 이라며 “공공성을 우선시해야 할 지자체가 여성을 성적으로 도구화하는, 사회문화적 조건에 무감각함을 넘어 오히려 앞장서서 그걸 활용하고 있다” 고 일갈했다.


제천시는 논란이 일자 제천시는 레이싱모델을 부르지 않겠다고 계획을 철회했다. 또한 현수막이나 홍보물도 수정해 재게시했다. 그러나 결국 행사 당일에 의림지를 배경으로 한 레이싱모델 촬영행사를 진행해 지역 축제에 성을 상품화했다는 비난을 잠재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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